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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일본 경찰 문서도 확인한 '위안부 강제연행'

(서울=연합뉴스) 박근혜 정권 시절인 지난 2015년 12월 한일 양국 정부가 채택한 '한일 위안부합의'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군의 관여 하에 다수 여성의 명예와 존엄에 깊은 상처를 입힌 문제"라는 일본 측 입장을 담았다. 합의문 발표 즈음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군의 관여'라는 문구에 대해 "위안소 설치, 위생관리를 포함한 관리, 위안부 이송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는 것"이라고 일본 의회에서 설명했다. 일본군이 위안부를 강제연행했다는 증거는 없다는 종전 주장을 재확인하는 발언도 있었다. 하지만 아베 총리의 이런 주장은 역사적 증거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꾸준히 받아 왔고, 그에 따라 위안부합의 자체의 진정성도 의심받을 수밖에 없었다.

한일문화연구소 김문길 소장은 위안부 모집의 불법성을 재확인해 주는 일본 경찰의 문서를 13일 발굴 공개했다. 1938년 2월 7일 일본 와카야마 현 경찰부장이 내무성 경찰국장에게 보낸 '시국 이용 부녀 유괴 피의사건'이라는 문서다. 문서는 파출소 순사가 거동이 수상한 남성 3명을 발견해 조사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들 남성은 "군부로부터 명령을 받아 황군 위안소에 보낼 작부를 모집하고 있다. 3천 명을 요구받았는데 지금까지 70명을 육군 군함에 실어 나가사키 항에서 헌병들 보호 아래 상해로 보냈다"고 진술한다. 일본 경찰은 이들 남성을 피의자로 지칭하면서 "아무것도 모르는 여성들에게 '돈을 많이 주고, 군을 위문하기만 하면 음식 등을 군에서 지급한다'는 식으로 유괴한 혐의가 있다"고 적었다. 일본 지방 경찰이 유괴범으로 판단한 남성들이 일본 군부의 명령에 따라 감언과 사기 등의 수법으로 위안부를 모집했음을 입증하는 내용이다.

일본 땅 안에서만 이런 행위가 자행된 것은 물론 아니었다. 오카야마 현 경찰이 질의서를 보낸 후 열흘 만에 나가사키 경찰서 외사경찰과장으로부터 온 답신에서 그런 내용이 나온다. 답신은 "본국(일본)에서뿐만 아니라 조선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모집하고 있으니 증명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편의를 봐주라"고 적고 있다. 군부와 정부기관이 긴밀하게 협조한 가운데 위안부 강제연행이 이뤄졌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김 소장은 이에 대해 "일본에서도 위안부를 동원하기 위해 유괴라는 방법을 동원했는데 조선에서는 어떤 방법을 썼을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고 지적한다.

일본의 대표적인 역사연구 단체인 역사학연구회는 이미 몇 년 전에 "일본군 관여하에 강제연행된 위안부가 존재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역사학연구회는 강제연행이 '집에 쳐들어가서 억지로 끌고 간' 사례로 한정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사기ㆍ협박ㆍ인신매매가 동반된, 본인의 의사에 반해 이뤄진 동원까지 강제연행으로 봐야 하고 이런 강제연행은 한반도를 비롯한 넓은 지역에서 진행됐으며 그 폭력성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단언했다. 역사학연구회의 시각을 대입해 이번에 발굴된 일본 경찰의 문서를 읽어보면 결론은 명백하다. 군국주의 일본 정부가 군부의 주도로 강제적인 방법을 동원해 위안부를 동원하고 관리했다는 게 역사적 사실이라는 이야기다. '최종적ㆍ불가역적' 합의만을 되풀이해서 강조하고 있는 일본 정부가 지켜야 할 첫 번째 의무는 '역사적 진실을 직시'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명백한 '위안부 강제연행'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사과하는 일이 우선이다. 공허한 문구에만 매달려 '위안부 문제는 끝났다'고 주장하는 것으로는 아무런 진전을 볼 수 없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8/13 16:4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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