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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러시아 스캔들' 특검 1년…'결정적 한 방' 없었다

러 '친트럼프' 대선 개입 밝혔지만 트럼프측 공모정황은 '아직'
트럼프 측근들 별건 수사로 기소…트럼프 '사법방해' 수사가 남은 관전 포인트

뮬러 특검(왼쪽)과 트럼프 대통령(오른쪽) (PG)
뮬러 특검(왼쪽)과 트럼프 대통령(오른쪽) (PG)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중도 하차 위기로까지 몰아넣을 수 있다는 관측 속에 기세등등하게 수사에 들어간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이 지난 17일로 출범 1주년을 맞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면 조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대두하는 등 수사가 종반전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되지만 막상 수사 본류인 러시아와 트럼프 캠프 간 공모 정황은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결정적 한 방'은 아직 없었다는 얘기다.

연방수사국(FBI) 국장 출신의 '강골' 뮬러가 이끄는 특검팀은 작년 5월 17일 트럼프 대통령의 격렬한 반발 속에서 닻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검팀이 출범하자 "한 정치인에 대한 미국 역사상 최대의 마녀 사냥"이라고 비난하면서 격앙했다.

당초 특검팀의 수사는 2016년 대선 때 러시아의 선거 개입이 있었는지, 러시아 측과 트럼프 캠프와 공모가 있었는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던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에게 수사 중단 압력을 행사하고,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해임했다는 '사법 방해' 의혹 등으로 수사가 확대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헌법상 탄핵 대상인 '중대 범죄'에 해당하는 '사법방해'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오르게 되면서 특검 수사는 한때 미국 정가를 요동치게 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뮬러 특검은 지난 1년간 총 19명의 개인과 3개 회사를 기소했다.

우선 특검팀은 2014년 미국 대선 때 러시아가 페이스북 등 인터넷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당시 공화당 트럼프 후보에게 유리하고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불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사실을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러시아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본사를 둔 '인터넷 리서치 에이전시'(IRA)를 선거 공작 본거지로 삼아 인터넷 공간에 트럼프 후보를 띄우고, 클린턴 후보를 흠집내는 글을 집중적으로 올렸다.

또 페이스북에 3천 건의 광고를 올렸는데 이는 1억2천600만명에게 전파된 것으로 나타났다. 뮬러 특검은 이와 관련해 '푸틴의 주방장'으로 알려진 예브게니 프리고친을 포함한 러시아인 13명과 회사 3곳을 기소했다.

그러나 특검 수사는 선거 개입 행위에 트럼프 캠프 핵심 인사들이 관여됐는지를 밝히는 데까지 나아가지는 못했다.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트럼프 대선 캠프 선대위원장을 지낸 폴 매너포트, 캠프 전 부본부장 리처드 게이츠, 캠프 외교 고문 조지 파파도풀로스 등이 특검팀에 기소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때 적지 않은 정치적 타격 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수사 과정에서 한 위증, 사업상 돈세탁 등 '별건' 혐의로 형사처벌 대상이 됐다.

WP는 17일(현지시간) "트럼프 캠프가 2016년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러시아와 협력했느냐는 질문에 뮬러는 여전히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뮬러 특검은 트럼프 측근들이 (러시아의 여론 조작) 계획에 참여했다는 혐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런 탓에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공모는 밝혀지지 않았다면서 거꾸로 특검팀에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검 1주년을 맞은 17일 트위터에 "미국이여 축하한다. 우리는 이제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마녀 사냥의 두 번째 해에 접어든다. 그리고 거기에는 어떤 공모나 방해도 없었다. 유일한 공모는 훨씬 더 많은 돈을 쓰고도 선거에서 이기지 못한 민주당원들이 했을 뿐"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역겨운, 불법적인 마녀 사냥에도 우리는 미국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첫 17개월 임기를 보냈다"며 "가짜 뉴스 미디어와 비방자들에게는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스캔들'의 본류 수사는 결정적인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지만, 수사 과정에서 파생된 트럼프 대통령의 '수사 방해' 의혹 수사의 향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미 전 국장은 작년 5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정치적 압박이 되는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중지하라고 압력을 행사했고, 이 같은 요구를 수용하지 않은 자신을 해임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미국 법조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언 전 국장에게 수사 중단을 요구하고, 이어 경질한 일련의 과정에 '부정한 의도'가 있었는지를 입증하는 것이 수사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뮬러 특검팀이 조만간 트럼프 대통령 대면 조사를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검팀은 이미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인들에게 48개 이상의 질문이 담긴 사전 질의서를 발송했다. 특검은 질의서에서 특히 대통령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는 '사법방해' 여부를 살피는 차원에서 코미 국장 해임 경위를 자세히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면 조사에 응할 것인지 아직 명확하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뮬러 특검이 자신을 "공정하게 대한다면 대화할 수 있다"고 원론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지난 6일 ABC방송에 나와 "트럼프 대통령이 수정헌법 5조의 권리(진술거부권)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가 어떻게 확신할 수 있겠느냐"면서 "미국의 모든 변호사는 그가 증언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뮬러 특검이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해도 임기 중인 현직 대통령을 기소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미국 법무부는 현직 대통령은 탄핵 후에 기소할 수 있다는 유권 해석을 뮬러 특검팀에게 제시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CNN과 인터뷰에서 뮬러 특검팀이 법무부 방침을 수용해 트럼프 대통령을 기소할 수 없다는 점을 자신들에게 인정했다고 밝혔다.

ch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8/05/18 11:5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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