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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스토리] 휴가철 급증하는 교통사고…막을 방법은

송고시간2018/07/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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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기 일평균 483만명 이동…교통사고 빈도 7월이 최고
7~8월 렌터카 사고 일평균 100건…"렌터카 운전자 운전 서툰 경우 많아"
가족 단위 이동 많아 사고 나면 위험 커…"조심 또 조심"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 이 모(34) 씨는 고속도로에서 장시간 운전하기 전에 반드시 충분한 잠을 잔다. 5년 전 이맘때부터 생긴 습관이다. 당시 아내·아들과 함께 강원도 강릉으로 떠난 여행길에서 이 씨는 깜빡 졸음운전을 했다. 차선이 한두 차례 바뀌고 나서야 퍼뜩 잠이 깼다. 그는 "평소와 달리 2~3시간 이상 운전대를 잡다 보니 졸게 되더라"며 "다행히 통행량이 적어 사고는 피했지만 아찔했던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인천시 연수동에 사는 안 모(36) 씨는 지난해 휴가 출발 도중 차를 돌려 집으로 복귀한 경험이 있다. 출발한 지 100km 정도가 지나지 않아 갑자기 차량 보닛에 연기가 피어올랐다. 그는 차를 황급히 갓길에 세우고 긴급출동 서비스를 요청했다. 원인은 냉각장치 과열이었다. 안 씨는 "비교적 신차라서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점검을 안 했는데, 너무 안일하게 여겼던 것 같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휴가철이다. 1년간 기다려온 만큼 들뜨기 쉽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점도 많다. 긴 운행 거리, 익숙지 않은 도로 진입, 낯선 차량(렌터카) 운행 등 휴가의 암초는 곳곳에 도사린다. 전문가들은 휴가철 운행 시 평소보다 훨씬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한다.

◇ '7월말~8월초' 떠나자, 바다로, 산으로

여름 휴가는 이제 시작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7월 28일부터 8월 3일까지 전체 휴가객의 40.8%가 몰릴 전망이다. 이 기간 고속도로는 혼잡할 전망이다. 수도권에서 출발할 경우에는 8월 3~4일에, 돌아올 때는 8월5일에 고속도로 정체가 가장 심할 것으로 점쳐진다.

한국교통연구원이 예측한 여름 휴가 교통 수요에 따르면 9천180만명(도로·철도 등 중복이용자 포함)이 하계 휴가철 특별교통대책기간인 7월 25일부터 8월 12일에 이동할 전망이다. 특히 8월 3일에는 510만명이 이동하는 등 하루 평균 483만명이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평소 통행량보다 27.6% 많은 것이다.

이동 교통수단의 84.3%가 승용차다. 버스가 9.9%, 철도가 4.2%, 항공이 0.9%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여름철에 단순히 교통량만 느는 것은 아니다. 사고도 자주 발생한다.

경찰청 발표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평균 고속도로 사망자가 가장 많은 달은 7월(27명)로 나타났다. 월평균 사망자 수인 21.1명보다 6명 정도 더 많다. 이전 달인 6월에 비해서는 35% 증가한 수치다.

◇ 휴가철 운행은 곧 낯섦과의 싸움

여름 휴가철에 들어서면 교통사고가 급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기복 시민교통안전협회장은 "휴가철에 사고 위험이 큰 건 당연한 일"이라고 잘라 말한다.

김 회장은 "휴가철 운행이라는 것은 결국 낯섦과의 만남이다. 평소 운행과는 모든 것이 달라진다"며 "보통 집과 회사를 오가는 단거리 운행이 대부분이었다면, 휴가철에는 많게는 400km 이상 움직이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운행 거리와 시간, 횟수 등 모든 것이 증가하고, 자연히 차량 운행량 자체도 많아진다"며 "이는 결국 운전자의 피로감 누적과도 맞물린다"고 덧붙였다.

임재경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은 "여름 휴가로 떠나는 지역이 도로 관리가 안 된 교외 지역이 많다는 점도 운전 난도를 높이는 데 한몫한다"며 "처음 닿는 도로는 감속하는 게 기본인데 이를 지키지 않는 운전자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임 위원은 "특히 지방 도로 주행 시, 도로변에 마을이 나타나면 주민을 보호하기 위해 차량 속도를 시속 50km 이하로 줄일 필요가 있다"며 "캐나다, 영국, 일본 등 주요 교통 선진국은 이를 법규로 규정해 놓았다"라고 덧붙였다.

◇ 졸리면 꼭 쉬고 가세요!

여름 휴가철 사고를 부추기는 원인은 또 있다. 바로 졸음이다.

