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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주목되는 트럼프 '체제보장' 언급…北, 자충수 멈춰야

(서울=연합뉴스) 남북관계가 정상회담 이후 20일 만에 난기류에 휘말려 출렁이고 있다. 남북고위급 회담 무산에 이어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북남 고위급 회담을 중지시킨 엄중한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남조선의 현 정권과 다시 마주앉는 일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갑자기 우리를 비난하고 나선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중요 회담이나 행사 직전 이를 취소하거나 판을 갑자기 흔드는 것은 북한의 낡은 협상술이긴 하지만 남북이 새로운 평화의 시대 돌입을 선언한 '판문점 선언' 이후에는 달라져야 했다. 이런 행태가 반복되니 북한을 믿을 수 없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는가.

남북관계는 물론 '북미정상회담 재고려' 가능성까지 거론하는 북한의 숨은 속셈이 있겠지만, 자신들의 계산법이 맞을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 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엄중한 사태 해결'을 주장하며 우리를 향해 내놓은 비난은 궁색하기 짝이 없다. 국제사회의 호응을 받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에 대한 진정성까지 의심하게 하는 자충수가 될 뿐이다. 더는 명분 없는 으름장과 판 흔들기는 중단해야 한다.

북한의 최근 태도 돌변을 중국과의 관계회복과 연관 짓는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제재가 느슨해질 가능성도 거론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북한의 최근 태도변화가 지난 7∼8일 이뤄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2차 방중 이후 나온 점을 주목했다.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의 결정적 국면에서 자신들의 책임을 방기할 리 만무하지만, 북한이 중국을 기댈 언덕 삼아 비핵화를 지연하거나 빠져나갈 빌미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분명한 결단만이 새로운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열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트럼프 미 대통령이 비핵화와 관련해 북한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리비아식 해법에 확실히 선을 긋고 비핵화에만 합의한다면 김정은 정권의 체제를 확실히 보장하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한 것을 주목한다. 그가 산업화에 성공한 '한국모델'을 언급하며 비핵화 합의 시 강력하게 김정은 체제를 보호하겠다고 약속하고 북한의 경제적 번영을 지원할 것임을 시사한 것은 의미가 작지 않다. 북한이 비핵화의 조건으로 거론해온 '체제안보'에 대해 미국 대통령이 공개적이며 구체적으로 긍정적 반응을 보인 셈이다. 북한도 적극적으로 화답해야 한다.

북한과 미국이 빨리 '조건부(체제안전보장시) 비핵화'와 '조건부(비핵화시) 체제안전보장'의 접점을 찾는 것이 절실하다. 오는 22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릴 한미정상회담의 의미는 더욱 커졌다. 청와대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행하기 위한 방안과,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이행할 경우 밝은 미래를 보장하기 위한 방안을 이번 정상회담에서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적절한 의제 선정이다. 우리는 분명한 원칙을 견지한 가운데 북미 간의 중재역할에 임해야 한다. 무엇보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최우선으로 전제돼야 한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8/05/18 15:5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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