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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 종자는 ‘농업의 반도체’… 금값 2배 이상도

전북 전주시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화훼온실에서 연구원들이 형형색색의 신품종 선인장을 연구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제공

지구 온난화로 자연재해가 끊이지 않으면서 식량의 자원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30개 이상 나라가 식량 부족에 허덕인다.

때문에 식량 안보를 둘러싼 각국의 경쟁은 전쟁을 방불케 한다. 그 치열한 다툼의 중심에 ‘농업의 반도체’로 불리는 종자(種子)가 있다. 세계 종자시장은 2014년 537억 달러(약 64조 원)에서 2020년 920억 달러(약 110조 원)로 커질 전망이다.

세계 종자시장의 약 70%는 10여 개 다국적기업이 좌우하는데, 막대한 자금을 동원해 몸집 불리기에 여념이 없다. 지난해 중국 켐차이나는 스위스 신젠타를 430억 달러(약 48조 원)에 인수, 단숨에 1위로 올라섰다. 독일 바이엘은 660억 달러(약 74조 원)에 미국 몬산토 합병을 추진 중이다.

◇파종도 늦었는데 외환위기로 뿌리 흔들려

한국의 종자산업은 걸음마 수준이다. 국립종자원에 따르면 국내 종자시장 규모는 2015년 현재 5천8억 원으로 세계 종자시장의 1%에도 못 미친다. 수출 비중도 전체의 11.9%인 593억 원에 불과하다.

다른 나라에 지급하는 종자 로열티는 2006∼2015년 1천457억 원에 달했다. 반면 한국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로열티는 1%도 안 되는 9억5천만 원에 그쳤다.

일례로 파프리카 농가는 종자의 99%를 네덜란드에서 사 오는데, 로열티를 포함한 종자비가 연간 120억 원에 이른다. 파프리카 씨앗 가격은 g당 9만1천 원으로 g당 4만5천 원인 금의 두 배가 넘는다.

우리나라의 종자산업은 출발이 너무 늦었다. 미국과 일본, 유럽 등은 종자산업 역사가 100년을 훌쩍 넘는다. 하지만 우리는 1994년에야 비로소 종자산업 육성정책이 나왔다.

게다가 1998년 IMF 외환위기는 본격적인 성장을 시작하려던 종자산업을 뿌리째 흔들어 놨다. 당시 국내 5대 종자회사 중 농우바이오를 뺀 네 곳이 다국적기업에 인수됐다.

이로 인해 무, 배추의 종자는 약 50%, 양파와 당근의 종자는 80% 이상이 남의 것이 됐다. 다국적기업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순식간에 14%에서 65%로 커졌다. ‘농부는 굶어 죽어도 씨앗은 베고 죽는다’는 격언이 무색한 꼴이었다.

현재까지도 종자산업은 영세성을 못 벗어나고 있다. 연 매출 5억 원 미만의 소규모 업체가 전체의 87.9%(1천61개)나 되고, 육종 전문가도 전체의 10%가량인 1천35명에 불과하다.

◇‘종자 강국’ 다시 발돋움… 특허출원 세계 7위

하지만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국내 기업들은 분투했다. 2012년 동부팜한농(현 LG팜한농)은 외환위기 때 국내 1, 3위 흥농종묘와 중앙종묘를 인수한 몬산토코리아를 다시 사들였다. 2014년 농협경제지주는 해외로 넘어갈 뻔했던 농우바이오를 인수해 ‘식량주권’을 사수했다. 이런 노력으로 국내 업체의 시장점유율은 89%로 커졌다.

종자 특허출원도 급증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998년 ‘품종보호제도’가 시작된 이래, 2017년 말까지 9천959건의 특허가 출원돼 7천70건이 등록됐다고 밝혔다. 이는 출원 건수 기준으로 세계 7번째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허출원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로 특히 화훼류와 채소류의 신품종 개발이 활발하다. 일례로 경기도농업기술원이 개발한 가시 없는 장미 ‘딥퍼플’은 에콰도르, 콜롬비아 등 세계 17개국에 종자가 수출된다. 2011~2017년 벌어들인 로열티만 13억 원에 달한다.

정부도 종자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해왔다. 2013년 1차 5개년 종자산업 육성계획을 수립, 2017년까지 인프라 구축에 힘썼다. 이 기간 해외 로열티 지불액이 162억 원에서 118억 원으로 27.2% 감소됐다.

최근 수립된 2차 5개년 계획은 수출에 초점을 뒀다. 새만금 간척지에 종자단지를 건설하고, 인재육성과 컨트롤타워 구축에도 나선다. 이를 통해 세계 30위 수준인 종자 수출규모를 13위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김영대 기자 Lonafre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8/04/01 10:3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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