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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을 빼앗긴 소년병의 회고록>
'집으로 가는 길' 출간
(서울=연합뉴스) 시에라리온 내전 시 소년병으로 싸웠던 이스마엘 베아의 회고록 '집으로 가는 길'이 출간됐다. << 북스코프 제공 >>
pho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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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마엘 베아 '집으로 가는 길' 출간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1990년대 서부 아프리카에 있는 시에라리온은 내전으로 수십만명이 살해되거나 총상을 입은 '내전의 나라'였다.

   2002년에서야 시에라리온 정부가 내전 종식을 공식 선언하고 정부군과 반군이 소지하고 있던 무기들을 내던졌다.

   하지만 내전이 끝났다고 전쟁을 겪었던 이들의 아픔까지 사라졌을까? 당시 내전에 동원된 소년병들은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최근 번역 출간된 '집으로 가는 길'(북스코프 펴냄)은 영문도 모른 채 내전에 휩쓸려 총을 들고 싸워야 했던 소년병의 회고록이다.

   래퍼를 꿈꾸던 시에라리온 소년 이스마엘 베아는 12세였던 1993년 눈부신 어느 여름날 친구들과 함께 인근 마을에서 열리는 장기자랑에 나가기 위해 길을 떠났다.

   소년은 이때까지만 해도 전쟁으로 집이 불에 타고 일가친척이 목숨을 잃는 일은 자신과 상관없는 이야기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이 살던 마을이 반군의 습격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해들었고 눈앞에서 전쟁의 참상을 목격했다.

   엄마 등에 업혀 순진한 미소가 가시지도 않은 채 숨져있는 여자아기, 아기를 부둥켜안고 울고 있는 여성, 빗나간 총탄에 관통상을 입은 사람들….

   여기저기를 떠돌아 다니던 소년의 머릿속에는 "도대체 세상에 어떤 해방운동이 무고한 민간인과 어린아이들에게 총을 쏜단 말인가?"라는 물음이 떠나지 않았다.

   소년은 어느날 낯선 군인들을 만나 정부군이 점령하고 있는 마을로 옮겨졌다. 그곳 군인들은, 반군들과 싸울 힘이 있는 소년과 힘센 남자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면서 소년에게 총을 쥐어줬다.

   "너희 가족을 죽인 놈을 찌른다는 게 겨우 그 정도야?"라는 고함을 들던 소년은 이제 시체들이 두렵지 않았고, 경멸하는 마음으로 시체들을 발로 차기도 했다.

   그렇지만 군대 막사에서 잠이 들 때는 머릿속이 휑했고,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은 마약을 복용했다.

   다행스럽게도 유니세프의 도움으로 전쟁터를 빠져나올 수 있었던 그는 각국 어린이들의 눈으로 전쟁을 고발하는 국제행사에 참석해 참상을 전했다.

   "어린이들을 괴롭히는 문제는 전쟁입니다. 우리는 소년병이나 짐꾼으로 분쟁에 휘말려들어 여러 가지 고된 임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저는 이제 소년병이 아니라 그저 어린아이일뿐입니다."
그는 1998년 미국으로 건너가 유엔 국제학교 고교과정을 마치고 2004년 오벌린대학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지금은 국제 인권감시기구 '휴먼 라이츠 워치'의 어린이 인권 분과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송은주 옮김. 328쪽. 9천800원.

   jsk@yna.co.kr
(끝)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07/10/29 16:3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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