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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의 대미 핵 공격 현실성 있다"에 미국인 55% 동의

공화·민주 초당 협력 보다 3배 많고 러시아의 미국 선거해킹 현실성보다도 높아
"北ICBM 개발 소식에 워싱턴은 불안 파장…정작 알래스카 주민은 어깨만 으쓱"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미·소 냉전이 한창이던 1950년대와 60년대 미국이 소련의 핵 공격에 대비해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주기적으로 실시하던 핵 대피 훈련은 이미 중단된 지 오래고 핵 대피 민방위 시설들도 폐허로 방치돼 있다.

알래스카에서 공수훈련중인 미군. 2016.11.22 [UPI=연합뉴스 자료사진]
알래스카에서 공수훈련중인 미군. 2016.11.22 [UPI=연합뉴스 자료사진]

소련의 후신 러시아가 냉전 시대보다 훨씬 정확도가 높고 재고가 많아진 핵전력을 보유했고, 미국과 세계 쟁패를 꿈꾸는 중국이 미국 본토를 겨냥해 배치한 핵전력도 만만치 않은데도, 그렇다.

이런 점에 비춰, 이제 알래스카에 도달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대륙간탄도탄(ICBM) 급 미사일 능력을 입증한 북한의 핵전력에 대해 미국에서 나오는 반응들은 '불비례적'으로 보일 수 있다.

알래스카 출신의 댄 설리번(공화) 상원의원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가 있던 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충격적인 뉴스"라며 "우리로선 어느 때보다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빌 워커 주지사도 "알래스카 미군 전력 증강"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 하원에선 1980년대 우주기반 미사일 요격체제인 '스타워즈'의 부활 연구를 위한 예산을 2018 국방수권법안에 포함하기도 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미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앞으로 수년 내 실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에 관해 물어본 항목에서 '미국 영토에서 대규모 테러 공격'이 68%로 가장 현실성이 높은 것으로 꼽혔지만, `북한의 대미 핵 공격' 역시 절반이 넘는 55%로 3위에 올랐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미국민의 이익을 위해 협력'(21%)하게 되는 일이 북한의 대미 핵 공격보다 현실성이 적다는 미국민의 인식은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러시아의 미국 대선 해킹 개입 의혹이 현재 미국 최대의 정치 쟁점인 상황임에도 북한의 대미 핵 공격을 '러시아가 해킹을 통해 미국 선거를 망치는'(53%) 일보다 더 현실적인 것으로 간주하는 조사 결과는 다소 의외다.

러시아, 중국과는 상호확증파괴(MAD)를 기반으로 한 핵억지가 작동하는 데 반해, 미국을 향해 호전적이고 도전적인 언행을 하는 북한의 경우 핵억지가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이다. 이에는 무엇보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형성된 "미친" "비이성적" "변덕스러운" 등의 이미지가 크게 작용한다.

북한 정권은 "자살 충동적"이지 않으며, 미치지도 않았고 정권 생존을 최우선 목표로 세운 데 따른 합리적 계산 속에 움직인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는 별로 주목받지 못한다.

북한이 미국을 향해 핵무기를 발사하거나 발사하려는 게 명백해지는 순간 미국의 반격에 북한 정권이 살아남지 못할 것인 만큼, 북한이 먼저 핵 공격을 가하지는 않는 것이 합리적이지만, "미친" 북한 지도부는 화나면 쏠 것이라는 공포감이다.

그러나 "워싱턴에선 북한이 알래스카를 칠 수 있는 ICBM 개발에 성공했을 수 있다는 뉴스가 불안의 파도를 일으켰으나, 정작 알래스카 주민들은 이 지정학적 소동에 대범하게 어깨를 한번 으쓱하고 만다"고 뉴욕타임스가 18일 자에서 현지 표정을 전했다.

신문은 자신들이 인터뷰한 "주민들은 새삼 북한의 위협에 놀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면서 "앵커리지 시청 관리들도 주민들 사이에 겁에 질리거나 소동이 일 징후는 없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핵 공격보다는 "지진이나 쓰나미가 더 걱정스러운 일"이라고 헬기 조종사 출신의 존 험프리스(56)는 말했고, 군용품 가게를 공동운영하는 데이비드 채터턴과 제러미 와이즈는 "손님들로부터 북한에 대해 걱정하는 소리를 거의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둘 다 미 육군 출신인 이들은 "핵 공격엔 달리 대비할 것도 없지 않으냐"며 "전체적으로 일상 그대로"라고 덧붙였다.

알래스카는 미국 전체로 봐도 군기지 밀집도가 가장 높을 정도로 육군과 공군의 대규모 기지가 즐비한 곳이어서 주민 8명 중 1명 이상 꼴로 군에 복무한 경험이 있다. 외지 출신으로 이곳 기지에서 근무하다가 그대로 눌러앉은 경우도 많다.

러시아 땅과 불과 88km 떨어진 알래스카는 냉전 시절 수십 년간 소련에 대항하는 미국 국방의 최전선으로, 당시를 기억하는 주민들에게 "핵 공격의 제1선 목표물이 되는 것의 느낌은 이미 익숙하다"고 뉴욕타임스는 묘사했다.

"지금껏 좋은 인생을 즐겼는데, 일이 나면 나는 거지 뭐"라고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게리 멜븐(68)은 대수로울 게 있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알래스카 주민들의 '어떤 일이 닥쳐도 이겨낼 수 있다'는 정신엔 정부 정책 결정자들과 군의 위기 해결 능력에 대한 믿음도 깔려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험프리스는 군사·외교적 방책들을 통해 북한 핵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일부 주민과 방문객들 사이에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군용품 가게 주인 채터턴은 북한의 지도자들이 알래스카를 핵 공격하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실수를 할 경우 미국의 확증파괴 능력으로 북한에 우박처럼 핵폭탄을 쏟아부어 "확실하게 보복할 수 있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ydy@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7/18 16:3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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