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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스토리] 내 승용차가 미세먼지의 원흉이라고요?

송고시간2018/01/17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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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 "제가 운전하는 자동차가 정말 미세먼지에 악영향을 많이 미치나요? 왜 몇십 년간은 아무 말이 없다가 최근 들어 이렇게 집중 포화를 맞는지 모르겠어요"

이 모(35) 씨는 서울 수유리에서 직장이 있는 경기도 분당까지 매일 80km를 자신의 경유 승용차를 운전해 출퇴근한다. 대중 교통 요금이 무료였던 15일에도 마찬가지였다. 이 씨는 "오늘처럼 미세먼지 논란이 생기면 나 같은 경유차 운전자는 눈치가 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출퇴근 시간 대중 교통 요금 무료. 지난 15일과 17일 서울시가 발령한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 중 하나다. 여기에 서울과 수도권 공공기관의 출근길 차량 2부제도 시행됐다. 자동차 운행을 줄이기 위해서다.

미세먼지가 악화될 때마다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자동차다. 그러나 각종 연구에 따르면 자동차로 인한 미세먼지 발생량은 생각보다 많지 않은 데다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정확한 미세먼지 분석 연구과 함께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숨 쉬기 힘든 서울 공기

최근 서울은 숨 쉬기가 힘들다. 지난 16일 서울 시내 초미세먼지(PM 2.5) 평균 농도는 정오 기준으로 '매우 나쁨' 직전까지 다다른 99㎍/㎥를 기록했다.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운영이 중단될 정도로 좋지 못했다. 전날도 50㎍/㎥를 넘기는 등 '나쁨' 수준을 나타냈다.

지구촌의 다른 대도시와 비교했을 때이고 서울의 공기질은 나쁜 편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16년 발표한 전 세계 대기오염 통계에 따르면, 서울의 미세먼지(PM 10) 농도는 46㎍/㎥로 주요 선진국의 대도시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프랑스 파리와 일본 도쿄가 각각 28㎍/㎥, 베를린은 24㎍/㎥로 서울보다 훨씬 낮았다. 영국 런던의 경우, 서울의 절반에 불과한 22㎍/㎥이었다.

초미세먼지 농도 역시 서울은 24㎍/㎥로 파리(18㎍/㎥)나 도쿄, 런던(이상 15㎍/㎥)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WHO에 따르면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연평균 23.1㎍/㎥, 일평균 최대값은 70㎍/㎥이다. 이는 WHO 권고 기준인 연평균 10㎍/㎥, 일평균 25㎍/㎥를 훨씬 초과한 수치다.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서울시가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에 따라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을 무료로 운행하는 등 차량2부제 시민참여를 유도한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누에다리에서 본 도심이 안개와 미세먼지에 갇혀 있다. 2018.1.15

◇ 자동차, 미세먼지 얼마나 발생시키나

미세먼지가 악화될 때마다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이 자동차다. 특히 경유차는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꼽힌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당시 공약으로 2030년까지 개인용 경유차 퇴출을 내세웠다. 지난해 8월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내연 자동차 판매를 2030년부터 금지하는 법률 개정안을 발의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발표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보고서'에서도 경유차는 국내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공장 등 사업장(41%)과 건설 및 기계(17%) 등에 이어 4번째로 높은 11%의 비중이다.

공장이나 발전소 등 산업 시설이 많지 않은 수도권으로 범위를 좁히면 그 비중이 크게 올라간다. 보고서에 따르면 경유차는 수도권 미세먼지의 29%를 배출한다. 휘발유차를 더하면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비중이다.

그러나 자동차로 인해 실제로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이보다 훨씬 적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서울연구원은 실제 도로 주행 상황에 따른 배출 가스 차이 등을 고려해 서울시에서 발생한 미세먼지량을 보정 측정한 결과, 2013년 기준으로 경유차를 포함한 자동차로 인해 발생한 미세먼지는 전체의 10%도 미치지 못했다. 가장 많은 요인은 비산먼지로 전체의 72% 가량을 차지했다. 총 5천918t에 달한다. 비산먼지란 건설 등 공사장 현장이나 제조업 공장 등에서 발생한 것을 말한다.

초미세먼지 역시 비산먼지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 전체의 약 37.5%로 자동차보다 15%포인트 이상 많았다.

게다가 서울 지역에 존재하는 전체 오염물질 중 자동차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2016년 4월 기준으로 경유차 운행으로 인해 생긴 미세먼지는 전체 중 1.44%에 불과했다. 휘발유차 등을 합쳐도 2.5%에 그친다. 2015년 10월 조사 당시 경유차는 3.63%, 휘발유차 등은 2.07%를 차지했다. 반년 전보다 절반 미만으로 낮아진 셈이다.

초미세먼지 발생 비율도 같은 기간 경유차는 3.30%에서 2.62%로, 휘발유차 등은 2.11%에서 2.05%로 감소했다.

