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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헤드'와 '줄리엣'이 만난 춤>
슬로베니아 마리보르발레단 '라디오와 줄리엣'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셰익스피어의 고전 '로미오와 줄리엣'과 영국의 유명 록그룹인 라디오헤드가 무슨 관련이 있을까?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의 일환으로 15일 저녁 8시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무대에 오르는 슬로베니아 마리보르 발레단의 '라디오와 줄리엣'은 어울리지 않을 듯한 이 둘을 섞어 탄생했다.

   동유럽 최고의 안무가로 급부상한 에드워드 클루그가 2005년 창작한 이 작품은 라디오헤드의 음악을 통해 셰익스피어의 고전 '로미오와 줄리엣'을 재해석, 현대사회의 차가움 속에서도 살아남는 사랑의 섬세함을 그려냈다.

  



공연을 위해 발레단을 이끌고 한국을 처음 찾은 클루그는 14일 오후 예술의전당 인근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라디오와 줄리엣'의 작품 내용과 창작 의도를 소개했다.

   그는 "라디오헤드의 열성팬으로서 라디오헤드의 음악을 녹여 넣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해왔다"며 "관객 모두가 줄거리를 아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소재로 발레를 만들되, 해석의 자유로움이 깃든 새로운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상실, 고독을 노래하는 라디오헤드의 음악은 주인공 줄리엣의 절망과 소외, 외로움의 감정을 한층 강화하는 작용을 하며 작품의 분위기를 뒷받침하는 효과적인 도구가 됐지요"
줄리엣이 로미오의 시체를 발견하면서 시작되는 작품은 철저히 줄리엣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이루지 못한 사랑에 대한 줄리엣의 상실감과 고통이 이 작품의 핵심입니다. 남성들로 가득찬 세계에서 갈등하고 싸워야하는 줄리엣의 내면에 대해 집중하려 했어요"
이 작품에는 줄리엣과 로미오, 머큐쇼, 티볼트 역할을 번갈아 추는 5명의 남자 무용수 등 모두 6명의 무용수가 등장하는데, 출연진의 난도 높은 동작이 미니멀한 무대, 라디오헤드의 음악과 맞물리며 긴박감을 자아낸다.

   '크리프(Creep)' 같은 대중적인 곡 대신에 연극적인 분위기를 지닌 최신곡들을 작품에 집어넣어 극적 효과를 높였다.

   "예를 들면, 로미오와 줄리엣이 처음 만나는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곡(How Can I Disappear Completely), 폭력에 노출된 머큐쇼의 솔로 장면에서 나오는 곡(Wish I Was a Bulletproof)은 주인공들이 처한 상황과 흥미롭게 맞아떨어집니다"
클루그는 다섯 명의 남성 무용수 중 한 명으로 작품에 직접 출연도 한다.

   "무대 밖에서 바라만 보는 안무가에 그치기 싫어요. 무용수들과 함께 무대에 서는 게 흥분됩니다. '라디오와 줄리엣'은 제 출연작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기도 해 기대가 더 크고요. 한국 관객들도 이 작품을 통해 새로운 자극을 받으셨으면 합니다"
클루그는 "2002년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국제무용콩쿠르에서 현대무용 부문에 출전해 3위를 했는데, 당시 1등이 한국 무용수였어요. 그때 한국 무용수들이 춤을 정말 잘 추는구나 느꼈죠. 또, 최근에 본 한국 영화 '밀양'도 무척 감명 깊었습니다"라고 한국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도 내비쳤다.

   시댄스는 마리보발레단의 혁신성과 창조성에 주목, 앞으로 3년 동안 이 발레단을 축제에 초청할 계획이다.

   2만-6만원. ☎02-3216-1185.

   ykhyun14@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09/10/14 20:0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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