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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에게 묻다] '스트레스 공화국'…"국민 54만명이 불면증"

3개월 이상이면 '만성 불면증'…암·당뇨병 등 재발위험 높여
원인 해결해야 개선…"약물치료는 수면패턴 되찾을 때까지만"

(서울=연합뉴스) 이 은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 직장인 김모(46.서울 서초구)씨가 병원을 찾았다. 한 달 전부터 밤잠을 설치는 게 주 증상이었다. 잠이 올 것 같아 누웠는데도 좀처럼 잠들 수 없고, 뒤척이다 새벽이 돼 겨우 잠들어도 아침 6시면 눈이 떠졌다고 했다. 이렇게 잠을 못 자기 시작하면서 일상생활에도 문제가 생겼다. 낮에 졸음이 쏟아지고 집중력도 떨어진 것이다. 여러 검사를 종합적으로 한 결과, 김씨는 과도한 스트레스가 원인인 불면증 상태였다. 환자에게 수면제를 한 달 치 처방했다. 그랬던 김씨가 얼마 후 다시 병원을 찾았다. 집주인이 전세금을 1억원 넘게 올려 달라고 하는 바람에 집 문제로 스트레스가 커지면서 또 잠을 못 이룬다는 것이었다. 이사를 할까 고민하다가도 중학생인 아들의 학교 때문에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고 했다. 결국 김씨는 이사할 새집 계약을 마치고 나서야 수면제 없이 잠을 잘 수 있게 됐다.

좋은 수면은 잠자리에 누운 지 20분 이내에 잠이 들고, 아침에 일어날 때 힘들지 않아야 한다. 잠이 들 때까지 30분 이상 걸리는 경우, 잠이 들어도 자다 깨다를 반복하는 경우, 새벽에 잠을 깨 더는 잠들 수 없는 경우, 일주일에 세 번 이상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경우에는 김씨와 같은 불면증을 의심해야 한다.

불면증
불면증[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최근 불면증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지속해서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질병 통계 데이터를 보면 불면증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은 2012년 40만4천657명에서 2013년 42만5천77명, 2014년 46만2천99명으로 증가했다. 급기야 2015년에는 50만명을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54만2천939명을 기록했다. 4년 새 환자 수가 34.2%나 늘었다.

불면증은 남성보다 여성이 많다. 지난해 불면증으로 진료를 받은 여성은 33만2천839명인데 반해 남성은 21만100명이었다. 연령별로는 여성의 경우 50대(7만7천629명)가 가장 많았다. 이어 60대(6만4천855명), 70대(5만5천175명), 40대(3만8천634명), 30대(3만8천634명) 순이었다.

남성은 70대가 4만4천859명으로 가장 많았고 60대(4만4천320명), 50대(4만1천410명), 40대(2만9천861명), 80세 이상(2만573명), 30대(2만437명) 순으로 나타났다.

수면 문제는 우울증이나 조울증, 불안증 등의 정신과적 질환이나 위궤양, 천식, 협심증 등의 신체적 문제가 있을 때 흔히 함께 나타난다. 하지불안증후군이나 무호흡증 같은 수면 관련 질환 때문에 불면증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불면증은 이런 동반 질환이 없이, 또는 동반되는 질환과 무관한 수면 문제가 있을 때 진단할 수 있다. 이처럼 신체적, 정신과적 원인 없이 잠을 자지 못하는 불면증을 '일차적 불면증'이라고 한다. 김씨의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일차적 불면증은 성인의 1년 유병률이 30∼45% 정도로 흔하다.

불면증이 생긴 사람은 잠잘 시간이 되면 잠에 대한 지나친 걱정으로 긴장과 각성이 높아진다. 수면의 실패와 긴장, 불안으로 각성 상태가 유지돼 불면증이 만성화될 수 있다. 보통 불면증이 3개월 미만이면 단기 불면증, 3개월 이상이면 만성 불면증으로 진단한다.

불면증이 지속하면 정신, 신체가 모두 질환에 취약해진다. 암이나, 당뇨병, 우울증 등 기존에 앓고 있던 질환의 재발 위험을 높이거나 경과가 안 좋아지는 쪽으로 영향을 준다. 또 장기간 잠을 못 자게 된다는 걱정으로 불면증이 만성화되는 이차적인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불면증은 먼저 전문의와 면담을 통해 원인이 되는 다른 질환이나 문제가 없는지 평가해야 한다. 수면 무호흡증이나 하지불안증후군, 주기성 사지 운동장애 등 다른 수면 장애를 불면증과 혼동하는 경우가 많아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이를 감별하는 게 필요하다.

원인이 있는 수면 장애의 경우 원인을 치료하는 게 우선이다. 불면증 역시 급성으로 생긴 경우에는 불면증을 일으킨 스트레스가 제거되면 저절로 나아진다. 김씨의 사례 역시 집 문제를 해결하면서 저절로 나아진 경우다.

그러나 만성 불면증은 조금 다르다. 한 가지 원인만 제거한다고 해서 좋아지기 어렵다. 복잡한 원인이 얽혀있거나 잠에 대한 걱정이 커져 있는 만큼 잠을 잘 수 있는 환경과 올바른 수면 습관을 만드는 수면 위생요법, 약물치료, 불면증 인지행동치료 등의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약물치료는 일반적으로 수면 패턴이 정상적으로 돌아올 때까지 한정해서 시행한다.

알아둘 것은 낮잠이나 잠자리에 오래 누워있기, 일찍부터 잠을 청하며 누워있는 방법은 오히려 불면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잠에 대한 걱정을 줄이고 졸리기 전에는 눕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평소 수면 스케줄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도 불면증 해결에 도움이 된다.

불면증 자가진단 표. 문항별 점수(0-없다, 1-약간정도, 2-중간정도, 3-심하다, 4-매우 심하다)로 체크한 뒤 종합점수로 평가한다. 0~7점:유의할만한 불면증이 없다, 8~14점:약간의 불면증경향이 있다,15~21점:중증도의 불면증이 있다, 22~28점:심한 불면증이 있다. [세브란스병원 제공=연합뉴스]

◇ 불면증 의심 상황

① 잠이 들기 어렵고, 잠이 들어도 계속 잠을 자는 것이 어렵다. 또 너무 일찍 잠에서 깬다.

② 피곤, 무력감, 집중력과 기억력 저하, 짜증 등의 감정문제가 있다. 낮 동안 졸리고 과다행동이나 충동성, 공격성 등의 행동이 나타난다. 의욕저하, 잦은 실수나 사고, 잠에 대한 걱정이나 불만족 등 잠이 부족해 여러 문제가 나타난다.

③ 충분히 잘 기회와 환경이 주어진 상태에서도 ①, ②의 문제가 발생한다.

④ 잠을 충분히 못 자는 문제가 주 3회 이상 발생한다.

⑤ 수면무호흡증 등 다른 문제를 찾을 수 없다.

이 은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세브란스병원 제공=연합뉴스]

◇ 이은 교수는 1997년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연세의료원 의과학연구처 연구지원부처장을 맡고 있으며, 대한수면의학회 국제협력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bi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7/12 07: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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