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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국정원·검·경, 국민 위한 권력기관으로 거듭나기를

(서울=연합뉴스) 국가정보원(국정원), 검찰, 경찰 등 3대 권력기관의 개혁을 위한 문재인 정부의 종합 청사진이 공개됐다. 청와대가 14일 발표한 '문재인 정부 권력기관 개혁방안'에 따르면 기존의 국정원은 대공수사권을 경찰청 산하 '안보수사처'(가칭)로 넘겨주고 대북·해외기능만 맡는 전문 정보기관으로 바뀐다. 명칭도 '대외안보정보원'으로 변경된다. 독점적 기소권과 직접수사권, 경찰 수사 지휘권을 가졌던 검찰은 수사권한을 경찰과 신설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로 대거 이관한다. 주요 사건의 일차적 수사는 '수사경찰'이 담당하고,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와 기소는 공수처가 맡게 된다. 검찰의 직접수사는 경제·금융 등 특수수사로 한정된다. 대신 경찰 조직에도 큰 변화가 생겨, 수사경찰과 행정경찰 기능이 분리된다. 시·도 지사 산하의 자치경찰을 신설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경찰청에는 수사경찰을 지휘하는 '국가수사본부'(가칭)와 대공수사를 전담하는 '안보수사처'(가칭)가 신설된다.

청와대의 권력기관 개혁안 발표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8개월 만에 이뤄진 것이다. 그동안 국정원, 검찰, 경찰도 간헐적으로 자체 개혁안을 발표했지만, 종합적인 권력기관 개혁 청사진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문재인 정부의 권력기관 개혁안은 ▲ 과거 적폐의 철저한 단절과 청산 ▲촛불 시민혁명 정신에 따라 국민을 위한 권력기관으로 전환 ▲ 상호 견제와 균형에 따른 권력 남용 통제 등 3가지 기본 원칙에 방점을 두었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개혁안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19대 대선 후보 시절 발표한 공약이 대부분 반영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민주화 시대가 열린 후에도 권력기관은 조직 편의에 따라 국민의 반대편에 서 왔다"면서 "촛불 시민혁명에 따라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악순환을 끊고자 한다"고 말했다. 조 수석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국정원, 검찰, 경찰 등 3대 권력기관은 그동안 국민이 아닌 권력자의 편에서 권력을 남용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과거 정권에서 국정원은 선거를 비롯한 국내 정치에 개입해 물의를 빚었고, 검찰은 정권의 입맛에 맞는 수사에 앞장서 '권력의 하수인' '권력의 시녀'라는 비판을 받았다. 31년 전인 1987년 1월 14일에는 박종철 열사가 경찰의 물고문을 받아 죽임을 당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가 3대 권력기관을 개혁하기 위한 종합적인 청사진을 내놓은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개혁의 추진 주체인 청와대와 정부, 그리고 국정원, 검찰, 경찰 등 개혁 대상 권력기관은 이번 개혁안이 결실을 볼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이번 개혁안은 대공수사와 일차적 수사는 수사경찰, 고위공직자 수사는 공수처, 2차 보충수사와 특수수사는 검찰로 나눈 '큰 그림'을 제시했다. 하지만 수사권한을 세부적으로 어떻게 분산할지를 둘러싸고 권력기관 간 갈등이 노출될 수 있다. 수사권한을 대폭 넘겨주게 된 검찰의 내부 반발과 동요도 예상된다. 반대로 경찰의 경우 대공수사권까지 넘겨받게 돼 권력의 비대화가 우려되는 만큼 자치경찰제 도입, 경찰위원회 위상 강화 등을 통해 효율적인 견제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또 대공수사권을 경찰에 넘겨줌에 따라 국정원의 대공·대북 정보수집 능력이 현저하게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도 불식해야 할 과제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따른 안보위기 상황에서 국정원의 대공·대북 정보역량이 약해지면 안 된다. 또한, 경찰의 대공수사 능력을 신속히 끌어올리는 보완책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치권의 협조다. 청와대의 권력기관 개혁안은 국회의 입법 과정을 거쳐야 한다. 권력기관 개혁안은 오는 6월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국회 사법개혁위원회(사개특위)의 논의를 거칠 수밖에 없다. 한국당은 당장 청와대의 개혁안에 대해 "권력기관을 수족처럼 부리겠다는 개악이자 사개특위를 무력화하려는 독재적이고 오만한 발상"이라고 반발해 국회 논의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여야는 권력기관 개혁안에 대한 원만한 합의를 위해 협치 역량을 발휘하길 바란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8/01/14 17:4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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