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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 현장 보고서] ⑤ "촛불, 역동성의 매력" 인니 친한파들

인도네시아국립대 한국학과 교수진과 학생들
인도네시아국립대 한국학과 교수진과 학생들 (자카르타=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인도네시아국립대에 2006년에 개설된 한국학과 인도네시아 한국학 연구 붐을 이끌고 있다. 사진은 한국학과 교수진과 재학생들 모습. 2018.6.4 wakaru@yna.co.kr
전국 18대 대학에 강좌 개설…최고 명문 인니국립대가 연구 주도
한국학, 한류 성장 떠받치는 힘…"졸업생, 양국 가교 역할 기대"

(자카르타=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히잡을 쓴 이슬람 여성이 한국의 명소를 여행하다 한국인 남성과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의 영화가 상영될 정도로 한류 열풍이 거센 나라가 있다.

'포스트 차이나'의 대표 시장으로 주목받는 세계 4위 인구 대국(2억6천만 명)인 인도네시아에서는 K팝과 K드라마에서 시작된 한국 대중문화의 인기가 지금은 패션, 화장품, 관광, 한식 등 문화산업 전반으로 확산했다.

각 대학에 개설된 한국학 강좌가 현지에 진출한 대한민국 기업과 함께 한국에 대한 우호적 여론을 조성하고 한류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원동력이다.

인도네시아 한국학은 1987년 자카르타의 명문 사립인 나시오날대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시작됐다. 이후 2006년 현지 최고 명문인 인도네시아국립대에 한국학과가 개설돼 학문으로서의 한국 연구 붐을 이끌고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에는 18개 대학에 한국학 강좌가 개설돼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정통한 현지인을 배출하고 있다.

인도네시아국립대의 에바 라피타 한국학과장은 "졸업생들이 대기업과 관료사회, 대학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해 리더로 성장하고 있다"며 "이들은 양국의 협력 관계에서 중요한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한국 경제모델 적용에 앞장" 자신감 넘치는 학생들

"광화문 광장의 촛불시위를 지켜보며 한국의 저력을 새삼 실감할 수 있었어요"(한국학과 실습강사들)

인도네시아 나시오날대 한국학과 수업현장
인도네시아 나시오날대 한국학과 수업현장 (자카르타=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인도네시아 사립 명문인 나시오날대 한국학과 2학년 학생들의 수업현장. 대부분의 학생은 졸업 후 한국기업에 취직해 통·번역일을 하거나 관광 가이드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2018.6.4 wakaru@yna.co.kr

지난달 31일 오전 현지에서 만난 인도네시아국립대 한국학과 학생들은 한결같이 밝은 표정이었다. 취업난에 시달리는 한국 청년들과 달리 모두가 자신있게 장래 희망을 이야기했다.

윤동주 시인을 좋아한다는 비난 한드라 아우니(3학년) 씨는 "공기업에 취업해 한국의 경제발전 모델을 인도네시아에 적용하는 일에 앞장서고 싶다"고, 학생회장인 알피아니 라미(3학년) 씨는 "할리우드 못지않은 한국 영화산업을 벤치마킹해 인도네시아 영화부흥을 이끄는 사업을 펼치고 싶다"고 했다.

한국 유학을 꿈꾸는 학생들도 여럿 있었다. 신경숙 소설 '엄마를 부탁해'에 푹 빠졌다는 아나스타샤 하나스쁘티(2학년) 씨는 "졸업하면 한국으로 건너가 그곳의 페미니즘을 연구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교육문화부에서 한-인도네시아 대사전 발간을 맡은 윈다 루트비타, 한국도시철도공사 현지지사의 아릿 쁘라타마 꾸트라 씨 등 한국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졸업생들은 한국에 대해 공부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털어놨다.

"인도네시아와 달리 수직적인 조직문화로 인해 처음 한국기업(인)과 대할 때에는 좀 어색했지만 한국문화에 대해 충분히 배웠기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어요. 한국인들은 매사에 적극적이고 부지런해 배울 점이 많습니다."

한국에 유학을 다녀와 대학에서 강사로 근무하는 아디트라이나 올리타산·젤리타 리니·안니자 우스피아라마 씨는 이구동성으로 '다이내믹 코리아'의 매력을 치켜세웠다.

