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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스토리] "카페 출입, 반려견은 괜찮지만 아이는 안된다고요?"

송고시간2018/09/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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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즈존 확산…"소란스럽거나 우는 아이들 불편해"
"아이를 통제와 배제의 대상으로 간주" 우려도 나와
가게 주인·아이 동반 부모·일반 고객 서로 배려해야

(서울=연합뉴스) 박성은 기자·이지성 인턴기자 = "카페가 예쁘다고 입소문이 나니까 석 달 전에 아이 돌사진을 찍으러 온 엄마가 있었어요. 풍선이랑 옷이랑 바리바리 싸와서 소풍 온 것처럼 계속 사진을 찍는데 주변 손님들이 싫어하셨어요"

연남동에 있는 한 카페 매니저 이 모(33) 씨는 "노키즈존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 씨는 "음료 나가는 그릇이 도자기로 만들어졌는데, 아이들이 뛰어다니면서 깨는 위험한 상황도 발생했다"며 "원래 영업을 시작하고 1년 정도는 노키즈존이 아니었지만, 지금은 초등학생까지 안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당 카페처럼 노키즈존을 선언하는 매장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아이의 소란스러운 행동과 부모의 방관, 일부 부모의 무개념적인 행태가 노키즈존 확산의 주된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아이와 부모를 배척하는 움직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 "공공장소에서 아이들 때문에 불편해요"

"반려견 출입은 허용하고 있지만, 아이들 손님은 받지 않고 있어요"

한 대학가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 씨는 이렇게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A 씨는 "반려견은 껴안고 있으면 통제가 가능한데 아이들은 불가능하다"며 "아이들이 카페에 작은 소품을 망가뜨리는 경우도 많고 손님들이 좀 꺼린다"고 설명했다.

공공장소에서 아이들 때문에 불편을 경험한 사람들은 적지 않다. 경기연구원이 2016년 경기도민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3.1%가 소란스러운 아이들이나 우는 아이들로 인해 불편했다고 응답했다. 장소로는 카페나 음식점이 72.2%로 가장 많았다.

알바생 대다수는 어린이 동반 고객의 출입을 제한하는 노키즈존 확산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대학생 정 모(27) 씨는 "백화점의 돈가스 매장에서 일할 당시 한 달에 한 번꼴로 테이블에 사용한 기저귀를 버리는 손님들이 있었다"며 "가족 손님들을 모아야 장사가 되니까 어쩔 수 없었지만, 이기적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카페나 음식점 내에서 기저귀를 갈고 그대로 두고 간다든지 컵으로 아이의 소변을 받는 등 일부 부모의 예의 없는 행동이 논란을 야기했다.

매장에서 발생한 안전사고의 책임은 업주에 있다는 점도 노키즈존 확산 배경 중 하나다. 업주 입장에서는 어린이를 동반한 손님을 받지 않으려고 하게 되고 법도 이를 허용하고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15조는 직업행사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으며, 이에 근거해 업주의 영업방침은 업주의 고유한 기본권에 해당한다.

◇ "노키즈존, 부당한 차별"

"아이가 바이러스 보균자도 아니고 남편과 6살 딸이랑 김치찌개 음식점에 들어가자마자 '어린이는 안 받는다'고 문전박대당하니까 속상하더라고요."

최근 가족들과 함께 국내 여행지를 찾았던 직장인 김 모(36) 씨는 아직도 그때 일을 떠올리면 열이 난다고 했다. 김 씨는 "여행지에서 기분 상하기 싫어 조용히 나왔지만, 아이와 부모를 배척하는 문화가 확산하는 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인터넷커뮤니티 사이트에도 이런 경험담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누리꾼들은 "애 엄마라는 게 실감 난다. 요즘 핫하다는 음식점, 카페 거의 다 입장 안된다" "평소 노키즈존 취지에 공감했지만 실제로 경험하니 민망하다" "아기 띠하고 빵집에 들어가니 직원이 앞을 막아섰다"고 털어놨다.