자동차 매연이 감소하는 것은 기술의 발전도 한몫했다. 자동차 연료 장치 엔지니어로 26년째 일하고 있는 이정식 씨는 "기술의 발전에 따라 자동차 매연 발생도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졌다"고 말한다. 이 씨는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된 '유로6' 기준의 경유차와 10년 전 비슷한 차종과 비교했을 때 매연 발생은 30% 수준에 불과하다"며 "배출 가스 기술이 낙후됐던 과거에 비해서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 미세먼지, 서울 바깥의 원인도 무시 못해

반면 외부 지역의 영향은 증가 추세다. 서울 미세먼지에 대해 지역별로 기여도를 분석했을 때,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중국이나 북한 등의 국외 지역이다. 2016년 4월 기준으로 전체의 72.69%를 차지한다. 2015년 8월 당시에는 42.91%에 그쳤지만 조사할 때마다 올랐다.

또 인천 지역에서의 미세먼지 유입률은 2.61%, 경기 지역은 5.65%를 차지했다. 수도권이 아닌 지역의 비중은 5.52%다. 서울은 13.52%에 그쳤다. 결국, 서울 지역 미세먼지의 85%가량은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온 셈이다.

특히 최근 같은 겨울철에 발생한 미세먼지의 경우, 국외의 영향력이 더 크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립환경과학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겨울철에 접어드는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수도권에서 발생한 미세먼지는 국외 비중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1월의 경우 국외 미세먼지는 30.3㎍/㎥로 국내 미세먼지보다 두 배 가량 많았다. 2~3월 역시 비슷한 흐름이다.

장임석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장은 "봄·겨울에는 서풍이나 북서풍 계열의 바람이 불어 (미세먼지가 섞인) 중국의 대기가 밀려오고, 여름·가을은 해양으로부터 남서풍이 불어 비교적 깨끗한 대기가 밀려온다"며 "계절에 따라 기상여건에 미치는 영향력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 자동차 운행 막는다고 해결될까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가 발령된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 버스정류장에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 요금 면제 안내문이 표시되고 있다. 2018.1.15 utzza@yna.co.kr

전문가들은 자동차가 어느 정도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것은 맞지만 원흉으로 몰고 가는 것은 지나치다고 입을 모은다. 또 구체적인 조사와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미세먼지는 지역, 시기, 시간에 따라 그 발생 원인이 각각 다르고 복잡하다"며 "그러나 이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는 부족하고 주먹구구식으로 해결하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자동차로 인한 미세먼지 발생률은 전체 중에 아무리 많이 잡아도 20%도 되지 않는다"며 "차만 규제할 게 아니라 중국 등 인접 국가와 협의, 공사 현장 점검 등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병일 자동차 명장(카123 대표)은 "단순히 자동차 운행량을 줄이고, 더 나아가 퇴출할 게 아니라 매연을 덜 나오게 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가령 자동차의 인젝터(연료 분사 장치) 교체 주기를 법규화해 매연을 절감시키거나, 노후 경유차에 장착된 DPF(배기가스 후처리 장치)의 단속을 강화하는 방안 등이다. 배출가스 부품 정비법을 알리는 캠페인도 마찬가지다.

박 명장은 "정말로 자동차가 미세먼지의 가장 큰 원인이라면 이런 실리적인 대책을 내놓는 게 맞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교통사고가 많이 난다고 해서 운전을 금지할 게 아니라 교통 법규 개선이나 운전자 교육, 또는 시스템을 보완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의미다.

오염물질 배출량 분석도 구체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장현호 박사는 "기존 자동차 관련 미세먼지의 연구가 정밀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장 박사는 "급출발과 급제동 시 미세먼지 발생량은 평소 주행보다 급격히 증가한다"며 "이처럼 운행 거리가 같더라도 운행 속도나 정지 횟수 등 도로 환경에 따라 발생량이 크게 다른데 기존 보고서에는 이런 미세한 부분이 전혀 반영이 안 됐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금천구에 직장을 둔 김모(35) 씨는 "대중 교통 요금이 무료로 되더라도 운전해서 출근할 것"이라며 "대중 교통을 타면 미세먼지를 더 마시게 되는데, 차를 놓고 가는 게 더 몸에 안 좋은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서울시 대기정책 관계자는 "미세 먼지를 비롯한 대기 오염은 변수가 많고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오늘 시행한 정책이 언제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다만 시민들의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도입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동차에서 발생한 미세먼지는 (양이 같더라 하더라도) 인체에 더 유해하다고 알고 있다"며 "자동차 뿐만 아니라 공사장이나 대형배출사업장에 대한 미세먼지 절감 정책도 함께 시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가 이번 대중교통 요금 면제 조치로 발생한 비용은 최소 50억원이다.

인포그래픽=장미화 인턴기자

shlamazel@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8/01/17 09:3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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