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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작가 슬리마니 "엄마도 가끔 엄마아닌 다른 사람이고파"

2016년 공쿠르상 수상…이대 강연서 "작가는 정체성 없는 이방인"

프랑스 작가 레일라 슬리마니 특강
프랑스 작가 레일라 슬리마니 특강(서울=연합뉴스) 프랑스 작가 레일라 슬리마니(36)가 15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에서 특강하고 있다. 2017.11.15 [이화여대 제공=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프랑스 문단의 신성 레일라 슬리마니(36)는 언제나 '여성'이라는 주제에 천착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여성이자 모로코 출신 프랑스인이라는 '경계인'인 슬리마니는 개인적 경험이 투영된 주제를 다루면서도 "글을 쓸 때 나는 정체성이 없는 이방인"이라는 말도 했다.

슬리마니는 15일 이화여대에서 열린 강연에서 "제 작품에서 다루는 여러 중요한 주제에는 '일하는 여성'과 '모성애'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두 번째 작품) '달콤한 노래(Chanson Douce)'의 주인공은 우리가 모든 것을 해낼 수 있다고 믿는 세대에 속하는 여성"이라며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을 해낼 수 있는지, 경력을 쌓으면서 개인의 삶도 꾸려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현실에선 모든 것을 이루기 어렵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 그래서 또 다루는 것이 모성애"라며 "사회엔 엄마의 모습에 대한 편견이 많다. 엄마들도 엄마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고 싶을 때가 있다"고 덧붙였다.

자녀를 둔 엄마인 슬리마니는 "많은 엄마가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대놓고 얘기하진 않겠지만, 아이들을 아무리 사랑해도 어떨 땐 아이들이 부담스럽거나 근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프랑스 작가 레일라 슬리마니 특강
프랑스 작가 레일라 슬리마니 특강(서울=연합뉴스) 프랑스 작가 레일라 슬리마니(36)가 15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에서 특강하고 있다. 2017.11.15 [이화여대 제공=연합뉴스]

슬리마니는 '달콤한 노래'로 지난해 프랑스 최고 권위 문학상인 공쿠르(Goncourt)상을 탔다.

그는 전업 작가로 나서기 전 기자로 일하면서 상세한 부분을 잡아내는 기법, 자신만의 문체, 본론으로 치고 들어가서 독자의 관심을 끄는 방법 등을 익혔다고 한다.

달콤한 노래는 프랑스의 알제리 이민자 출신 대문호 알베르 카뮈 작품 '이방인'의 첫 문장인 "엄마가 죽었다"와 흡사한 "아기가 죽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해 두 아이를 죽인 보모 이야기를 다룬다.

슬리마니는 "카뮈의 '이방인'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작품이고 제 소설의 첫 문장도 카뮈의 영향을 받았다"며 "저는 모로코와 프랑스 두 국가에서 이방인이라는 느낌을 받는데, 글을 쓸 때 저는 정체성이 없는 이방인이 되므로 이는 중요하지 않다"고 역설했다.

프랑스 작가 레일라 슬리마니 특강
프랑스 작가 레일라 슬리마니 특강(서울=연합뉴스) 프랑스 작가 레일라 슬리마니(36)가 15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2017.11.15 [이화여대 제공=연합뉴스]

그는 2014년작 첫 장편 '오크의 정원에서'를 통해 섹스에 중독된 여성의 성을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슬리마니는 "프랑스에선 성을 얘기할 때 포르노나 에로틱한 암시가 많이 나오는 편인데, 저는 이 작품에서 성에 중독된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면서 포르노와 에로를 완전히 배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나 귀스타브 플로베르의 '마담 보바리' 등에 나오는 고전적인 여성들이 성 문화가 달라지고 인터넷이 있으며 여성들도 일하는 세상을 산다면 어떻게 그려질까 궁금했다"고 첫 작품 구상 배경을 설명했다.

올해 출간한 '성과 거짓말'에 대해선 "모로코 여성의 성에 대해 다룬 작품인데, 편견이나 억압과 싸워나가는 여성들의 증언을 담았다. 계층, 종교, 빈부를 막론한 모든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페미니스트적 작품"이라며 "앞으로도 '여성'에 대해 다루고 싶다"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7일 슬리마니를 장관급인 프랑스어 진흥 특사로 임명했다.

모로코에서 태어나 18세에 프랑스로 이주해 기자를 거쳐 작가로 활동하는 그는 여성, 이슬람 문화, 전통과 현대 등의 주제에 관해 예리한 안목을 보여주는 소설과 에세이로 현대 프랑스 문단에 문화적 다양성과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jk@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11/15 16:5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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