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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스토리] "당신이 마시는 한 잔의 커피, 폭염 부추긴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은 기자 = 3년 뒤 2020년, 프랑스 거리의 흔한 풍경이 사라진다. 여름철 프랑스인들이 손에 들던 아이스커피 플라스틱 잔을 볼 수 없게 된다. 프랑스 정부가 2020년부터 자국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식기 사용을 전면 금지하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이런 결단은 지구 온난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매년 프랑스에서 버려지는 47억3천만 개의 플라스틱 컵 중 단 1%만 재활용 된다. 나머지 99%는 쓰레기가 된다는 의미다.

환경부에 따르면 일회용 플라스틱 컵 한 개를 만들고 폐기하는데 23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의 80%는 이산화탄소가 차지한다. 이 중 40% 이상은 화석연료 연소 과정에서 나온다.

일회용 컵 사용이 증가할수록 지구온난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말이다.

한국 역시 '종이 및 합성수지(플라스틱)'로 만든 일회용 컵 소비가 위험수위에 도달했다는 분석이다. 커피 산업 성장과 소비 성향의 변화 등으로 일회용 컵 사용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정부 자료 등 공식 통계를 중심으로 커피와 일회용품 소비량, 온난화 실태를 살펴봤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지난 5월 공개한 '커피류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커피시장 규모는 2016년 6조4천억원에 달한다. 2014년부터 3년간 연평균 9.3%씩 성장했다.

한국 성인 1인의 연간 커피 소비량은 377잔. 하루에 한 잔 이상 마시는 셈이다. 이중 대다수 사람은 편리성과 위생성을 이유로 일회용 컵에 커피 마시는 걸 선호한다.

직장인 안모(32)씨는 "매장에서 먹더라도 일회용 컵에 먹는 편이다. 머그컵은 깨질 위험성도 있고, 아르바이트생들이 바쁠텐데 설거지 거리를 추가하고 싶지 않다. 텀블러는 번거로워서 따로 들고 다니지 않는다"고 말했다.

환경부의 '일회용품 자발적 협약업체들의 사용 현황'을 살펴보면 2015년 일회용 컵 사용량은 6억7천만개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의 6억2천만개보다 7.7%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일회용품 자발적 협약 업체(커피전문점업체 12곳, 패스트푸드점 5개소) 기준으로 집계된 통계로 전체 일회용 컵 소비량의 일부에 불과하다.

자원순환사회연대가 추산한 한해 사용되는 일회용 컵은 230억 개. 이 중 재활용되는 경우는 3억2천만개로 1.4%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백 개 중 한 개 남짓 꼴이다.

김태희 자원순환사회연대 사무국장은 "커피산업 발전으로 일회용 컵 소비량이 급증하고 있지만, 재활용이 거의 안되고 있다"며 "일회용 컵을 만들고 폐기하는데 필요한 에너지 소비가 지구온난화를 가속하는 영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지구촌 곳곳에서 나타나는 폭염 사태의 원인은 지구온난화인 것으로 세계기상협회는 진단한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6월부터 이달 24일까지 전국의 평균 최고기온(전국 45개 주요 관측소 기준)은 29.1도.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된 1994년 이후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올해 전국의 평균 폭염일 수 역시 7.2일을 기록해 1994년 15.3일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올해 폭염일 수는 평년(4.5일)보다 이틀가량 많고, 지난해(2.4일)의 3배 수준이다. 열대야 일수도 1.1일에서 5.7일로 증가했다.

기후변화 영향을 분석하는 다국적 연구단체 WWA(World Weather Attribution)는 "최근 기록적인 폭염이 태양의 변화나 기타 자연적 요인에서 비롯됐다기보다는 인류가 화석연료를 사용하면서 만들어내는 온실가스 배출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지난달 발표했다.

환경부는 1인당 일회용 컵 사용을 1개씩만 줄여도 하루 약 350톤의 온실가스가 감축된다고 말한다.

지난해 6월 벨기에 보르도에서 열린 유로 2016 경기 후 플라스틱 컵이 버려진 거리를 걷는 벨기에 팬.

일회용 컵 사용이 지구 온난화를 부추긴다는 지적은 매년 나오지만 대책은 미흡한 실정이다. 환경부는 향후 포럼에서 일회용 컵 재활용 활성화 방안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사용 감량을 유도하고 회수·재활용 정책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전문가들은 일회용 컵을 자발적으로 줄이는 노력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지난해 "2008년 일회용 컵 보증금제도가 폐지되고, 2013년에는 테이크아웃 일회용품에 대한 규제가 사라졌다"며 "일회용 컵 소비를 줄이고 재활용 대책을 입체적으로 설계하기 위한 소비자, 사업자, 규제기관 3자 모두의 노력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하지원 에코맘코리아 대표는 "플라스틱 일회용 컵은 제품별, 회사별로 재질이 달라 재활용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어 일본처럼 업체끼리 협업해 재질을 단일화시켜야 한다"며 "개인별로는 일상생활에서 개인 컵을 쓰거나, 일회용 컵 뚜껑, 빨대 등을 덜 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포그래픽 = 정예은 인턴기자

junepe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8/04 08: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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