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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모시는 것은 길들지 않는 말을 타고 있는 것과 같다"

전 백악관비서실장 "목표 보이면 어떤 미친 일도 난관도 아랑곳 안해"
"어떤 것에도 겁나서 몸 사리는 법 없는 사람"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 라인스 프리버스는 지난해 7월 굴욕적으로 경질됐으나 그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가끔 걸려오는 전화로 잡담을 나누거나 자문에 응하는 관계를 맺고 있다.

라인스 프리버스 전 백악관 비서실장. 2017.7.27 [EPA=연합뉴스]
라인스 프리버스 전 백악관 비서실장. 2017.7.27 [EPA=연합뉴스]

프리버스는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개인 자격으로 국제회의 연설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길에 비무장지대(DMZ)를 찾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DMZ 방문을 권했다.

당시 기상이 나빠서 트럼프 대통령의 판문점 방문은 취소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일정에 관한 한국과 미국 정부 간 협의 과정에 이런 일이 있었던 것은 프리버스가 내달 출간 예정인 백악관 비서실장의 역할에 관한 책 '문지기들(The Gatekeepers)' 증보판의 저자와 인터뷰에서 밝힌 것이다.

당시 청와대 측 설명에 따르면, 전날 단독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일정을 조정해서라도 DMZ를 방문하는 게 좋겠다"고 제안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지 않아도 비서실에서 그런 제안이 있어서 고민 중인데,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고 조언을 구했고 다시 문 대통령이 "저도 동행하겠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같이 가주시면 저도 가겠다"고 화답했다.

프리버스의 인터뷰는 경질 후 처음으로, 비서실장 재임 6개월 동안 다루느라 쩔쩔맸던 백악관 내부의 초기 난맥상과 혼란, 특히 누구도 제어할 수 없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런 대통령을 제어하는 게 임무인 비서실장 간 울퉁불퉁한 관계가 당사자의 입으로 확인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프리버스의 인터뷰는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을 보좌하는 것은 "가장 힘이 세고 길들지 않은(most independent) 말을 타고 있는 것과 같았다"고 말할 만큼 기존 제도와 규범을 거부하는 트럼프의 특성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어서 트럼프의 행동 연구 자료를 보태주는 것이기도 하다.

대중문화 잡지 배너티 페어 3월호는 '문지기들'의 저자 크리스 위플이 프리버스와 인터뷰를 주요 소재로 삼아 추가한 장의 요약본을 실었다.

프리버스는 트럼프에 대해 "누구도 아무 것도 무서워 하지 않는 사람"이라며 "그는 그 어떤 것에도 겁이 나서 몸을 사리는 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정치인들은 일종의 지지도 중독증에 빠진 사람들인데, 트럼프 대통령도 그렇긴 하지만, 다른 정치인들과 다른 점은 "폭풍에 폭풍이 이어져도 끝까지 무릅쓰면서 어떤 결말을 보는 성격"이다. "그는 최종 목표가 보이는 한 어떤 미친 짓이나 극적인 상황 혹은 난관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다 견뎌낸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습성만 해도 프리버스 뿐 아니라 부인 멜라니아, 딸 이방카, 사위 제러드 쿠슈너 등 "모두가 기회있을 때마다 진정시키려 했"으나 소용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을 면전에서 "멍청이(idiot)"라고 모욕하는 바람에 세션스 장관이 사표를 낸 적이 있다는 뉴욕타임스의 보도도 프리버스의 더 구체적인 설명으로 사실로 확인됐다.

지난해 5월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해임되고 그 여파로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특별검사가 임명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 등도 있는 자리에서 '세션스가 이 이 수사에서 스스로를 배제키로 결정하는 바람에 특검에 대한 통제권을 놓치게 됐다'는 취지로 질책하며 멍청이라고 욕했고 세션스 장관은 그만 두겠다며 백악관을 나섰다.

이 자리에 있던 돈 맥건 백악관 법률고문이 얼굴이 벌게진 채 프리버스를 찾아 "큰 일 났다"고 전하는 바람에 알게 된 프리버스는 자리에서 튀어 나가 주차장에서 마침 떠나려던 세션스 장관을 억지로 자신의 방으로 데려가서 펜스 부통령, 스티브 배넌 당시 백악관 최고전략가 등과 함께 간신히 주저앉혔다.

그러나 그날 밤 세션스 장관은 기어코 백악관에 사표를 전달시켰고, 프리버스는 결국엔 트럼프를 설득해 반려케 했다.

이것으로 단념할 트럼프가 아니었다. 저자 크리스 위플은 백악관 내부 소식통을 인용, 두 달 뒤 트럼프는 트위터를 통해 세션스를 "나약하다"고 모욕을 준 뒤 프리버스에게 세션스의 사표를 받아오라고 지시했다. "또 날 말릴 생각하지 말라"며. 프리버스는 세션스가 사임할 경우 이어질 큰 파장을 설명하면서 다시 트럼프를 가라앉혔다.

그러나 이제는 프리버스가 트럼프 대통령의 모욕주기 제식의 새 희생양이 됐다. 비서실장인 프리버스를 불러서 파리를 잡으라고 한 적도 있다.

신임 백악관 공보국장 앤서니 스카라무치로부터 공개 모욕 당한 프리버스가 트럼프를 찾아가 "내가 나가야 하느냐?"고 묻자 트럼프는 받아들였다.

프리버스는 1~2주 시간 여유를 두고 명예롭게 퇴진하길 희망했으나 그 이튿날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기가 공항에 내리자마자 트위터를 통해 존 켈리 신임 비서실장 임명 사실을 알렸다. 프리버스는 전용기에서 내려 비를 흠뻑 맞으며 차에 태워져 사라져야 했다고 윌플은 묘사했다.

ydy@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8/02/15 16:0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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