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지진 발생 확률은?…전문가 "정밀연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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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지진 발생 확률은?…전문가 "정밀연구 필요"

서울부근엔 추가령·왕숙천 단층 존재…활성단층 여부 파악안돼
"남한내 활성단층 450개중 정부 조사 25개…대도시 지진대응 강화해야"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작년 9월 경북 경주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한 데 이어 15일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일각에서 수도권의 지진발생 가능성이 대두하고 있다.

서울에도 큰 규모의 단층이 존재하고 한때 이 단층이 활성단층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기초 연구자료가 부족해 현재는 국내 지진 추세를 파악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수도권이 지진 발생 확률이 높다'는 식의 전망이 위험을 조장할 수 있다며 보다 정밀한 연구를 주문했다.

◇ 수도권 등 인구밀집지역 지진시 피해 커 대응체계 필수

국내에 활성단층은 450개라고 추정되지만, 정부 차원의 조사가 이뤄진 것은 25개에 불과하다.

관련 내용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2012년 작성한 '활성단층 지도 및 지진위험지도 제작' 연구보고서에 있다.

이 보고서에는 서울 부근에 추가령 단층과 왕숙천 단층이 있고, 두 단층의 일부가 굉장히 젊은 것(활성단층)으로 추정돼 수도권에 지진 문제가 우려된다는 내용도 실려있다.

추가령 단층은 서울과 원산 등을 잇는 큰 규모의 단층이며, 왕숙천 단층은 경기 포천에서 남양주로 연결되는 단층이다.

하지만 이 보고서에 대해 전문가 평가단은 3년 만에 전국 단층을 조사한 것이라며 연구 결과에 대해 신뢰도 문제를 제기했고,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실상 현재 국내 활성단층에 대한 공신력 있는 자료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이희권 강원대 지질·지구물리학부 교수는 "2012년 이후 이들 단층에 대한 정밀 연구가 진행되지 않았다"며 "가까운 미래에 활동할 수 있는 활성단층인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영희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단층은 수도권뿐 아니라 모든 지역에 다 있다. 다만 국내에 어떤 단층이 어디에 분포하는지 전수조사는 안 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단층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어느 부분에 (지진을 유발할 수 있는) 응력이 쌓이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 않다"라고 말했다.

작년 경주지진을 계기로 정부는 범부처 사업단을 구성, 2041년까지 1천175억원을 투입해 전국 활성단층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선다.

지질연은 2019년까지 국내 단층의 특성과 지진 발생의 상관관계를 도출키로 했고,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원전 내진 설계 기준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올해부터 5년간 경주지진의 원인을 파악하는 정밀 조사를 시작한다.

선창국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국토지질연구본부장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뒤 한반도에 작용하는 힘(응력)이 달라졌다. 수도권 등 인구밀집 지역에서는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면 피해 규모가 커지므로, 건물 내진 설계 강화 등 지진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진피해 복구작업하는 주민
지진피해 복구작업하는 주민(포항=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17일 오전 포항 북구 양백2리 인근 민가에서 주민이 지진피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2017.11.17
mon@yna.co.kr

◇ 지진예측 사실상 불가능…전조현상도 근거 없어

수많은 피해를 초래하는 지진을 예측하는 것도 현재 기술로는 불가능하다.

세계적으로 지진을 예측하는 방법을 찾는 연구가 널리 수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뚜렷한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학과 교수는 "지하를 다 들여다볼 수는 없는 일이다. 불확실성이 너무 커서 구체적인 예측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개미떼가 출몰하고, 특이한 형태의 구름이 발생한다는 등의 '지진 전조현상'도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방사성 가스인 라돈(Rn)의 농도를 분석해 지진을 예측하려는 시도도 있지만, 이 역시 아직 연구 중인 분야라고 짚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역시 "전조현상에 일관성이 있지 않다. 그래서 과학계에서는 이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진예측이 불가능함을 이해하지 못해 이탈리아에서는 지진학자들이 기소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2009년 이탈리아 국립대재난위원회(GRC) 소속 과학자들은 라퀼라에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을 예측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기소돼 징역 6년 등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아 '해프닝'으로 끝났다.

예측이 어려운 만큼, 지진에 대한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에는 전문가들의 이견이 없다.

su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11/17 14:4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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