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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100일] 1번 국정과제 '적폐청산' 드라이브 어디까지

조국 민정수석·박상기 법무장관 필두로 검찰개혁·인적 쇄신
국정농단 재수사·국정원 정치개입 등 대대적 사정 수사 예고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조국 민정수석.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문재인 정부가 지난 100일간 내세운 최우선 화두 중 하나가 적폐청산이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보수정권 9년간 의혹으로만 남아 있던 적폐들을 청산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정부는 지난달 19일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 세월호 참사와 촛불을 거쳐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킨 시대정신을 '정의'리고 규정하고, 제1번 국정과제로 '적폐청산'을 제시했다.

대대적인 사정 드라이브가 예고된 가운데, 사정의 칼날 역할을 할 검찰 역시 과거의 권력 눈치 보기와 정치검사 양산 등의 적폐를 도려내기 위해 수술대에 올라 있다.

검찰개혁의 움직임은 문 대통령 취임 이튿날부터 가시화됐다.

진보 성향 법학자인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5월11일 사정 업무를 관장하는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임명됐다. 조 수석은 검·경 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검찰 권력의 분산·견제와 균형을 강조했고, 정권 초기 검찰개혁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겠다며 "내년 6월 지방선거 전에 다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비슷한 성향으로 꼽히는 법학자인 박상기 연세대 로스쿨 교수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이달 10일 출범한 법무부의 '법무·검찰 개혁위원회'에서는 또 한 명의 진보 법학자이자 여러 방면에서 사회참여 활동을 해온 한인섭 서울대 로스쿨 교수가 위원장을 맡았다.

위원회의 첫 논의 테이블에는 법무부의 탈(脫)검찰화, 공수처 설치, 전관예우 근절, 검찰 인사제도 공정성 확보 방안 등이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다.

새로 임명된 문무일 검찰총장도 자체적으로 검찰개혁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강도 높은 내부 개혁에 나섰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검찰 내부의 '인적 청산'도 숨 가쁘게 진행됐다.

이른바 '돈 봉투 만찬' 사건으로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이 옷을 벗었다. 이후 검찰 인사에서는 과거 부적정한 사건 처리 경력을 이유로 이른바 '우병우 라인'으로 거론되던 검찰 간부들이 줄줄이 주요 보직에서 밀려났다.

반대로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로 검찰 지휘부와 갈등을 빚고 한직인 고검 검사로 밀려나 있던 윤석열 검사는 검사장으로 승진과 동시에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전격 발탁됐다.

이어 이달 10일 단행된 중간간부 인사에서는 윤 지검장과 국정원 수사팀에서 활약했거나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손발을 맞춰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검사들이 줄줄이 서울중앙지검에 입성했다.

국내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에 '윤석열 라인'이 집결한 것은 이후 대대적인 사정 드라이브를 예감케 한다.

이처럼 문재인 정부는 조국 민정수석 임명과 비검찰 출신인 법무부 장관 기용,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발탁 등으로 대표적 개혁 대상으로 지목받은 검찰을 향한 대수술에 나서는 한편 지난 정권의 적폐청산에도 확고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미 검찰 앞에는 광범위한 사정 수사로 이어질 재료들이 쌓여 있다.

우선 거론되는 사안은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추가 수사다.

최근 청와대에서 박근혜 정부의 민정·정무·정책조정수석실 등이 생산한 문건들이 무더기로 발견돼 현재 특검팀과 검찰 등에 사본이 넘어와 있다.

감사원이 2015∼2016년 면세점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위법·부당행위가 있었다며 관세청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발 및 수사 의뢰하기도 했다.

모두 향후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재수사에 가까운 새로운 수사 줄기를 형성하는 데 영향을 줄 것으로 평가받는 자료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보수정권에서 국가정보원이 저지른 각종 정치개입과 불법사찰 등 의혹을 파헤치는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의 활동도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3일 밤 TF가 전격 공개한 '댓글 부대' 운영 내용만 봐도 30일 파기환송심 선고를 앞둔 원세훈 전 원장 재판에서 '게임 체인저' 수준의 중대 증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검찰이 전면 재수사에 나서 국정원의 정치개입 의혹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사정의 칼끝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포함해 당시 정부의 핵심 인사들을 향할 수 있어 향후 수사 방향에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분식회계 의혹 수사도 '방산비리'를 고리로 이명박·박근혜 정부 고위층까지 겨눌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개혁 테이블'에 올라 있는 검찰이 목소리를 키우기 위해 각종 수사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다만 개혁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지만 지난 정권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날을 바짝 세운 사정 정국이 상당 기간 계속될 경우 야권을 중심으로 '보복 정치'라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이는 또 검찰에 대한 '하명 수사' 논란을 불러오거나 과거와 마찬가지로 '검찰을 정권의 도구로 사용한다'는 지적을 낳을 수 있어 향후 검찰의 사정 드라이브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어디까지 뻗어 나갈지 주목된다.

sncwook@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8/14 05:0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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