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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에게 묻다] '몸속 시한폭탄' 대동맥 질환…"터지면 절반이 사망"

무증상 환자 많아 진단 늦어…수술·시술 모두 능숙한 의사 선택해야

(서울=연합뉴스) 송석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외과 교수, 김길원 기자 = #. 60대 남성 김모씨는 3년 전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 '급성 대동맥박리증'이었다. 다행히 늦지 않게 병원에 간 터라 찢어진 혈관을 인조혈관으로 바꾸는 응급 개흉 수술을 받고 회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김씨의 고통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상태 점검을 위해 정기적으로 촬영한 컴퓨터단층촬영(CT)에서 남아있는 흉복부대동맥도 풍선처럼 부풀어지는 동맥류성 변화가 발견된 것이다. 대동맥의 지름의 5㎝ 이상이면 큰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걱정이 앞섰지만, 다행히 이 또한 추가 수술 없이 '스텐트 그라프트'(stent-graft) 시술만으로 남아있는 흉복부대동맥은 정상을 되찾았다. 금속그물망 형태의 인조혈관을 대동맥 내에 넣어 동맥이 터지는 것을 막는 것이다. 이 시술로 김씨는 현재 건강히 생활 중이다.

추가 수술 없이 대동맥류성 변화를 스텐트 그라프트 시술(빨간 원)로 완전 치료한 모습.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연합뉴스]

대동맥은 심장에서 나와 온몸에 혈액을 공급하는 가장 큰 동맥을 말한다. 흉부 대동맥과 복부 대동맥으로 나뉜다. 대동맥에 발생하는 질환 중 대표적인 게 대동맥박리와 대동맥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의 대동맥박리·대동맥류 환자는 2010년 1만2천여명에서 2017년 2만4천여명으로 7년 새 2배 정도 증가했다. 이처럼 환자가 급증한 건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한 과체중 및 비만, 고혈압, 노인 인구 등의 증가와 함께 진단, 검사법의 발달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연도별 대동맥동맥류 및 박리 환자수 추이(단위:명).[자료: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동맥박리는 고혈압 및 유전적 요인 등의 원인으로 혈관 내막이 찢어지는 질환을 말한다. 이 중 급성 대동맥박리는 초응급질환으로 상행 대동맥박리의 경우 사망률이 1시간에 1%씩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또 응급수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2일 이내에 50%가 사망하고 1개월 생존율도 10% 미만이다.

대동맥류는 퇴행성 변화(동맥 경화), 염증성 변화, 감염 등의 원인으로 굵은 동맥이 풍선처럼 부풀어지는 질환이다. 그 크기가 클수록 터질 위험이 커지는데, 혈관이 터지면 순식간에 대량출혈이 발생해 사망에 이른다고 해서 '시한폭탄'으로 비유된다. 복부대동맥류가 75% 정도, 흉부대동맥류가 25% 정도를 각각 차지한다. 대동맥류가 있는 상태에서 대동맥박리가 함께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대동맥박리와 대동맥류는 약물치료와 함께 시술이나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일반적으로 대동맥박리는 상행대동맥 또는 대동맥궁이 박리됐을 때 응급수술이 필요하다.

대동맥류의 경우 보통 동맥류의 지름이 5㎝가 넘어가면 스텐트 시술이나 개흉 또는 개복 수술이 필요하다. 정상 지름은 2∼3㎝ 정도다.

대동맥박리 환자는 대부분 갑작스러운 통증 때문에 병원에 오는 경우가 많다. 반면 대동맥류는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다른 질병을 검사하다가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복부대동맥류의 경우 환자가 직접 배에서 박동성 덩어리를 느껴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인 스텐트-그라프트 삽입 없이 혈관 플러그와 코일 삽입(빨간색 원) 으로 최소 시술을 통해 대동맥 박리 (파란색 네모) 를 치료한 모습.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연합뉴스]

대동맥박리 및 대동맥류로 동맥이 파열됐을 때의 사망률은 50%를 넘는다. 이때는 최대한 빠른 응급수술이 필요하다.

경우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대동맥 수술 대부분은 환자가 수술을 잘 이겨내면 이후 합병증이 많지 않다. 이에 견줘 스텐트 시술은 수술보다 환자에게 덜 위험하지만 향후 추가적인 시술 또는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대동맥 질환을 치료할 때는 수술이나 시술 중 어느 한 가지를 잘하는 의사가 아니라 두 가지 치료법에 모두 능숙한 의사를 선택하는 게 최선이다. 그래야만 치료 후에 추가로 생길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도 적절히 대처할 수 있다.

요즘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는 '래피드'(RAPID, Renovation for Aortic surgery with Prearrival Interdepartment Devotion) 신속치료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응급환자가 병원으로 출발하면 관계된 모든 치료팀이 전송된 자료를 공유하며 병원으로 오는 구급차에서부터 치료 과정을 시작하는 방식으로, 수술에서 시술 치료에 이르기까지 세계 유수의 학회에서 인정받는 최고의 성과를 내고 있다.

환자 입장에서도 지속적인 주의가 필요하다. 전조증상이 거의 없는 질환인 만큼 일단 대동맥박리나 대동맥류 진단을 받으면 주기적인 건강검진 등을 통해 평생 추적관찰을 해야 적절한 수술 시기를 놓치지 않을 수 있다.

송석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외과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연합뉴스]

◇ 송석원 교수는 연세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일본 하마마츠 병원, 미국 휴스톤 헤르만 병원,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연수했다. 현재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대동맥혈관센터 소장으로 국내 대동맥 수술의 4분의 1 이상을 시행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대한흉부외과학회 간행위원, 교육위원, 국제교류위원, 유럽흉부외과학회(EACTS) 및 미국흉부외과학회(STS) 정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bi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8/07/04 07: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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