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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기선 IOM이민정책연구원장 "동포·다문화는 동전양면"

"연구 대상, 10년 만에 해외 취업자서 국내 이민자로 극적 변화"
"이주주기 짧아지고 형태 다양화"…"방과후 학교 모델 개발 뿌듯"

정기선 IOM이민정책연구원장이 1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집무실에서 연합뉴스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고양=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대한민국은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탈바꿈한 유일한 나라이자 최단기간 인력 송출국에서 유입국으로 전환한 국가로 꼽힌다. 정기선(58) IOM이민정책연구원은 이러한 이민 흐름의 극적인 변화를 연구 현장에서 온몸으로 겪었다.

"성균관대 사회학과 대학원에서 중동 취업 근로자들의 가족관계를 분석해 1986년 석사학위를 받았어요. 미국에서 박사를 따고 1993년 귀국한 뒤 1996년부터 외국인 근로자들의 국내 취업 실태를 조사했죠. 불과 10년 만에 연구 대상이 돈 벌러 해외에 나간 한국인 취업자에서 한국으로 온 외국인 근로자로 바뀐 겁니다."

본인도 미국에서 이민자 생활을 경험했던 정 원장은 "이주와 이민은 국제적으로 순환하므로 동포와 다문화는 동전의 앞뒷면과 같은 것"이라며 "고정관념에 매달리지 말고 역지사지(易地思之)의 태도를 지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원장은 정부가 외국인정책과 다문화정책을 본격 시행하던 10여 년 전부터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과 IOM이민정책연구원을 거치며 이민정책 연구의 최일선에서 활동하다가 2017년 1월 9일 IOM이민정책연구원장으로 취임했다.

취임 1년(임기 3년)을 막 넘긴 그를 1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정발산로 IOM이민정책연구원 집무실에서 만나 이민정책 현안에 관한 생각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정기선 원장이 IOM이민정책연구원 설립 배경과 주요 활동을 설명하고 있다.

-- IOM이민정책연구원의 설립 과정을 소개해 달라.

▲ 법무부가 스위스 제네바의 국제이주기구(IOM) 본부를 방문해 IOM이민정책연구원 설립에 관해 협의한 것이 2007년 7월이었다. 그해 11월 법무부, IOM, 경기도가 IOM이민정책연구원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설립 준비와 정부-IOM 간 협정을 거쳐 2009년 12월 개원했다. 당시 국내에서도 이민자 문제에 관심이 집중되다 보니 정부가 국제기구와 연대해 정책적 고민을 풀어보려고 한 것으로 여겨진다.

-- IOM이민정책연구원이 주로 하는 일은 무엇인가.

▲ 한글 이름만 보면 정책을 연구하는 기관인데, 영문명은 IOM MRTC(Migration Research & Training Centre)여서 연구와 교육도 담당한다. 국내외 전문가들과의 교류를 통해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도 주요 업무다. 정부가 추진하는 제2차(2013∼2017년)와 제3차(2018∼2022년) 외국인정책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를 수핸한 것이 대표적이다.

-- 3차 외국인정책 기본계획안의 방향은 무엇인가.

▲ 2016년 우리가 낸 연구 보고서를 토대로 법무부가 올해부터 5년간 추진할 정부 안을 마련했다. 지난해 말 공청회와 전문가 토론회를 거쳤고 부처 간 최종 조율만 남은 것으로 안다. 이제는 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 말고도 유학생, 전문인, 귀환 동포, 난민 등 다양한 사람이 들어온다. 이들이 한국에 잘 적응해 살아가고 우수 인력이 계속 머물 수 있도록 영주권과 국적 취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또 이주민 상당수는 자기 나라로 돌아가거나 다른 나라로 옮겨간다. 이주 주기도 짧아졌다. 다른 국가와의 협력과 국제 연대가 절실하다. 또 정책이 집행되는 현장이 중요하므로 지자체의 시스템 마련과 역량 강화가 시급하다.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정책 목표와 세부 과제가 제시될 것이다.

-- IOM이민정책연구원은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는가.

▲ 2015년 1월 공공기관으로 지정돼 예산 통제와 경영평가 등을 받고 중장기 사업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우리는 중앙정부와 지자체, 국제기구가 공동으로 설립한 기관이다. 이들이 원하는 사업은 각기 다르다. 경기도는 초기에 지원하던 사업비를 삭감하고 사무실 운영비만 지원한다. 도의회가 주민 이익에 직결되지 않는 예산은 승인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건비를 포함한 경상비는 법무부가 100% 지원한다. IOM 본부 간부와 한국대표부 소장이 이사로 참여해 운영 방향을 협의한다.