이들은 "한국의 매력은 대중문화만이 아니었다"며 며 "초고속인터넷망과 서비스 산업의 발전도 대단하지만 촛불시위를 통해 한국의 저력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덕분에 강의에서 역동적인 한국을 소개할 수 있다"며 즐거워했다.

한국학과 학생회는 매년 6월 말에 K팝·부채춤·사물놀이·한식·한국연극 등을 선보이는 '한국문화의 날'을 여는 데 4천 석의 대학 광장이 늘 만석이다. 에바 학과장은 "방송과 신문 등 주요언론에서도 꼬박꼬박 보도할 정도로 대학 내 최대 학생 축제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나시오날대 한국학 동아리의 축제 준비
인도네시아 나시오날대 한국학 동아리의 축제 준비 (자카르타=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인도네시아 사립 명문인 나시오날대 한국학의 학생 동아리가 오는 8월에 열리는 한국 문화 축제 공연을 위해 부채춤(왼쪽)과 한국 동화 연극을 연습하고 있다. 2018.6.4 wakaru@yna.co.kr

◇ 4년제 신입생 받은 나시오날대…"심층적 연구 가능"

같은 날 오후 찾아간 나시오날대의 한국학과에서는 2학년생들의 한국어 말하기 수업이 진행됐다.

서울에 도착해 한국인에게 길을 물어물어 친구와의 약속장소에 도착한다는 설정의 상황극을 한국어로 말하는 시간이었다.

다소 서툰듯한 한국어에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지는가 싶더니 이내 "틀렸어" "반말로 길을 물으면 안 돼" 등의 '날카로운' 지적도 들려왔다.

수업을 받는 30여 명의 학생에게 졸업 후 꿈을 묻자 대부분 통·번역사나 관광 가이드가 되고 싶다고 답했다.

루라니 아딘다 학과장은 "3년제 과정으로 한국어와 한국 사회·문화 교육이 중심"이라며 "졸업생 대부분이 취업하는데 한국기업에 들어가 통·번역을 담당하거나 한국 관련 여행사에서 가이드로 활약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올해 4년제 한국학과도 개설해 처음으로 신입생을 받았다"며 "4년제에서는 한국을 좀 더 심층적으로 연구할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 강당에서는 한국어 연극 동아리가 한국 동화를 콩트로 각색해 연습했고, 다른 한쪽에서는 K팝 커버댄스와 부채춤 연습이 한창이었다.

인도네시아국립대 중앙도서관 속 한국도서 코너
인도네시아국립대 중앙도서관 속 한국도서 코너 (자카르타=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인도네시아국립대는 2006년에 한국학과를 개설했다. 대학 중앙도서관에 500여 편의 한국 관련 영상 자료를 비치한 시청각 자료실(왼쪽)과 6천여 권의 장소를 보유한 한국도서 코너 모습. 2018.6.4 wakaru@yna.co.kr

루라니 학과장은 "한국문화 동아리는 매년 8월 열리는 한국어 말하기대회와 한국문화 축제에 단골로 출연한다"며 "자발적으로 대본을 만들고 악보와 동영상을 구해와 연습할 정도로 학생들이 한국문화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 "일본학과는 대학원 과정에 기숙사까지 있는데…"

인도네시아국립대의 중앙도서관에는 한국 시청각자료실과 '한국의 창'이라고 이름 붙은 한국도서실도 운영되고 있었다.

6천 권의 장서와 500여 편의 시청각 자료가 있는데 대부분 한국국제교류재단(KF)과 한국국제협력단(KOICA) 등이 기증한 것들이었다. 도서관 측은 학생들이 최근 책을 많이 찾는데 돈이 없어 살 수가 없는 형편이라고 귀띔했다.

에바 학과장은 "일본학과는 일본국제교류기금이 대학 내에 지어준 일본관 건물에서 수업한다. 석·박사를 배출하는 대학원 과정에다 기숙사까지 갖추고 있어 다른 학과생들의 선망이 되고 있다"며 "한국학과는 대학원 과정이 별도로 없어 석사과정을 밟으려면 대학원의 동아시아학부로 진학해야 한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그는 "올해 신입생 50명 선발에 1천여 명이 몰렸다"며 "당장은 취업이 잘돼 학생이 몰리지만 일본학처럼 지속가능한 학문으로 우뚝 서려면 전문 교수진을 늘이고 별도 대학원 개설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wakaru@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8/06/04 08:3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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