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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레인보우합창단 "애국가가 K팝처럼 재미있었어요"

각국 발음기호 적어 가사 암기…피켓걸 보조 맞추느라 종종걸음
김성회 한국다문화센터 대표 "개막식 끝나고 격려 많이 받았죠"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레인보우합창단이 애국가 제창을 이끌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지난 9일 강원도 평창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숱한 화제를 낳은 가운데 애국가를 부른 레인보우합창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은 태극기가 게양되는 가운데 고운 한복을 차려입고 애국가 제창을 이끌어 관중과 시청자들의 찬사를 받은 데 이어 청사초롱을 들고 피켓걸과 함께 각국 선수단 입장을 선도해 선수단과 스태프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레인보우합창단은 한국다문화센터가 2009년 창단한 한국 최초의 다문화 어린이 합창단으로 22개국 출신 부모의 다문화가정 자녀 75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36명이 이날 애국가를 불렀고 46명이 92개국(코리아란 이름으로 동시 입장한 남북한을 합치면 91개국) 선수단과 함께 개회식장을 행진했다.

김성회 한국다문화센터 대표는 12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레인보우합창단이 광복절 70주년 기념식을 비롯해 제헌절과 한글날 기념식 등에서 애국가를 부른 적은 있지만 올림픽 개막식에서 애국가를 부른 것은 처음"이라며 "개막식 당일부터 지금까지도 축하와 감사 인사를 많이 받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네티즌들도 "다양한 나라 출신 아이들이 애국가를 부르니 더욱 뜻깊다", "한복 입은 아이들 모습이 참 예쁘다", "추운 데 고생 많았다" 등의 칭찬과 격려를 쏟아냈다.

평창올림픽 스타디움에서 레인보우합창단 단원들이 개막식을 성공적으로 마친 기쁨을 만끽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다문화센터 제공]

합창단에는 한국에 중도입국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우리말이 서툰 단원들도 있다. 러시아 출신의 알렉산드라, 필리핀의 애런, 네팔의 수유나·수빈 남매 4명은 할 줄 아는 한국어가 몇 마디밖에 없어 애국가 가사를 발음하기조차 쉽지 않았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이들에게 애국가 가사를 출신국 언어의 발음기호로 적어준 뒤 반복해서 외우게 했는데, "동해 물과 백두산이…"라고 시작되는 첫마디의 '백'을 제대로 소리 내지 못해 '백두산'을 '액두산'으로 부르는 바람에 애를 먹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지도하는 선생님마저 '동해 물과 액두산이…"라고 불러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김 대표는 레인보우합창단원이 속초에 숙소를 마련하고 연습하던 중 개막식 전날 속초의 중앙시장을 찾았을 때의 일화도 들려줬다.

"피부와 눈동자 빛깔이 다른 어린이들이 무리 지어 지나가자 호기심을 느낀 한 상인이 '너희는 어디서 왔니'라고 물었습니다. 단원 중 누군가가 '저희는 올림픽 개막식에서 애국가를 부르려고 서울에서 왔어요'라고 대답하자 그 상인은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너희가 애국가를 알아?"라고 재차 묻더군요. 그 단원이 "그럼요"라는 대답과 함께 애국가를 부르자 다른 아이도 모두 따라 불렀죠. 인근 상인도 모두 몰려나와 감상한 뒤 박수를 치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답니다."

그때부터 아이들은 애국가를 의식 때 쓰이는 노래가 아니라 신나고 즐거운 K팝처럼 여기고 거리에서나 버스에서나 틈만 나면 흥얼거렸다고 한다. 김 대표가 "그 노래는 아무 데서나 막 부르는 게 아냐"라며 거듭 만류해도 듣지 않아 나중에는 포기하고 말았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크로아티아 선수단이 입장할 때 오른쪽 맨 앞의 레인보우합창단원이 청사초롱을 들고 길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 사진]

청사초롱을 들고 길을 밝히며 각국 선수단 입장을 이끈 것을 두고도 네티즌들은 "너무 귀엽다"라는 찬사와 함께 "키 큰 피켓걸의 발걸음을 따라가느라 짧은 다리로 종종걸음을 치는 모습이 안쓰럽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초등학교 1, 2학년인 울리아나, 에바, 수유나 등은 "딱딱한 가죽신을 신고 보조를 맞추느라 정말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김 대표는 "아이들의 모습이 TV를 통해 전 세계로 생중계되니 단원들의 외가 나라에서도 전화나 SNS 등으로 문의가 많이 왔다"고 설명했다. 일본 도쿄, 네팔 카트만두, 러시아 모스크바, 필리핀 마닐라, 중국 베이징, 베트남 하노이 등지의 단원 친인척들이 "지금 TV에 나온 아이가 ○○○ 맞느냐"며 놀라고 반가워했다는 것이다.

단원들은 각국 선수단과 입장하기에 앞서 자기가 맡은 나라에 관해 인터넷과 책 등을 찾아 미리 공부했다고 한다. 개막식이 끝나고 단원들과 다시 만난 학부모들은 "자기가 선도했던 나라의 위치, 인구, 면적, 역사, 특징 등을 훤히 꿰고 있어 놀랍고 대견했다"고 흐뭇해했다.

김 대표는 "평창올림픽이라는 지구촌 축제가 레인보우합창단 단원들에게도 값진 경험과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줘 이들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해나가는 데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레인보우합창단원들이 올림픽 개막식을 마치고 라커룸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다문화센터 제공]

heeyon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8/02/12 08:5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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