-- 남은 임기 2년 동안 추진하고 싶은 방향과 사업 목표는 무엇인가.

▲ 정부는 국내 정책 연구만 하기 바라지만 이민은 한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제기구와의 협정으로 연구교육기관을 국내에 유치한 것은 외교적 성과다. 우리나라로 이민을 많이 보내는 나라와 초청 연수, 공동 연구 등을 펼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설립 취지에 맞도록 글로벌과 내셔널과 로컬의 정체성을 다 살리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서는 인력과 예산 확보가 필수적이다. 개원 때부터 박사급 인력이 6명에 묶여 있다가 다행히 올해 2명 늘어났다.

-- 이민 연구에 매달리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대학원에서 국내 이민 연구의 1세대인 석현호 교수의 지도를 받아 쓴 석사논문 제목이 '중동 취업 경험이 가족관계에 미친 영향'이다. 그때만 해도 우리나라에 이민 오려고 하는 사람이 오늘날처럼 늘어날 줄은 아무도 몰랐다. 미국 메릴랜드대에 유학해 사회심리학과 가족사회학을 공부했다. 내가 귀국한 1993년 산업연수생 제도가 도입돼 외국 근로자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석 교수 등과 함께 이들을 조사해 연구서 '외국인 노동자의 노사관계와 사회적 적응'을 펴냈다.

-- 그 뒤의 이력도 궁금하다.

▲ 2000년대 중반 들어서는 결혼이주여성 문제가 대두했다. 근로자들과 달리 한국으로 귀화해 자식을 낳다 보니 단일민족 신화에 젖어 있던 사람들이 훨씬 중요한 사안으로 받아들였다. 2006년 다문화정책과 외국인정책이 마련되고 이듬해 다문화가족지원법과 재한외국인처우기본법이 시행됐다. 대학 강사로 지내며 결혼이주여성 실태 연구를 한 것이 계기가 돼 2005년 5월 설립된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연구기획실장으로 부임한 데 이어 2009년 11월 IOM이민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겸 연구부장으로 옮겼다. 원장을 맡기 직전에는 한국이민학회 회장도 지냈다.

-- 지금까지 가장 보람을 느낀 연구를 꼽는다면.

▲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에 있을 때 '꿈나무 안심학교' 운영 모델을 개발했다. 맞벌이 부부를 위한 초등학교 자녀교육 프로그램이다. 시범학교 성과가 좋아 경기도에 이어 전국으로 퍼져 지금의 방과후 학교로 정착했다. 학술 연구와 달리 정책 연구는 학문적 업적은 남지 않아도 효과가 눈에 보여 보람이 있다. 우리 연구원의 동료들과 함께 외국인정책 기본계획 수립 연구를 연거푸 맡은 것도 국가 정책의 기본 틀을 만들었다는 뿌듯함을 안겨주었다.

-- 테러와 난민 등으로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반이민 움직임이 노골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청년실업 등의 문제가 겹쳐 반다문화 정서가 심각하다.

▲ 어느 나라나 국익을 생각한다. 그러나 진정한 국익을 생각한다면 빗장을 잠근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저출산이 심각해 인구절벽의 위기에 놓여 있다. 현명하게 문제를 풀어야 한다. 외국인 노동자도 나중에 우리 상품의 소비자가 되고 비즈니스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우리 동포들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문제다. 국민에게 외국인 근로자에 관한 통계 등을 정확히 알리는 노력도 필요하다. 사이버공간에서 외국인들을 향해 퍼붓는 비난이나 험담은 대부분 잘못된 정보와 선입견에서 비롯된 것이다.

-- 우리나라가 국제노동기구(ILO) 일부 조항이나 유엔아동권리협약을 지키지 않을뿐더러 난민 인정에 인색하다는 비판도 있다.

▲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중견국가로서 당연히 글로벌 스탠더드를 준수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인권단체 등의 비판과 요구에 공감한다. 그러나 한꺼번에 다 얻어내기는 어렵다. 한쪽을 풀면 다른 부작용도 우려된다. 우리는 종합적으로 문제를 바라보고 단계적인 해결 방향을 모색한다.

정기선 IOM이민정책연구원장이 "남은 임기 2년 동안 설립 취지에 맞도록 글로벌과 내셔널과 로컬의 정체성을 다 살리도록 힘쓰겠다"고 밝히고 있다.

heeyon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8/01/18 09:2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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