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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IS와 다르다" 아일랜드 신성모독죄 폐지 국민투표

국가이미지 개선 위해 사문화한 헌법조항 삭제 추진
낙태허용 이어 가톨릭 영향력 약화…'여성 공익적 가사'도 삭제 검토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아일랜드공화국이 신성모독 금지를 명시한 헌법 조항도 삭제를 추진한다.

13일(현지시간) 현지언론과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찰스 플래너건 아일랜드 법무부 장관은 신성모독 처벌 조항을 삭제하는 데 대한 찬반 국민투표를 오는 10월 열겠다고 전날 발표했다.

이는 최근 낙태금지 조항을 폐지한 데 이어 가톨릭에 영향을 받은 헌법을 개정하는 작업으로 국가정체성과 관련한 상징적 의미를 강조하려는 조치다.

아일랜드 헌법 40조에는 "신성모독적이거나 폭력을 선동하거나 외설적인 사안을 출판하거나 발언하는 것은 법률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게 되는 범죄"라고 적시하고 있다.

이 같은 헌법 조항에 따라 아일랜드는 최고 2만5천 유로(약 3천200만원)까지 벌금을 부과하도록 하는 처벌법까지 운용하고 있다.

'낙태금지 폐지' 국민투표 가결에 환호하는 아일랜드 국민들
'낙태금지 폐지' 국민투표 가결에 환호하는 아일랜드 국민들[AP=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러나 신성모독 금지 조항은 거의 사문화한 터라 현재 아일랜드에서는 신성모독으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희박하다.

작년에 배우 스티븐 프라이가 신성모독 혐의로 고발됐으나 검찰은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프라이는 "하느님을 만난다면 우리가 억울하게 겪을 비참한 현실이 있는 세상을 어찌 감히 창조했느냐고, 그건 옳지 않고 완전히 사악하다고, 왜 내가 불의와 고통이 가득한 세상을 창조한 변덕스럽고 야비하며 멍청한 하느님을 존중해야 하느냐고 따지고 싶다"고 말했다가 논란에 휘말렸다.

이번 개헌 추진은 실효성보다 국가 이미지 개선과 관계가 있다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그간 아일랜드 정부는 신성모독죄가 사실상 없는 셈 쳤다. 특히 보건부 장관이 "어리석다", "약간 망신스럽다"는 말을 꺼내기도 했다.

아일랜드 무신론 단체의 대변인인 마이클 누전트는 신성모독 조항이 표현의 자유와 국가 대외 이미지를 해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누전트는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자신들의 신성모독 처벌을 정당화하는 데 아일랜드 법률을 제시하고 있다고 단적인 예를 들었다.

그는 "아일랜드가 IS와 그들의 폭압적 행태를 위한 선전물이 됐다"며 "신성모독 때문에 살인을 일삼는 파키스탄에서 우리 법률을 좋게 얘기하는 게 보기 좋은 풍경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신성모독을 이유로 갖은 탄압과 잔혹행위를 일삼고 있는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연합뉴스TV 제공]

플래너건 법무부 장관도 국민투표 계획을 발표하는 성명을 통해 이 같은 점을 지적했다.

그는 신성모독을 사형으로 처벌하는 국가들을 지목하며 "그런 상황은 우리 신념과 가치와 양립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헌법의 신성모독 처벌 조항을 제거함으로써 우리는 신성모독 처벌법이 아일랜드의 가치를 반영하는 게 아니라는 강한 메시지를 세계에 전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일랜드는 여성의 역할에 대한 헌법조항의 삭제도 이번 국민투표에서 찬반을 묻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헌법에는 "아일랜드는 여성들이 가사 생활을 통해 공익에 필수적인 지원을 국가에 제공한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문구가 있다.

이 또한 거의 의미가 없으나 성차별적 상징 때문에 폐지가 거론되고 있다. 신페인당 대표인 메리 루 맥도널드는 이 조항 탓에 여성이 '2등 국민'으로 강등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최근 아일랜드는 찬반 국민투표를 통해 여성의 낙태를 엄격히 금지하는 헌법 조항을 삭제해 세속국가 내 가톨릭의 영향력을 한층 완화했다.

jangj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8/06/14 17:1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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