경찰청 통계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졸음운전에 의한 교통사고가 가장 많은 달은 7월이다. 5년 평균 226건이다. 일반적으로 졸음운전이 많이 발생할 거라 인식하는 봄철인 3월(220건)보다도 많은 수치다. 8월 역시 219.2건으로 7월과 3월에 이어 3번째로 많았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km로 달리고 있는 운전자가 약 5초 정도 깜빡 졸 경우, 차는 140m 정도를 전진한다. 이 거리만큼 운전을 안 하고 이동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졸리면 자야 한다. 김태호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 박사는 "장거리 통행 때 2시간 간격으로 휴식하고, 5분 정도 스트레칭을 해주는 게 좋다"며 "환기를 자주 시키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 렌터카 사고 급증…7·8월, 월 3천건 이상

얼마 전 제주도 여행 중에 차를 빌린 신 모(34) 씨는 "운전이 이렇게 어려운 일인지 몰랐다"고 털어놨다. 운전면허를 따고 처음으로 운전대를 잡은 신 씨는 "일단 운전 자체가 낯설고 어려웠다"며 "면허시험장에서 배웠던 것과는 많이 달랐다"고 말했다.

렌터카 사고는 여름철에 자주 발생하는 교통사고다. 도로교통공단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발생한 렌터카 사고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7월과 8월에 각각 3천2건과 3천138건의 사고가 난 것으로 나타났다. 렌터카 사고가 3천건이 넘는 달은 7월과 8월뿐이다. 7~8월 휴가철에 하루 평균 100건 가까이 렌터카 교통사고가 발생했던 셈이다.

김기복 회장은 "렌터카 운전자는 운전이 서툰 경우가 많다"며 "결국에는 스스로가 경각심을 가지고 운전대를 잡는 게 최선이다"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정부가 렌터카 업체를 대상으로 교육이나 관리를 시행해야 한다. 단순히 운전면허증만 있다고 차를 내주는 게 아니라 별도의 검증이 있어야 한다"며 "간단한 운전 시험을 보거나 운행 경력 증명서를 제출하는 방법을 통해 부실한 운전자를 걸러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차량 점검 하셨나요

한 대형 자동차보험사에서 구급 출동 일을 하는 오형택(35) 기사는 최근 들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오 기사는 "여름 휴가철에 들어서면 평소보다 긴급 구조 요청이 급증하는 걸 체감한다"며 "날씨가 뜨거울수록 라디에이터나 팬벨트 등 냉각장치 과열로 인한 고장이 급증한다"고 말했다.

자동차 고장은 휴가철에 맞닥뜨리는 대표적인 어려움이다. 낯선 고속도로에서 차가 멈췄을 때 난감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2차 사고의 위험도 있다. 한국도로공사 집계에 따르면 2차 사고 치사율은 58.9%로 일반 사고(11.3%)보다 5배가량 높다.

이 때문에 출발 전에 점검은 필수다. 금융감독원 보험감독국 측은 "장거리 운행 출발 전에 가까운 정비공장을 방문해 냉각장치나 고무호스, 엔진 오일, 브레이크 오일 등의 주요 부품 상태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보험회사 연락처나 삼각대 등을 준비하는 게 필수"라고 덧붙였다.

무상점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도 많다. 교통안전공단은 전국 주요 휴게소 및 운행기록장치 무상점검센터에서 배터리 충전이나 냉각수 보충 등 점검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름철 차량 정비에서 흔히 간과하는 부분이 배터리 고장이다. 오 기사는 "겨울 못지않게 최근 이와 관련한 신고가 많다"며 "에어컨 사용이나 통풍 시트 등으로 전력 소모가 더 크기 때문에 배터리에도 무리가 많이 간다"고 설명했다.

◇ 가족을 생각하세요

휴가철 운행에 조심성이 요구되는 이유는 나 혼자만의 이동이 아니라는 점이다.

황운기 교통안전교육센터 원장은 "휴가철에는 가족끼리 대규모 이동이 많다는 특징이 있다"며 "이 때문에 사고 발생 시 평소보다 더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황 원장은 "특히 뒷좌석 안전띠 착용은 필수인데 아직도 모르는 운전자가 태반"이라고 지적했다. 도로교통법 개정안에 따라 뒷좌석 안전띠 착용은 9월 28일부터 의무화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은 30%에 불과하다. 독일(99%), 미국(88.5%), 영국(87.1%) 등 주요 선진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뒷좌석 탑승자가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다면 머리에 중상을 입을 확률은 맨 경우보다 훨씬 높아진다. 성인은 3배, 어린이는 1.2배로 올라간다.

경찰 관계자는 "휴가철 들뜬 마음으로 운전대를 잡는 건 이해한다"면서도 "나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의 생명이 달린 만큼 운전자의 주의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인포그래픽=장미화 인턴기자)

shlamazel@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8/07/29 08: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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