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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출생신고 돼 있으나 존재하지 않는 아이들

송고시간2017/09/0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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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름이 없어요"

'보편적 출생신고 제도' 도입 논의

지난 2월 초등학교 신입생 예비소집일에 한 아이가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경찰은 아동의 행방을 쫓다가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했는데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아이였던 겁니다. 항공사 승무원 류모(41) 씨가 수천만원의 양육수당을 챙기기 위해 자녀 두 명을 낳았다고 거짓 신고한거죠.

이 사건을 통해 구멍난 출생신고 제도의 실태가 드러났습니다. 현재 출생등록은 아이가 태어난 후 30일 이내에 부모가 직접 신고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데요.

부모가 고의로 신고하지 않거나 허위 신고하면 정부는 아동의 행방을 알 길이 없습니다. 등록되지 못한 아이들은 학대와 인신매매의 위험에 노출되고는 하죠.

"고등학생처럼 보이는 아이가 간단한 뺄셈도 하지 못해요"

지난 3월에는 유령처럼 살던 10대 소녀가 경찰의 도움으로 18년 만에 출생신고를 했습니다. 그동안 학교나 병원의 도움을 받지 못한 것은 물론입니다.

*인우증명제도: 병원의 출생증명서가 없는 상황에서 보증인 2명이 있으면 출생신고를 할 수 있는 제도

작년에는 산부인과에서 갓 태어난 젖먹이를 거래하는 ‘신생아 매매’ 사건이 일어나 충격을 줬죠. *'인우증명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산모를 바꿔치기한 겁니다.

속속 드러나는 출생신고제의 허술함에 아동인권단체가 나섰습니다. 이들은 병원, 조산사 등이 의무적으로 출생 등록하는 '보편적 출생신고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는데요.

아동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병원에서 즉각적으로 출생신고가 이뤄져야 한다는 거죠. 하지만 의사단체는 이 제도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입니다.

부모의 책임을 의사에게 돌리는 일이라는 겁니다. 신고를 원치 않는 부모가 의료기관이 아닌 곳에서 출산을 시도하면 산모와 태아의 건강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도 말하는데요.

*'베이비박스' 이용 건수: 2012년 79건에서 입양특례법 시행 이후 2013년 252건으로 증가 (보건복지부)

이들이 자녀를 유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실제 입양 아동의 출생등록을 의무화한 이후 아기를 버리는 일이 늘었습니다.

유엔아동권리협약 제7조 제2항 "아이는 출생 후 즉시 등록되어야 하며, 이름과 국적을 가질 권리가 있습니다"

'보편적 출생신고제'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없는 아이는 등록하고, 있는 아이는 등록하지 않는 허술한 출생신고 제도, 해결될 수 있을까요?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김서연 정예은 인턴기자

shlamazel@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9/05 15: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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