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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서 내전 겪는 중동 예멘인 4개월 만에 227명 난민신청

출입국사무소 난민 관리인력 1명뿐…난민법 악용 사례도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어린이날 연휴인 지난 5일 오후 제주국제공항에 중동 출신 예멘인들이 대거 도착했다.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에어아시아X 국제선 항공기를 타고 온 이들은 50명이 넘었다.

이들은 허름한 복장을 하고 커다란 여행 가방 대신 작은 가방만 들고 있었다.

일부 여성은 머리와 목을 가리는 스카프 일종인 히잡을 두르고 있었다.

예멘인들이 제주를 찾은 일은 거의 없었다. 예멘 국적 입국자는 2015년 말까지 없었으며 2016년 10명, 지난해 52명 수준이었다.

제주공항에 도착한 예멘인
제주공항에 도착한 예멘인(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지난 5일 예멘인들이 제주에 온 후 공항에서 택시를 잡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2018.5.9 koss@yna.co.kr

그러나 내전이 이어지면서 올해 들어 이달 7일까지 325명이나 제주를 찾았다.

제주 방문 예멘인들이 올해 들어 5개월간 2년 전보다 32배 이상 갑자기 급증한 이유는 뭘까?

이날 공항에 도착한 예멘인들은 난민 허가를 받고 한국에서 사는 것이 목적이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자신이 예멘인이라고 밝힌 무널 비그샨(28)씨는 "고국이 내전 중에 있다. 한국 제주도는 장기간 여행할 수 있고, 그 기간 난민신청도 가능하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제주공항에 내린 서너 명의 다른 예멘인들도 무널 비그샨씨와 같이 제주에서 사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들 대부분 열흘간의 여행 일정을 개별적으로 예약하고서 제주에 온 후 곧바로 난민신청 절차에 들어가고 있었다.

올해 들어 지난 4월까지 제주에서 난민을 신청한 외국인은 중국과 동남아, 아프리카 등 총 369명이다.

이 중 예멘인 난민신청자는 90명(24.4%)에 이르고 있다.

이들 들어서도 2일과 5일 제주에 입국한 139명도 현재 출입국관리사무소를 방문, 난민을 차례로 신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올해 들어 8일 현재 기준 예멘 신청자는 227명에 이른다. 지난달 말까지 90명이 신청했고 이달 들어서만 8일간 137명이 난민을 신청했다.

제주공항 도착한 예멘인
제주공항 도착한 예멘인(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지난 5일 제주에 도착한 예멘인들이 청사에서 서로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8.5.9 koss@yna.co.kr

◇ 난민신청 증가는 무사증제도 때문

내전으로 인해 말레이시아에서도 난민 수준과 비슷한 처지에 놓였던 예멘인들이 제주까지 와 난민신청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사증(무비자) 입국제도 때문이다.

비자를 받아야 하는 이웃 일본 등에서는 예멘인들의 입국이 거부되는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제주도의 경우 2001년 제정된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에 근거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무사증 입국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 전 세계 206개 국가 중 시리아, 이란, 나이지리아 등 11개국만 입국을 불허하고 있다.

그동안 일부 중국인들은 제주에 무사증 입국한 후 정부의 파룬궁 수련 탄압을 이유로 난민신청하기도 했다.

여기에 전쟁이 장기화하는 중동과 아프리카 출신의 난민신청자까지 제주로 몰리고 있다.

무사증제도를 시행하는 제주도에서 외국인이 최장 한 달만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는 것에 비해 난민신청자에 대해서는 수개월 걸리는 심사 기간에 체류할 수 있는 외국인등록증을 발급해 주고 있다.

난민(CG)
난민(CG)<<연합뉴스TV 제공>>

◇ 난민법 악용…소송 땐 최장 3년 더 체류

인도적 차원으로 난민을 받아들이는 난민법이 처음으로 시행된 2013년 제주출입국관리사무소에 난민 자격을 신청한 외국인은 1명에 불과했다.

그러다가 2014년 318명, 2015년 227명, 2016년 295명, 2017년 312명 등으로 불어났다.

그러나 실제 난민 자격을 받은 외국인은 현재까지 1명에 그치고 있다.

난민신청이 불허되더라도 행정심판을 거쳐 소송을 진행하면 그 소송 기간인 최장 3년을 더 체류가 가능하다.

난민신청자는 이처럼 증가하고 있으나 관련 업무를 보는 제주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은 단 1명에 불과하다. 통역 인력도 턱없이 부족하다.

실제 난민이 맞는지, 불법 취업을 목적에 둔 것인지를 심사하거나 인터뷰를 진행해야 하지만 거짓진술을 하면 일일이 가려내기 힘든 형편이다.

박준형 제주출입국관리사무소 행정지원팀장은 "난민신청 업무가 포화돼 인력 충원을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불법 취업을 목적으로 난민신청을 악용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4월 13일에는 '가짜 난민'인 중국인 2명이 구속되기도 했다.

이들은 2015년 12월 무사증으로 입국한 후에 난민신청을 하고 체류하면서 일을 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난민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외국인등록증을 위조, 1년 5개월간 불법체류도 했다.

가짜 난민신청을 도운 출입국관리사무소 전직 공무원이 실형을 받기도 했다.

제주지법은 지난 1월 12일 외국인의 체류자격을 늘려주기 위해 가짜 난민신청을 알선해 온 혐의로 기소된 임모(62)씨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임씨는 2014∼2016년까지 부산출입관리사무소 직원 A씨에게 수천만 원을 건네고 난민접수 내용을 빼돌린 후 이 같은 범행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https://youtu.be/zdMUmJlP2b8]

koss@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8/05/09 11:5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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