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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glization' 시대의 권력변환 탐구>
김상배 서울대 교수 '정보혁명과 권력변환' 출간

(서울=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 무대 위의 연주자보다 더 내공 있는 관객, 신문 칼럼니스트보다 필명을 더 날리는 인터넷 동호회 '고수'...

   아이폰과 구글, 위키피디아, 윈도가 지배하는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문화 분야의 권력이동이자 문화권력에 대한 탈권위화다.

   인터넷 커뮤니티의 활동은 기존 지배세력에 대한 도전이기도 하다. 문화분야 온라인 동호회의 경우 인터넷을 통해 공연관람 소감을 공유하고 정보를 교류한다.

   이 과정에서 형성되는 담론은 단순한 동호회 차원의 교감을 넘어 문화 콘텐츠의 가치나 정체성에 대한 견해를 개진하는 동력을 만들어 낸다. 전문가를 넘어서는 식견과 지식을 갖는 이들도 생겨난다.

   김상배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쓴 '정보혁명과 권력변환'은 인터넷과 컴퓨터로 대변되는 정보혁명에 대한 정치학적 탐구서다.

   저자는 정보혁명이 기존 권력을 사라지게 하는 것도 아니고 완전히 새로운 권력을 출현시키는 것도 아니며 단지 그 형태를 교묘하게 바꿀 뿐이라고 주장한다. 아무리 정보혁명이 일어나도 권력현상 자체는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디지털 메타 지식을 기반으로 새로 부상한 지배권력은 단순히 기술ㆍ정보ㆍ지식 자원을 보유하는 차원을 넘어 표준을 장악하는 구조적 형태로 나타난다. 이처럼 표준을 세우는 권력은 사회제도와 규범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우리의 생각과 삶에 깊숙이 침투한다.

   윈텔리즘(Wintelism), 구글아키(Googlearchy), 실리우드 현상 등이 이런 권력들이다.

   컴퓨터 산업의 기술표준에 대한 마이크로소프트의 구조적 지배를 뜻하는 윈텔리즘은 정보산업에서 기술표준을 장악하는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구글아키(Googlearchy)는 인터넷 정보검색 분야를 선도하는 구글의 구조적 지배를 일컫는다.

   PC시대의 주인공이 마이크로소프트였다면 인터넷 시대의 스타는 단연 구글이다. 'Google'은 인터넷으로 정보를 검색하다는 뜻의 동사로 널리 쓰이고 'Googlization'은 지구화(Globalization)를 대신하는 말이 됐을 정도다.

   실리우드는 실리콘밸리와 할리우드의 합성어로, 디지털 융합시대의 문화 콘텐츠 분야에서 작동하는 지배권력의 사례다.

   복합 네트워크를 이용해 이에 맞서는 대항세력도 있다.

   소스코드가 공개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대표적 사례인 리눅스, 인터넷에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백과사전 위키피디아,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이뤄지는 문화 콘텐츠의 생산과 사용, 인터넷을 매개로 한 사회운동 네트워크의 부상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최근에 인터넷은 대항담론을 생성하고 이를 확대 재생산함으로써 오프라인의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는 집단행동의 매개가 된다.

   광우병 우려가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를 놓고 벌어진 촛불집회가 대표적인 예다. 1980년대식 '광장의 경험'에 PC방 형태의 '밀실의 경험'이 더해져 '공적 공간의 사적 공간화'를 만들어냈다고 저자는 풀이한다.

   또 이런 사례를 경험 삼아 새로운 요구와 기존 시스템 사이의 간극을 메우고 온ㆍ오프라인에서 분출된 의사표현을 공공의 이익으로 엮어내는 네트워크 지식국가 시스템의 구축이 절실하다고 말한다.

   한울아카데미. 448쪽. 3만4천원.

  

kong@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0/09/16 15:3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