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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고지순한 사랑 노래한 뮤지컬 '시라노'…뒷맛은 다소 밍밍

뮤지컬 '시라노' 리뷰

뮤지컬 '시라노'에서 아름다운 시를 쓰는 언어의 마술사이면서도 코 콤플렉스로 인해 정장 본인의 사랑에는 소극적인 시라노를 연기하는 홍광호 [프로스랩 제공]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지난 7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한 뮤지컬 '시라노'는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끝까지 희생하고 헌신하는 한 남자의 클래식한 사랑 이야기를 펼쳐낸다.

프랑스 작가 에드몽 로스탕의 희곡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1897)이 원작이다. 뮤지컬 '시라노'는 그간 오페라, 연극, 영화 등으로 수없이 변주돼온 원작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이야기와 해석으로 관객들에게 '낭만'을 선사한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당대 최고 검객이자 시인인 시라노는 밝고 통통 튀는 성격의 록산을 어린 시절부터 짝사랑해왔다.

1대 100으로 싸워도 승리를 거두는 탁월한 검술, 읊는 대로 시가 되는 문장력, 불의에 위풍당당하게 맞서는 기개 등을 지닌 그에게 딱 한 가지 없는 것이 외모다.

먼발치에서도 눈에 확 띄는 거대하고 못생긴 코 때문에 시라노는 록산 앞에 나서지 못하고 남몰래 사랑을 키워간다.

시라노와 한 부대에서 복무하는 '꽃미남' 크리스티앙과 록산이 서로 호감을 느끼게 되자 시라노는 말주변이 없는 크리스티앙을 대신해 아름다운 연애편지를 써주면서 사랑의 조력자로 남는 길을 택한다.

시라노는 크리스티앙과 함께 배치된 최전방 전쟁터에서도 목숨을 걸고 매일 록산에게 편지를 띄운다.

시라노가 사랑하는 여인 록산 [프로스랩 제공]

극은 원작을 무리 없이 따라가면서 그 안에 담긴 낭만적인 정서를 충분히 활용한다.

시라노가 대필해 쓴 연애편지에는 "내 단어들을 떨어지는 꿀이라고 생각해 주시오. 그리고 내 편지를 당신의 입술로 마셔주시오", "그대가 내 마음을 빼앗아 갈수록 내 마음은 더욱 차오르고 있소"와 같은 시적인 대사들이 넘쳐난다.

다만 이 작품은 '지고지순한 사랑 이야기'가 줄 수 있는 '평범한 감동' 이상을 전하는 데까지는 미치지 못한다.

희곡을 충실히 따랐다고는 하지만, 이야기와 음악적 흐름이 다소 산만하고 뭉뚝한 것이 극 몰입을 방해한다.

록산이 포탄이 떨어지는 적진을 '아름다운 외모'로 해맑게 뚫고 등장한다거나, 작품 말미에 그간의 편지가 시라노가 썼던 것임을 깨닫고 "당신(시라노)을 사랑해요"라며 갑자기 고백하는 장면 등이 극의 주된 정서인 낭만성을 반감시킨다.

국내 대형 뮤지컬 음악을 도맡아 작곡해온 프랭크 와일드혼의 넘버(노래)들은 이번에도 역시 매끄럽고 대중적인 선율을 뽐내지만, 공연장을 나와서도 귓가에 남는 '킬링 넘버'는 부족한 편이다.

추한 외모를 지닌 남자의 사랑, 전쟁터에서의 패기 넘치는 군인들의 모습, 괴짜스럽지만 정의로움을 추구하는 기개 등에서는 각각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레미제라블', '맨 오브 라만차'의 장면 장면이 겹쳐 보이기도 한다.

그만저만한 사랑 이야기로 흐를 수 있는 극에 힘을 불어넣는 것은 배우들의 빛나는 호연이다.

지난 11일 무대에서 시라노 역을 연기한 홍광호의 연기와 노래는 명불허전 그 자체였다. '미친 가창력'이라는 별명이 전혀 유난스럽지 않다.

시라노 역은 홍광호와 함께 이번 작품 제작으로 프로듀서에 처음 도전한 류정한, 김동완이 번갈아 맡는다.

공연은 10월 8일까지 이어진다.

sj9974@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7/12 14:4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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