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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해 둘 걸"…일본 대기업 채용 '성적중시' 회귀 확산

대기업은 여전히 좁은 문…성적·이수과목 자료 제출 요구 늘어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학생의 본분은 역시 공부다"

기업이 신규 졸업자 채용 때 학생의 성적과 이수과목 등을 평가하는 사례가 일본 대기업을 중심으로 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그동안 채용 때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활동능력 등 '인물 본위' 평가를 주로 해왔으나 최근 들어 "학교성적이 좋으면 즉시 채용"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취업활동 중인 메이지(明治)대학 4학년 여학생은 요즘 "더 열심히 공부해 뒀어야 하는건데..."라며 다소 불안해하고 있다. 들어가고 싶은 종합상사와 증권회사에서 3학년 때까지의 성적과 이수과목 자료를 제출하라는 요구를 받았기 때문이다.

인구감소와 경기호조로 기업들이 구인난을 겪고 있다지만 누구나 들어가고 싶어하는 대기업의 입사경쟁률은 여전히 높다.

이 학생은 "학교성적이 합격을 좌우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주요 기업의 취업설명회에 모인 학생들[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주요 기업의 취업설명회에 모인 학생들[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요즘 성적중시를 표방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기업이 성적중시라는 옛 방식으로 다시 돌아간데는 학생의 성적과 이수정보를 기업용으로 정리해 제공하는 서비스가 출현한 것도 한몫했다.

미쓰이스미토모(三井住友)해상화재보험 채용담당자는 3년 전부터 취업희망자의 학교 성적과 이수과목 정보를 채용평가에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면접 등에서 긴장해 첫인상에서 손해를 보는 경향이 있는 사람도 오랜 시간에 걸쳐 해온 학업 이야기를 하면 편안하게 응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30분 정도를 할애하는 3차 면접에서는 면접관이 반드시 학업성적을 묻도록 하고 있다. 학생의 실력과 됨됨이를 균형 있게 평가하기 위해서다.

미쓰이스미토모는 입사전형에 '대학성적센터'가 제공하는 성적과 이수과목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고 있다. 이름만 보면 공적 기관처럼 보이지만 취업정보 업체 리쿠르트 출신이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2014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학생의 성적과 이수과목을 모은 후 해당 학생의 동의를 얻어 기업에 유료로 제공한다.

성적증명서 제출을 요구하는 기업은 그동안에도 있었지만 집계와 관리가 번거로워 취업 내정여부를 결정할 때 "제때 졸업할 수 있을지를 관례로 확인하는"(대기업 채용담당자) 정도의 용도에 그쳤다.

대학성적센터가 제공하는 데이터베이스는 학생의 신고를 토대로 강의명과 담당교수 등도 등록한다.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좋은 성적을 받기 쉬운 강의" 등도 파악할 수 있어 성적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한다.

이 회사의 내년 봄 졸업예정자 데이터를 받은 기업은 350여개사로 올해의 1.5배로 늘었다. 등록 학생수도 내년 졸업예정자가 16만여명으로 올해보다 30% 증가했다.

원래 문과계통의 사무직은 채용전형 때 전공과목을 아예 묻지도 않는 경우가 많다. 면접과 그룹 토론 때의 언행 등을 토대로 됨됨이를 평가해 합격여부를 결정하는 게 일반적이다.

쓰지 다이치로 대학성적센터 대표는 그런 관행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학업에 대해 더 많은 시간을 들여 이야기해야 하는데 그런 학생이 많지 않고 학업을 평가할 수 있는 면접관도 없더라"는 것.

센터의 자료를 이용하는 기업은 현재로서는 대기업이 대부분이다.

미쓰비시(三菱)상사는 입사희망자에게 입사지원서 제출과 동시에 대학성적센터에 등록을 요구한다. 채용담당자는 "성적만으로 합격여부를 결정하지는 않는다"고 하지만 평가자료로 중시한다.

성적과 함께 이수과목도 중요시된다. 아쿠사생명보험은 내년 졸업예정자 채용 때부터 대학성적센터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2차면접에 올라온 모든 학생에게 등록을 요구한다. 이 회사 채용담당자는 "수리학 관련 등 전문성이 높은 과목 이수여부를 눈여겨 본다"고 털어 놓았다.

대형 관고업체인 도큐(東急)에이전시 담당자는 "전문과목뿐 아니라 필수과목도 주목한다"면서 "취업하고 나면 좋아하는 업무만 할 수 있다. 흥미 없는 분야에도 진지하게 임할 수 있는지 확인한다"고 말했다.

기업과 취업희망자를 이수과목과 성적에 맞춰 연결해 주려는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서비스를 시작한 '리슈카쓰(履修活)'는 기업이 요구하는 조건에 맞은 학생을 골라 "꼭 우리 회사에 오라"며 스카우트를 제의한다. 채용지원회사인 파브를 중심으로 취업정보업체 마이나비와 디스코 등 24개 취업 관련 회사가 가입해 있는 컨소시엄이 운영하며 성적정보센터도 데이터베이스 이용에 협력하고 있다.

업계의 '성적중시 회귀'에 대해서는 대학도 호의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 사립대 취업지원센터 관계자는 "착실히 공부한 학생이 평가받는 거라면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적중시 추세가 더 확산하면 학생들의 취업활동 양상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lhy5018@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8/05/18 10:5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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