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실시간뉴스]

최종업데이트YYYY-mm-dd hh:mm:ss

검색

[디지털스토리] "돈 주고 영화 볼 필요 있나요?"…해적판 찾는 사람들

(서울=연합뉴스) 박성은 기자·조윤진 인턴기자 = 올해 개봉된 영화 '리얼', '옥자', '청년경찰'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해적판'으로 몸살을 앓았다는 점입니다.

해적판은 영화 ·음원 ·책 등 콘텐츠를 불법복제해 유포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정당한 절차와 인세 없이 무단으로 발생한다는 점에서 해적의 약탈과도 같다는 의미입니다.

한국저작권보호원(저작권보호원)에 따르면 만 13~69세 인구 3천991만 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약 1천692만 명(42.4%)이 불법 다운로드를 이용했다고 답했습니다. 10명 중 4명은 해적판을 본 셈입니다.

◇"돈 주고 영화 볼 필요 있나요"…저렴한 가격에 불법 다운 기승

27살 대학생 정 모 씨는 지난 추석연휴 기간에 최신 영화를 다운받았습니다. 그는 "불법 다운로드 사이트 하나만 알아두면 굳이 1만원 이상 주고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습니다.

정 씨처럼 많은 사람들이 '저렴한 가격' 때문에 불법 복제물을 이용합니다. 여론조사기관 트렌드모니터가 2015년 성인 남녀 1천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65.9%(중복응답)가 불법 복제물을 이용하는 이유로 '얼마든지 무료나 저렴한 가격으로 콘텐츠를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그 외에도 '보다 빠르게 최신 콘텐츠를 찾아 이용할 수 있어서'(64.2%), '국내에 방영되지 않거나 미출시 콘텐츠도 쉽게 구할 수 있어서'(43.8%)가 뒤를 이었습니다.

◇"해적판 철저히 단속" vs "긍정적 기능도 무시할 수 없어"

이런 해적판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불법 콘텐츠 유통이 기존 콘텐츠 산업을 활성화시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는 주장입니다.

과거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거리마다 크리스마스 캐롤이 한껏 축제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뮤직이 CD 음반을 대체하고 저작권법이 강화되면서 거리에서 크리스마스 캐롤은 점차 사라졌습니다. 음원 사용료가 원인이 됐습니다.

유럽에서는 최근 불법콘텐츠 단속 실효성을 놓고 찬반논란이 벌어졌습니다. 발단은 온라인 상의 저작권 침해 콘텐츠가 매출에 부정적 변화를 일으킨다는 증거가 없다는 보고서가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보고서는 2015년에 결과가 도출됐지만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해적판이 저작권 콘텐츠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기존시각을 뒤집는 결과이기 때문에 유럽위원회가 은폐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이에 유럽에서는 저작권법 개정안 발표를 앞두고 "해적판을 단속해야 한다"는 입장과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 불법복제물 경제 손실 연간 4조 원...시장과 개인 모두에 타격

하지만 유럽 일각의 주장과는 다르게 국내에서는 해적판으로 인한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습니다.

저작권보호원은 지난 6일 불법복제로 인한 경제 손실이 연간 3조9천721억 원에 육박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시중에 유통된 해적판은 2015년 20억 8천857만 개에서 지난해 23억 8천94만 개로 14% 늘었습니다.

해적판 피해를 입은 영화 '청년경찰' 제작사 관계자는 "제작에 참여한 사람으로서 영화업계의 저작권 위반 사례는 줄지 않고 있다는 점에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피해는 저작권자를 넘어 사용자에게까지 돌아갑니다. 불법으로 콘텐츠를 내려받는 과정에서 해커가 심은 악성코드에 컴퓨터가 감염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싱가포르 국립대학(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공학부는 최근 '해적판 소프트웨어의 사이버 보안 위험성 평가' 연구를 통해 불법복제 소프트웨어 설치 컴퓨터 92%에서 악성코드를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불법복제물로 계정 정지 받은 사례 극히 드물어

전문가들은 불법 복제물 사용이 계속되는 이유로 솜방망이 처벌을 꼽습니다. 저작권보호원의 시정권고 조치 중 가장 강한 제재는 불법 복제물을 전송한 자의 '계정 정지'입니다.

하지만 2013년~2015년 시정권고를 받은 73만 개의 온라인 사업자 중 계정 정지를 받은 곳은 68곳으로 0.009% 수준입니다. 처벌이 약하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수행되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이중 포털사이트가 시정권고 받은 건수는 약 45만 건(62.2%)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하지만 3년간 시정권고만 받았을 뿐, 계정 정지를 받은 경우 '0'건입니다.

불법 복제물이 가장 많이 유통되는데도 포털에서의 계정 정지 조치가 없는 이유는 저작권법 예외 조항 때문입니다. 저작권법에 따르면 계정정지 조치 대상에서 이메일 전용 계정(포털)은 제외됩니다.

구글을 통해 유포된 불법 복제물은 시정권고 자체가 이뤄지지 않습니다. 해외에 서버를 둔 업체는 정부의 저작권 관리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SNS나 모바일앱 등 불법 복제물 유통 경로가 다양화되고 있는 만큼 정부가 불법 복제물에 대한 제재 규정을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인포그래픽 = 정예은 인턴기자

junepe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10/14 08:00 송고

광고
광고

댓글쓰기

배너
비주얼뉴스
  • 포토
  • 화보
  • 포토무비
  • 영상
배너
광고
AD(광고)
광고
AD(광고)
AD(광고)
광고
AD(광고)

위키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