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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고위 관리 "사제 성 학대 추문은 교회판 '9·11 테러'"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교황청 고위 관리가 가톨릭을 뒤흔들고 있는 사제들에 의한 아동 성학대 추문을 17년 전 미국과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9·11 테러에 비견했다.

독일 출신의 게오르그 겐스바인 대주교는 1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하원에서 열린 한 출판 기념회에서 "오늘은 묵시록적인 9·11 테러가 발생한 날"이라며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배심의 보고서 발표 이후 가톨릭 교회 역시 혼란에 가득 찬 채 우리 자신들의 '9·11'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겐스바인 대주교는 퇴위한 전임 교황인 베네딕토 16세의 개인 비서이자 교황청 궁내원장을 맡아 프란치스코 교황의 측근으로도 분류되는 인물이다.

그는 "미국에서 전해진 최근의 소식은 펜실베이니아의 모든 교회와 미국 워싱턴 DC의 '원죄없이 잉태되신 성모 대성당'이 갑작스레 무너지는 것보다 더 끔찍한 메시지를 전했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오른쪽)과 게오르그 겐스바인 대주교 [EPA=연합뉴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검찰은 주내 6개 가톨릭 교구 성직자들의 아동 성 학대 의혹을 2년간 조사한 끝에 지난 1940년대부터 70년에 걸쳐 301명의 성직자가 1천 명이 넘는 아동을 성적으로 학대했고, 가톨릭 교회는 이런 사실을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결론을 담은 보고서를 지난 달 발표, 가톨릭 교회를 발칵 뒤집어 놨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보고서 공개 직후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을 상대로 한 이례적인 서한을 보내 "사제들에게 어린 시절 성적으로 학대를 당한 피해자들의 고통이 오랫동안 방치되고, 묵살됐다"고 인정하며, 이런 일의 재발과 은폐를 막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하지만, 가톨릭의 성 학대 추문은 곧이어 지난 달 26일 미국 주재 교황청 대사 출신인 카를로 마리아 비가노 대주교의 폭로로 교황에게까지 불똥이 튀며 가톨릭 교회의 위기를 증폭시키는 형국으로 흘렀다.

비가노 대주교는 가톨릭 보수 매체들에 보낸 편지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취임 직후부터 시어도어 매캐릭 전 워싱턴 대주교(추기경)의 성 학대 의혹을 알고도, 이를 은폐하는 데 가담했다며 교황의 퇴위를 촉구했다.

미국 사회에서 신망이 두터운 인물로 꼽히던 매캐릭 전 추기경은 과거에 10대 소년을 포함해 낮은 직급의 성직자와 신학생들을 성적으로 학대했다는 의혹이 거세지자 지난 7월 말 사직서를 낸 바 있다.

비가노 대주교가 그러나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는 제시하지 않은 탓에 교황을 겨냥한 그의 공격의 배후에는 진보적인 프란치스코 교황을 못마땅히 여기는 가톨릭 보수파들이 있다는 시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가톨릭 보수파는 가톨릭 교리 자체에 매몰되기보다는 자비심을 가지고, 동성애자와 이혼한 신자들까지 폭넓게 포용할 것을 강조하는 한편, 전임 교황들에 비해 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을 보여온 프란치스코 교황에 그동안 여러 차례 공공연히 반기를 들어왔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이 비가노 대주교의 서한과 관련, "한마디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에 대한 언급을 일절 하지 않자 교황에게 해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교황을 보좌하는 그룹인 추기경 자문단은 지난 10일 교황청이 이번 사안에 대한 해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ykhyun14@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8/09/12 03:1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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