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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박 때문에 올해 농사 망쳤다"…과수 농가 시름

강원 양구군 해안면 과수 농가 축구장 면적 327배 피해

(양구=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지난 9일 저녁 북한 쪽에서 갑자기 비구름이 남하하기 시작했다.

중동부 전선 가칠봉 방면에서 몰려온 비구름은 회오리바람으로 돌변해 30∼40분에 걸쳐 얼음 알갱이들을 마구 쏟아부었다.

문조차 열 수 없을 정도의 강한 바람 때문에 농막에 갇혀 있던 우 모(50) 씨가 우박이 그친 뒤 찾아간 사과밭은 예상했던 것보다 처참했다.

나무에 달린 사과 가운데 우박을 맞지 않은 사과를 찾아볼 수 없었다.

올해 두 차례나 우박 피해를 본 그는 요즘 매일 무더위와 싸우며 우박에 맞은 사과를 솎아내고 있다.

 우박 맞아 따낸 사과.
우박 맞아 따낸 사과.

우박을 맞은 부위는 성장하지 못하고 나중에 갈라지기 때문에 추석에 팔 수 있는 과일로서 상품 가치가 없다.

우 씨는 "하늘에서 쏟아 붓듯이 우박이 떨어져 애써 가꾼 사과밭이 순식간에 흉측하게 변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남편과 함께 귀농해 6년째 사과 농사를 짓고 있다.

최근 불청객 우박이 찾아오면서 강원 양구군 해안면 과수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양구군이 주민들로부터 피해를 접수한 결과 142 농가가 232㏊ 규모의 피해를 본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축구장 면적의 327배에 이른다.

해안면에 쏟아진 우박[주민 제공]
해안면에 쏟아진 우박[주민 제공]

일부 농가는 지난 5월에 이어 이달까지 세 차례에 걸쳐 우박 피해를 봤다.

신현근 양구사과법인 해안반장은 "최근 20년 동안 이런 우박 피해는 처음"이라며 "우박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려고 해도 농가로서는 엄청난 비용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양구 해안면은 큰 일교차 때문에 당도 높은 사과를 재배할 수 있어 사과의 주산지였던 경북 등지의 농민까지 북상해 사과 농사를 짓고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꿀 사과'로 알려진 해안면의 올해 우박 피해가 큰 것은 통상 매년 6월 15∼20일에 집중되던 우박과는 달리 올해는 일찍 찾아와 손쓸 틈이 없이 없었던 데다 재해보험도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1만㎡ 규모의 사과 농사를 하는 안 모(57) 씨도 이번 우박으로 사과가 터지거나 파여나가는 피해를 봤다.

우박 피해를 본 해안면 사과.
우박 피해를 본 해안면 사과.

또 포도밭 2만3천㎡도 우박 피해를 봤지만 100여만원에 이르는 농가 부담 등을 고려해 농작물 재해보험에 드는 것을 포기했다.

우 씨는 사과를 다 따버리면 나무가 웃자라기 때문에 상품 가치가 없는데도 계속 약을 치는 등 평상시처럼 관리해야 하기에 속은 더 타들어 간다.

팔 수 없는 사과에 한 번 칠 때마다 20만원씩 들어가는 약을 1년에 여러 번 쳐야 하는 부담은 만만치 않다.

그는 "엄청나게 많은 우박이 떨어지면서 올해 사과 농사는 끝났다"며 "자연재해를 당해도 만족하게 피해를 보상해주는 것도 아닌 데다 가을까지 피해를 본 사과에 손도 못 대게 하므로 재해보험에 들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해안면에서 재해보험에 가입한 농가는 49 농가로 파악됐다.

하지만 재해보험에 가입한 농가도 수확기까지 기다려야 최종 피해 규모가 확정돼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NH손해보험 강원총국 관계자는 "현재 1차 조사는 했지만, 수확할 수 없어 과일을 따버리거나 상처 때문에 시판할 수 없는 것을 제외해야 하므로 보상 규모는 수확기가 지나야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dmz@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6/21 08: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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