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추가협상 변수로 떠오른 TPA>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 타결 발표 2개월여만에 '추가협의'에 들어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서 미국의 무역촉진권한(TPA) 시한 문제가 또다시 변수로 떠오를 조짐이다.아직 7개 추가 과제를 제기해온 미국측의 구체적 의도가 확인되고 있지는 않지만 오는 30일로 예정된 TPA의 만료시한이 열흘도 남지 않은 상태여서 논의 진행 상황에 따라 이 시한을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한을 넘기게 되면 미국 의회가 협상에 관여할 권한이 있는지를 놓고 법리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고, 이렇게 되면 한미 FTA의 비준과 발효까지 가는 길은 그 만큼 힘들어지게 된다.
◇ 30일 넘길지가 관건..법 해석 모호
미국 헌법상 통상협상의 권한은 의회에 있다. 다만 TPA라는 법령을 통해 행정부에 시한부로 이 권한이 위임된 상태이고 의회는 행정부가 가져온 협상 결과물에 대해 동의 여부만 결정하게 된다. 이 권한이 오는 30일 만료되는 것이다.
TPA 시한문제는 이미 한미 FTA의 모든 과정을 통해 협상에 큰 영향을 미쳤다. 양국 협상단이 다른 나라들의 FTA 협상 전례에 비춰볼 때 '과속'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협상초기부터 일찌감치 지난 3월말을 사실상의 협상시한으로 설정했던 것도 이 기간을 넘기게 되면 미국의 법절차상 협상과정에 다양한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의회가 관여하게 돼 협상 진척이 어려우리라는 우려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문제는 양국이 협상 타결을 지난 4월 2일 발표함으로써 해결될 듯이 보였던 TPA 시한 문제가 미국 행정부와 의회간 '신통상정책' 조율기간이 길어지면서 애매해졌다는데 있다.
지난 주말 전해진 미국의 '지각제의'로 인해 추가 협상이 TPA 시한인 30일까지 끝날 수 있느냐는 문제가 불거지면서 다시 TPA 시한 문제와 미국 의회의 협상 관여여부가 쟁점으로 부각됐다.
이혜민 통상교섭본부 한미FTA 기획단장은 21일 미측과의 첫날 접촉을 마친 뒤 "첫 사례이기 때문에 법률가들 사이에서 다른 이야기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해 30일 시한을 넘길 경우 미 의회의 관여여부가 법률적으로 모호한 상황임을 시인했다.
만약 추가 협의가 30일을 넘겼다는 이유로 미국 의회의 관여가 이뤄진다면 한미 FTA의 향후 진도를 점치는 것은 간단치 않아진다.
미측이 지난 주 제안해온 노동.환경 등의 분야 외에도 미국 의회 내부에서는 자동차나 쇠고기 등 농산물 협상결과가 자국 업계의 기대에 못미치며 재협상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 美 "30일 넘기지 말자"는 입장
미측이 지난 주말 제안해온 내용 가운데는 자국 투자자의 역차별 금지규정 삽입처럼 선언적 의미를 갖는 내용도 있지만 노동,환경분야의 일반 분쟁해결절차 적용과 같이 개정의 형식이 어떻게 됐든 실질적으로 협상결과를 바꿔야 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사실상의 '재협상'이 아니냐는 지적도 이런 분석을 깔고 있다.
우리측이 미측의 요구를 순순히 수용해 30일 이전에 무조건 협의를 끝낸다면 이런 불확실성은 발생하지 않겠지만 국회의 비준동의 등을 앞두고 국민 일반, 특히 피해계층의 이해를 높여야 하는 국내의 정치적 부담을 감안할 때 이런 '저자세'협상을 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30일 이전에 추가협의를 끝낼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정부 내부에서 협의해봐야 한다"는 이혜민 단장의 발언도 이런 배경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미국측은 자국의 TPA 시한에 맞춰 한미 FTA 협상시한을 3월말로 삼자고 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추가협의를 빠른 시일내에 마무리지어 문제 발생을 차단하자는 쪽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단장은 "미국의 희망은 30일 이전에 (추가협의를) 끝냈으면 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우리로서는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를 봐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jsking@yna.co.kr
(끝)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07/06/21 19:4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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