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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한국 1세대 헌책방, 45년만에 문닫을 위기

<<시각장애인 음성정보 지원을 위한 텍스트입니다>>

"헌책방은 시한부 인생, 이대로 죽어가는 거죠"

우리나라 1세대 헌책방이 45년만에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미래유산으로 지정된 신촌

'공씨책방'이 지난달 21일 법원으로부터 퇴거 명령을 받은 겁니다.

이 소식에 수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하는데요. 정현석 소설가는 공씨책방이 쫓겨나는 상황을 알리고자 책방 창업주인 고(故) 공진석 씨를 모티브로 소설 ‘안쿠’를 연재 중입니다.

문제는 공씨책방만이 아닙니다.

작년 대전 동구에 이어 올해 초에는 광주 동구의 헌책방이 잇달아 폐업했죠.

영인본, 절판서적 등 가치를 인정받는 책들이 고물상에 팔려나가는 상황입니다. 헌책방이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지만 구체적인 규모나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되질 않습니다.

*영인본 : 원본을 촬영하는 방식으로 복제한 책

기자가 찾은 청계천 헌책방 거리 역시 위태롭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100여개가 넘는 헌책방이 청계천을 따라 즐비하던 60년대와 달리 남아있는 곳은 20곳 남짓에 불과합니다.

헌책방 22곳을 다니는 동안 만난 손님도 3명뿐이었는데요. 그마저도 젊은 층은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학생 시절 이곳에서 책을 사다 공부하던 기억에 다시 찾아왔어요. 제가 책을 샀던 가게는 이미 없어졌더군요. 요즘 친구들은 저보다 여길 모를텐데 헌책방이 더 없어지진 않을까 걱정됩니다" - 양길옥(58) 씨

헌책방 거리에서 판매되는 일반 서적은 평균 1천원~2천원 수준. 희귀본이나 전문 서적도 1만원대에 불과합니다. 하루에 몇 안되는 손님으로는 책방 유지가 사실상 불가능하죠.

55년째 헌책방을 운영 중인 김종국(73)씨는 헌책방을 시한부 인생에 비유합니다.

"책방을 오늘 그만둘지, 내일 그만둘지 몰라요. 스마트폰을 주로 찾는 사람들 속에서 도저히 살아남을 방도가 없거든. 사람이 수명을 다하듯 이곳도 끝이 다가온다고 느낍니다. 이대로 죽어가는 거죠"

죽어가는 헌책방 거리에 가장 필요한 건 제도적인 지원입니다. 헌책 판매를 돕는 각종 행사가 이뤄지긴 하지만 대부분 일회성에 그치는 탓인데요.

"본질적으로 이 거리가 홍보 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어요. 그때 잠깐 반짝하는 행사만으로는 지속적으로 유지가 안되니까 사실 큰 도움이 안되거든요" - 헌책방 주인 최성목(68) 씨

해외에서는 헌책방을 살리려는 움직임이 비교적 활발합니다. 프랑스에서는 인터넷서점에 도서 정가의 5% 이상 할인과 무료 배송을 금지하는 '반 아마존 법'이 시행 중이죠.

그런 노력 덕택에 헌책방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모습도 찾아볼 수 있는데요. 일본 간다에는 시내 한복판에도 100개 이상의 고서점이 즐비합니다. 학생부터 노인까지 이용층도 다양하죠.

헌책방을 잃는다는 것은 문화적인 상징과 기록을 잃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제도적인 보완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은 기자·조윤진 정예은 인턴기자

junepe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10/13 15: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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