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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동아프리카, 재활용 의류 둘러싼 보호무역주의 한판 대결

동아프리카 재활용 의류 수입 중단 움직임에 美 '무역협정 퇴출'로 맞서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미국에서 입다가 버린 재활용 의류를 대거 수입해온 동아프리카 각국이 자국의 섬유산업을 보호하겠다며 수입 중단 움직임을 보이자 미국도 자국의 재활용 의류산업을 지키겠다고 맞서 갈등을 빚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동아프리카의 르완다, 케냐, 우간다, 탄자니아, 남수단, 부룬디 등은 지난 한 해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로부터의 재활용 의류·신발 수입을 서서히 줄이고자 노력해왔다.

이들은 재활용 의류 수입이 국내 섬유산업 육성에 걸림돌이 된다며 오는 2019년부터는 아예 수입 전면 금지를 고려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현재 서방에서 수입한 재활용 의류가 의류 시장을 장악한 가운데 자동차, 여객기, 의료장비, 컴퓨터뿐 아니라 유통기한을 넘긴 의약품까지도 수입·유통되고 있다.

동아프리카 각국은 2015년 미국과 유럽에서 1억5천100만달러(약 1천708억원) 규모의 재활용 의류와 신발을 수입했다.

영국 구호단체 옥스팜에 따르면 서방에서 기부된 전체 재활용 의류 70% 이상이 아프리카 대륙으로 간다.

이로 인해 케냐의 경우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의류산업에 50만명이 종사했으나 현재 그 수는 2만명으로 급감했고 가나의 경우 2000년 섬유산업 종사자는 1975년에 비해 80% 줄었다.

30년 전만 해도 내수용 의류를 생산하던 잠비아는 이제 전적으로 수입 재활용 의류에 의존하고 있다.

재활용 의류 수입 금지 조치를 강하게 밀어붙이는 르완다의 경우 걸음마 단계인 국내 섬유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뿐 아니라 타국에서 버린 재활용 의류를 입는 것이 국민의 자존감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이유로 동아프리카 각국이 지난해 수입 재활용 의류에 대해 사실상 수입 금지에 해당하는 높은 관세를 부과하자 미국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3월 법치·인권 향상에 진전이 있는 아프리카 국가에 대한 관세 혜택 등을 담은 무역협정인 '아프리카 성장과 기회법'(AGOA) 수혜 대상에서 동아프리카 6개국 중 4개국을 제외하겠다고 위협했다.

이 협정에 의하면 아프리카 각국은 미국에 기름, 커피, 차 등을 낮은 관세로 미국 시장에 수출할 수 있으나 상대국과의 관계가 미국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될 경우 백악관은 언제든 해당국과 협정을 파기할 수 있다.

AGOA 퇴출 카드를 꺼내 든 미국의 반응은 자국 내 재활용 의류 수출 관련 일자리를 보호하고 작지만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아프리카 시장에 대한 접근권을 동시에 확보하고자 하는 희망을 보여준다고 NYT는 설명했다.

신문은 또 미국의 반응 뒤에는 재활용 의류 수출 관련 업체 40여 곳으로 구성된 이익집단의 압력이 자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동아프리카로의 재활용 의류 수출이 중단되면 의류를 분류하고 포장하는 미국 내 관련 직업 4만여 개가 사라지고 버려진 의류는 미국 쓰레기 매립지에 묻혀 환경을 오염시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동아프리카 국가들이 재활용 의류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미국의 관용을 악용하는 처사"라며 정부를 상대로 로비를 벌이고 있다.

미국 정부의 이런 압박에 매년 세계로 3억8천만달러(약 4천296억원) 규모의 의류를 수출하는 케냐는 발을 뺐다.

미 당국은 연말께 케냐를 제외한 AGOA 대상국에 대한 검토 작업을 마칠 계획이다. 나머지 동아프리카 각국은 미국과의 무역협정에서 퇴출당하는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재활용 의류 수입 금지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은 "국내 산업을 육성하고 정착시켜야 한다"며 "이는 우리가 해야 하는 선택이다. 우리는 대가를 치러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려운 선택에 직면하더라도 언제나 방법은 있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그러나 아프리카 내에서도 재활용 의류 수입 금지 조치는 단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르완다의 경우 수입 재활용 의류에 대한 관세가 12차례나 인상되는 과정에서 관련 업계가 휘청했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700달러에 불과한 상황에서 재활용 의류산업 관련 일자리가 대거 줄었다.

저렴한 국내산 의류를 공급할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정부의 성급한 결정으로 국민이 어려움을 겪게 됐다는 불만도 나온다.

르완다에서 재활용 의류판매로 생활비와 학비를 벌어온 피터 싱이라눔웨는 "더는 돈을 충분히 벌지 못해 이제 장사를 중단해야 한다"며 "(계속하는 게)불가능하다"고 하소연했다.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AP=연합뉴스]

mong0716@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10/13 11:2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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