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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평창서 두 손 잡은 남북 태권도…협력의지 재확인

국제태권도연맹 북한 시범단, 4차례 합동공연 마치고 귀환
방한 기간 한국 주도 세계연맹에 "통합 룰로 대회 치르자" 제의
교황청 대표단은 6월 바티칸서 남북 합동공연 제안하기도

[올림픽] 개막식 남북태권 격파
[올림픽] 개막식 남북태권 격파(평창=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9일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남북 태권도 시범단 대표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사전공연 중 격파를 하고 있다. 오른쪽이 북한 시범단. 2018.2.9
kane@yna.co.kr

(평창=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한국과 북한을 축으로 두 갈래 길을 걸어온 태권도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뿌리는 하나임을 재확인하고 협력 의지를 더욱 다지는 계기를 마련했다.

북한 주도로 성장한 국제태권도연맹(ITF) 소속 북한 태권도시범단이 8박 9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15일 돌아갔다.

시범단원 28명은 경의선 육로로 귀환했고, 리용선 총재 등 ITF 임원들도 이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한 하늘길로 한국을 떠난다.

이들은 지난 7일 방한해 한국 중심으로 발전한 세계태권도연맹(WT) 시범단과 함께 9일 열린 평창올림픽 개회식의 식전행사에서 역사적인 합동공연을 펼쳤다.

이후 강원도 속초의 강원진로교육원(10일), 서울시청 다목적홀(12일), 서울 MBC상암홀(14일)로 옮겨 총 4차례 합동공연을 선보였다.

태권도는 우리나라 고유의 무예로, WT와 ITF도 그 뿌리는 하나다.

1966년 3월 서울에서 육군 소장 출신 고(故) 최홍희 씨가 앞장서서 ITF를 설립했다.

이후 ITF는 최홍희 초대 총재가 한국 정부와 갈등으로 1972년 캐나다로 망명한 뒤 1980년부터 태권도 보급을 위해 북한에 사범들을 파견하고 왕래하면서 북한과 인연을 쌓는다.

이런 가운데 한국에서는 1973년 5월 세계태권도연맹(WTF)이 창설됐다. 초대 총재는 당시 대한태권도협회장이던 고(故) 김운용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이 맡았다.

WTF는 이후 태권도를 스포츠로 발전시켜 세계에 보급하고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을 이뤄냈다. WTF는 지난해 6월 무주 총회에서 영문 단체명 약자를 지금의 WT로 바꿨다.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WT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ITF의 활동은 점점 북한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 때문에 'ITF는 북한 태권도'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현재 IOC가 인정하는 태권도 종목의 국제경기연맹은 WT다.

[올림픽] 태권도로 하나 된 남북
[올림픽] 태권도로 하나 된 남북(평창=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남북 태권도 시범단이 함께 인사하고 있다. 2018.2.9
yatoya@yna.co.kr

비록 개회식 식전행사에서 한 시범공연이긴 하지만 ITF 태권도가 올림픽과 인연을 쌓은 것은 이번 평창 무대가 처음이다.

50년 가까이 각자의 길을 걸어와 WT와 ITF 태권도는 겨루기나 품새의 기본 동작은 물론 용어, 경기 규칙에도 차이가 있다.

WT와 ITF는 2006년 12월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 기간 두 단체의 행정 및 기술통합문제를 다룰 '태권도통합조정위원회' 구성에 대해 합의하고 2007년부터 실무 회의를 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통합안을 내놓지 못하고 한계에 부딪혔다.

그러다가 2014년 8월 조정원 WT 총재와 당시 ITF 총재였던 장웅 IOC 위원이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합의의정서에 서명하며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합의의정서에는 상호 인정과 존중, 양 단체 주관 대회 및 행사 교차출전, ITF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 추진, 다국적 시범단 구성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후 두 단체는 자주 만나고 있다.

2015년 5월 러시아 첼랴빈스크에서 열린 WT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회식에서 WT 주관 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ITF 시범단이 공연을 펼쳤다.

지난해 6월에는 전북 무주에서 열린 2017 WT 세계선수권대회 때 ITF 시범단이 방한해 4차례 공연 무대를 꾸몄다.

2007년 국내에 ITF 지부가 출범한 것을 축하하고자 ITF 시범단이 방한한 이후 10년 만의 일이었다. 아울러 한국에서 열린 WT 행사에 ITF 시범단이 참가한 첫 번째 사례였다.

'우리는 하나다'
'우리는 하나다'(서울=연합뉴스) 12일 오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연맹(WT)-국제태권도연맹(ITF) 합동 시범공연에서 남북 시범단이 공연을 마친 뒤 내빈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18.2.12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photo@yna.co.kr

10년 만의 방한 이후 다시 ITF 북한 시범단이 남녘 땅을 밟는 데는 7개월여밖에 걸리지 않았다.

ITF 시범단의 무주 방문 때 WT와 ITF는 지난해 9월 평양에서 열린 ITF 세계선수권대회 때 WT 시범단의 방북공연과 평창올림픽 합동공연 등을 구두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후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시험발사와 괌 포위사격 위협 등으로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면서 결국 WT 시범단의 평양 방문 공연은 기약 없이 미뤄졌다.

하지만 남북한 당국의 합의로 평창올림픽 합동공연 약속은 지키면서 태권도 교류 및 협력의 끈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리용선 ITF 총재는 이번에 방한하면서 "우리 태권도시범단의 모습을 (남측에) 자주 보여줄수록 공통점도 찾고, 서로를 이해하게 될 것"이라며 남북관계에 있어 태권도의 역할을 부각했다.

무주 대회 공연으로 새 정부 남북교류의 물꼬를 튼 태권도는 이번 평창올림픽 기간 4차례 화합의 무대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IOC 총회와 올림픽 개회식에 사상 처음 공식 초청받아 방한한 교황청 대표단은 올해 6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WT 월드태권도 그랑프리 대회 때 바티칸에서 남북 태권도 시범단의 합동공연을 제안하기도 했다.

WT와 ITF 간 협력의 폭도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

리용선 총재는 지난 11일 WT 서울 본부를 방문했을 때 조정원 WT 총재에게 "양 단체 간 통합된 룰로 합동경기를 치르자"는 제안서를 전달했다.

2014년 두 단체가 서명한 합의의정서에 따라 북한 선수들의 올림픽 태권도 종목 출전 길은 열렸다. 하지만 'WT의 룰을 따라야 한다'는 단서가 있어 아직 결실로 이어지는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리 총재의 제안은 북한 선수의 올림픽 출전을 염두에 둔 것이어서 향후 양 단체의 협의 과정에 관심이 쏠린다.

hosu1@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8/02/15 10:4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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