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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전후 최초로 소수정부 갈까…사민당 전대 분수령

메르켈의 압박 속 사민 지도부는 '대연정'…당원은 '소수정부'
"獨정치풍토, 소수정부 안정적 운영할만큼 성숙 안됐다" 평가도

메르켈(오른쪽) 독일 총리와 슐츠 사민당 대표 [AP=연합뉴스]
메르켈(오른쪽) 독일 총리와 슐츠 사민당 대표 [AP=연합뉴스]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독일에서 집권 세력이 연방의회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는 소수정부의 출현 가능성이 주목을 받고 있다.

독일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안정적인 과반 의석을 확보한 연립정부가 이어져 왔다.

연정은 과반 의석에 따른 법안 통과를 담보하기 때문에 국정운영의 안정성을 담보해왔다.

아직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과 사회민주당 간의 대연정이 소수정부보다는 가능성이 큰 분위기다.

메르켈 총리는 기민·기사 연합과 자유민주당, 녹색당 간의 연정 협상 결렬 이후 재선거 배수진을 치고선 사민당에 구애를 펼쳐왔다.

대연정을 이루지 못하면 재선거를 하겠다는 것으로, 사민당 지도부는 여론의 압박 속에서 대연정 협상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그러나 대연정 협상이 무산되면 메르켈 총리는 소수정부나 재선거를 선택해야 한다.

'연정협상 참여해? 말아?' 고민하는 슐츠 [AFP=연합뉴스]
'연정협상 참여해? 말아?' 고민하는 슐츠 [AFP=연합뉴스]

◇ 사민 전대서 대연정 거부시 소수정부 가능성 커져

사민당은 7일(현지시간) 시작해 9일까지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대연정 협상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마르틴 슐츠 사민당 대표 등 지도부는 대연정 협상으로 기운듯한 인상이지만, 지지층에선 반대 여론이 강하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사민당 지지층 가운데 대연정에 찬성한 응답자가 27.9%에 불과한 반면, 소수정부에 찬성한다는 응답자는 56.5%로 두 배로 높았다.

사민당은 지난 9월 총선에서 참패한 직후 대연정 참여 속에서 진보 정체성이 약화했다는 판단 아래 제1야당을 선언한 바 있다.

지도부의 의중과 달리 전대에서 대연정 협상 거부로 결론이 나면, 연정 협상 결렬 이후 가장 후순위로 간주된 소수정부의 현실화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메르켈 총리는 사민당이 대연정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자 재선거에 거부감을 나타내는 여론 속에서 재선거 카드를 접어들었다.

안드레아 날레스 원내대표 등 대연정 반대파에서는 소수정부 구성을 인정하겠다는 태도를 보여왔다.

녹색당도 소수정부에 협력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나타내왔다. 연정 협상 과정에서 기민·기사당과 상대적으로 원활한 협상을 벌인 녹색당은 소수정부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연정 협상 테이블을 깨고 나온 자민당도 5일 내부 회의에서 연정 재협상 가능성을 닫아두면서 소수정부 구성 시 건설적이 역할을 하기로 합의했다.

각료회의서 사민 소속 가브리엘 외무장관과 대화하는 메르켈 총리 [EPA-연합뉴스]
각료회의서 사민 소속 가브리엘 외무장관과 대화하는 메르켈 총리 [EPA-연합뉴스]

◇ 소수정부의 어려움…법안통과 위해 사안별 합종연횡 필요

그러나, 소수정부는 정부 운영의 안정성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더구나 2차 세계대전 전 소수정부의 정치적 혼란 속에서 나치가 권력을 잡았다는 트라우마도 독일 사회에 자리잡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연정 협상 결렬 이후 소수정부에 대해 불안정성을 들어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유럽의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이 유럽연합(EU)의 리더 역할을 하기위해서는 소수정부로는 어렵다는 인식도 강하다.

소수정부가 들어서게 되면 메르켈 총리는 난민, 자동차 배기가스, 조세 등에서 사안 별로 각 정당과 협력해야 한다.

메르켈 총리가 극우 '독일을 위한 대안'(AfD)과 협력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황에서, 법안 통과를 위해선 사민당과 손을 잡거나 자민당 및 녹색당과 동시에 손을 잡아야 한다.

정치적 이념이 다른 정당 간에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연정 협상문을 근거로 안정적으로 법안을 통과시켜온 독일 정치권으로서는 생소한 길이다.

덴마크와 스웨덴 등 북유럽의 경우 소수정부는 익숙하다. 덴마크는 전후 32차례의 정부 중 28차례가 소수정부였으나, 숙성된 토론과 타협 문화 속에서 안정적인 정치상황을 유지해왔다.

다만, 덴마크와 스웨덴 등은 독일과 정치구조가 다르다. 원내 진입 문턱이 낮아 소수정당이 많다. 정치적 사안에 따라 다양한 합종연횡이 가능하다.

덴마크의 EU 의원인 옌스 로데는 최근 독일 라디오방송 도이치란트푼크와의 인터뷰에서 "민주주의는 다수 정부만이 아니라 소수정당도 보호한다"라며 "소수정부와 많은 소수정당을 가질 때 민주주의는 더 잘 작동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당제를 세련되게 운영해온 북유럽과 달리 독일이 소수정부를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르너 페니히 베를린자유대학 정치학 명예교수는 지난 9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은 소수 정부의 전통이 있다. 사안별로 의회에서 다수표를 얻는다"라며 "그러나 독일에선 그렇지 않다. 스칸디나비아 국가 식으로 아직 정치풍토가 숙성되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메르켈 총리가 어쩔 수 없이 소수정부를 선택하더라도 결국 조기 선거를 치르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2008∼2009년 독일 헤센주(州)에서 소수정부를 이끌었던 롤란드 코흐 전 주총리는 "소수정부는 영원한 해법이 될 수 없다"면서 "새로운 선거를 위한 다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포쿠스온라인이 최근 전했다.

lkbi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12/07 20:1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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