아이와 아이를 동행한 보호자 손님을 받지 않는 영업점이 늘어나자 노키즈존 지도도 등장했다. 여기에 기록된 노키즈존 업체는 지난 6일 기준 전국에 359곳에 달했다.

이런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노키즈존은 어린이라는 특정집단 전체를 잠재적 위험 집단으로 간주하고 사전 차단한다는 점에서 기본권 침해의 소지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김도균 공존사회연구실 연구위원은 '노키즈존 확산, 어떻게 볼 것인가?' 보고서에서 "가령 흡연이 문제가 될 경우 흡연자의 출입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흡연이라는 구체적인 행위를 규제한다"며 "노키즈존은 구체적인 행위를 제한하는 게 아닌 아이 전체를 통제와 배제의 대상으로 간주한다"고 지적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11월 13세 이하 어린이의 출입을 막은 제주도의 한 식당 주인에 대해 "합리적 이유가 없는 차별행위"라면서 "어린이의 출입을 금지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모든 어린이나 어린이를 동반한 모든 보호자가 영업주나 다른 손님에게 피해를 주는 게 아닌데 식당 이용을 전면 금지하는 것은 일부 사례를 객관적·합리적 이유 없이 일반화했다는 것이다.

인권위의 권고는 법적 구속력이 없다.

◇ 노키즈컨트리에서 노키즈존까지…"신중한 분리와 합리적인 배려 해법 찾아야"

일각에서는 노키즈존의 확대가 떨어지는 출산율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아기는 35만 명대로 추락했으며 합계출산율은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김 연구위원은 "출산율 저하로 출산과 육아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요구되는 시점에서 노키즈존은 저출산 문제 해결을 하려는 사회적 노력에 반하는 흐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를 동반한 손님을 거부하는 영업점이 늘어나고 아이를 동반하는 보호자가 거부의 대상이 된다는 사회적 분위기는 출산율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실제 부모들은 노키즈존이 늘어나면 아이 키우기가 더 힘들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경기연구원이 경기도민 1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만 10세 미만 자녀 유무를 기준으로 자녀가 있는 경우 노키즈존으로 육아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는 응답은 3.76점(5점 기준)으로 높게 나타났다. 10세 미만 자녀가 없는 도민의 같은 응답은 2.94였다.

노키즈존 논란은 어린이 부모, 영업주, 어린이를 동반하지 않은 손님 중 어느 한쪽만의 문제가 아니다.

부모 중에서 노키즈존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육아 카페 맘스홀릭베이비에서 2014년 9월 회원 3천5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노키즈존 찬성이 72.7%에 달했다.

2살 아이를 키우는 손 모(36) 씨는 "애를 키우는 부모가 자기 권리를 주장할 수 있듯이 가게 사장이나 다른 손님들도 본인들의 권리를 주장할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업주들이 좀 더 신중하게 노키즈존을 설정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부모들도 적지 않다.

9세 아들을 둔 이 모(39) 씨는 "정말로 조용하고 정숙한 분위기가 필요한 식당이나 카페는 신중하게 뉴키즈존을 설정해서 영업하고 어린아이를 둔 부모들도 아이들과 마음 편하게 갈 수 있는 식당과 카페도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린이나 어린이 동반 보호자들이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예스 키즈 존(Yes Kids Zone)을 운영하는 식당이나 호텔들도 있다.

이 씨는 "기차에서 젖먹이가 울자 시끄럽다며 항의하는 승객을 보고 정말로 마음이 안 좋았다"면서 "어린이 때문에 방해받지 않고 싶은 손님을 위한 신중한 분리와 어린이 및 어린이 부모를 위한 합리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위원은 "노키즈존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가게 주인과 아이 동반 부모, 일반 고객 간 서로 배려하는 노력이 중요하다"며 "부모는 아이에게 공공장소 예절을 주지시키고 자기 아이만 생각하는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포그래픽=이한나 인턴기자)

junepe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8/09/08 08: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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