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의 적은 친구'…美 압박에 이란·터키 밀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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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 적은 친구'…美 압박에 이란·터키 밀착

역사적으론 '중동판 한일' 앙숙이지만 미 제재로 경제 분야 협력

올해 4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좌)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정상회담[EPA=연합뉴스 자료사진]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미국의 강력한 경제 압박을 함께 받게 된 이란과 터키가 어느 때보다 밀착하고 있다.

두 나라는 지리적으로 가까워 경제 교역이 활발하고 안보 분야에 협력해야 하나, 역사적으로 쌓인 구원(舊怨) 탓에 감정적 적대와 경쟁심이 강해 한일 관계와 비슷한 점이 많다.

이제 미국의 제재 하에 놓인 '동병상련'의 처지인 이들은 감정 문제는 잠시 접어두고 서로를 응원하며 미국에 맞서 '공동전선'을 형성한 양상이다.

바흐람 거세미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11일 국영방송에 "터키 정부와 국민이 이런 상황(미국의 제재)과 외부의 압박에 잘 대응하리라 기대한다"며 "누구도 협박으로 다른 나라의 의지를 흔들 수 없기에 터키는 반드시 그렇게 해내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이웃 나라인 이란과 터키 모두 중동의 안정과 안보, 평화에 기여하기 위해 서로의 권리를 존중할 것"이라면서 "양국은 언제나 '좋은'관계였고 현 상황에서 협력하리라는 확신을 표명했다"고 강조했다.

터키 역시 미국의 대이란 제재 복원과 관련, 이란 쪽에 섰다.

파티흐 된메즈 터키 에너지장관은 8일 터키 언론과 인터뷰에서 미국의 제재에도 이란에서 천연가스를 계속 수입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11월5일부터 이란산 원유, 천연가스 수입을 제재한다.

된메즈 장관은 "국민을 어둠 속에서 추위에 떨게 할 수는 없으므로 이란에서 천연가스를 계속 수입할 것"이라며 "이란산 천연가스는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터키는 전력 수요의 약 40%를 가스 발전으로 충당한다.

터키는 2026년까지 매년 95억㎥에 이르는 이란산 천연가스를 수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된메즈 장관은 덧붙였다.

이와 관련, 터키는 미국과 협상하겠다고 했지만 최근 양국이 제재를 놓고 충돌해 협상이 성사될 가능성은 한층 낮아졌다.

터키는 미국의 경제·금융 제재로 고립 위기에 처한 이란의 대외 교역에서 숨통과 같은 역할을 했다. 에너지가 부족한 터키 역시 이란에 풍부한 원유·천연가스가 필요하다.

양국은 시리아 내전에선 반대 진영이지만, 러시아와 함께 3개국이 평화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두 나라의 국경지대를 넘나드는 쿠르드족 무장조직을 소탕하는 데 협력하는 관계다.

미국은 이란 핵합의가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기엔 부족하다면서 일방적으로 핵합의를 탈퇴하고 7일 1단계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다.

또 미국인 목사를 터키가 간첩·테러지원 혐의를 씌워 석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터키 장관 2명을 제재 명단에 올리고 터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 관새를 배로 올리는 등 경제 보복을 시작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실린 기고문에서 미국이 터키의 주권을 존중하지 않으면 양국의 동반자 관계는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를 '경제전쟁'으로 규정하고 미국의 일방주의를 경고했다.

'경제전쟁'과 '일방주의' 모두 이란이 미국의 압박을 비판할 때 매번 쓰는 용어다.

양국 정부가 미국의 압박에 정면 대응하지만, 미국과 관계가 악화하면서 두 나라 모두 자국 화폐 가치가 폭락하는 등 경제적 타격이 실제로 나타나고 있다.

hskan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8/08/12 16:4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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