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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제재나 압박 아닌 '법'

신간 '햇볕 장마당 법치' 출간

개성공단 모습
개성공단 모습[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북한이 올해 들어 핵실험과 수차례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하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북한 문제 해결은 국제 사회의 오랜 관심사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오늘날에 이르렀다.

이종태 시사인 기자가 쓴 '햇볕 장마당 법치'(개마고원)는 대화 또는 압박이라는 지금까지의 대북 접근 방식에서 벗어나 북한의 '법치주의' 확립을 대안으로 제시하는 책이다.

북한 경제를 취재해 온 저자는 국제 사회와 연계해 북한을 붕괴 직전까지 압박하는 방식으로는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본다.

이는 북한이 자유민주주의 세계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국가라는 점을 간과한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대북 봉쇄도 어렵고 경제봉쇄로 인한 고통은 '미 제국주의와 남조선 괴리'들 때문이라는 식으로 이용돼 북한 내 김정은의 입지를 강화하는 측면도 있다.

대화론에도 맹점은 있다. 북한의 벼랑 끝 전술 때문에 지지부진한 협상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햇볕정책도 경제교류만 하면 된다는 식의 접근은 일정한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책은 '장마당'으로 대표되는 북한의 시장경제적 변화에 주목한다. 북한에서는 사실상 시장제도가 당국의 용인 속에 반쯤 합법화된 상태다. 책은 중국에서 개혁·개방이 법치주의로 이어졌음을 보여주며 북한에서도 이런 변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책은 이런 가능성을 개성공단에서 발견한다. 개성공단은 사회주의 국가인 북한에서 공유재산인 토지를 개인(기업)에게 사적 추구의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공식 허용한 최초 사례다.

개성공단에서는 남측(관리위원회)이 고안한 규범들이 사실상의 법률로 통용되기도 했다. 북한은 개성공단에서 학습한 내용을 나진특구에 적용하기도 했다.

우리의 시각에서 보면 별것 아닐 수 있지만, 법을 만들어 적용했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일이다. 중국에서도 경제특구에서 시작한 여러 실험이 전국으로 확대됐고, 외국인에게만 적용되던 법들이 중국인에게도 점차 확산했다.

중국의 인권 수준 역시 서방의 기준으로 볼 때는 미흡할 수 있지만 이런 식으로 과거보다는 크게 개선됐다는 점에서 북한 인권 개선 역시 외부의 압박과 강요보다는 시장경제를 발전시키며 법률로써 사회를 다스려 나갈 때 가능하고 대북 정책도 이런 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북한이 시장경제를 발전시키며 인민들의 자유를 증진시키고 법률로써 사회를 다스려 나갈 때 북한의 변화는 이뤄진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북한이 그런 길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와 조건을 만들어주고 그 길로 유도하는 것이다. 물론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긴 세월과 인내심이 필요한 프로젝트다. 그러나 이것이 북한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256쪽. 1만5천원.

zitron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12/08 11:0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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