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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차바> 울산 71년만의 '10월 물폭탄'…인명·재산피해 속출(종합)

시간당 최대 139㎜ 폭우에 2명 사망실종·태화강 홍수경보·현대차 생산중단
KTX 열차·항공기 운행 중단…학교는 휴업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허광무 기자 = 제18호 태풍 '차바'의 급습으로 울산은 시간당 최대 139㎜의 비가 내려 도심이 마비되는 등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고립된 주민을 구하려던 119소방대원이 실종되고, 60대 남성이 물살에 휩쓸려 숨지는 등 인명피해가 잇따랐다.

기업과 공장들이 침수돼 조업에도 큰 차질을 빚었다.

태화강은 범람 위기에 놓이자 14년 만에 '홍수경보'가 발령됐고, 회야댐과 소하천 등도 넘쳐 주변 아파트와 상가 등이 물에 잠기는 등 피해가 엄청났다.

KTX열차도 일시 운행 중단되고, 항공기는 무더기 결항사태를 빚었다. 학교는 휴업했다.

<태풍 차바> 흙탕물에 잠긴 태화강대공원
<태풍 차바> 흙탕물에 잠긴 태화강대공원(울산=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5일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울산 태화강 둔치가 흙탕물에 잠겼다. 아래쪽은 태화로터리다. 태화강은 이날 한때 홍수경보가 발령됐다.

◇ 10월 기준 71년 만의 최대 물폭탄

울산은 5일 새벽 0시 30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해 오후 2시까지 총 266㎜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이는 10월 기준으로는 1945년 151㎜ 이래 71년 만에 가장 많은 비다.

북구 매곡동이 374㎜로 가장 많이 내렸고, 삼동면 319㎜, 울산공항 280㎜가 쏟아졌다.

울산시 재난관리본부는 시간당 최대 134㎜가 퍼부은 것으로 파악됐다. 풍속은 최대 초속 29m에 달했다. 30m에 달하면 가로수나 전신주가 넘어지는 수준인데 실제 적잖은 가로수와 전신주가 넘어졌다.

<태풍 차바> 폭우에 담 무너져
<태풍 차바> 폭우에 담 무너져 (울산=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울산시 중구의 한 가정주택 담이 5일 폭우에 무너졌다.

◇ 안타까운 인명피해…119 구조대원 실종

집중호우로 불어난 물살에 휩쓸려 구조 활동에 나선 119대원이 실종되고, 60대 남성이 숨지는 등 2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이날 낮 12시 10분께 울주군 청량면 회야댐 수질개선사업소 앞에서 온산소방서 소속 대원 강모씨가 불어난 회야강 물에 휩쓸렸다.

당시 강씨는 주택 옥상에 고립된 주민을 구조하기 위해 출동로를 확인하던 중이었다. 소방대원 3명이 전봇대를 붙잡고 거센 물살을 버티던 중 강씨가 결국 휩쓸린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본부는 헬기 2대와 온산소방서 전 인력을 동원해 강씨를 찾고 있다.

오후 1시 10분께는 울주군 언양읍 반천리 현대아파트 입구에서 약 60m 떨어진 지점에서 최모(61)씨가 도로변 가드레일에 몸이 끼어 숨진 채로 발견됐다.

신고를 받은 119구조대가 10여분 만에 출동했으나, 이미 숨진 상태였다.

경찰은 최씨가 아파트 인접 태화강 강물이 넘치면서 불어난 물살에 휩쓸린 것으로 보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공장 10여 곳 침수…현대차 울산2공장 조업 중단

침수된 현대차 울산2공장
침수된 현대차 울산2공장 [민주노총 울산본부 제공=연합뉴스]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공장 침수로 잇따라 조업이 중단됐다.

현대자동차 울산 2공장의 생산라인이 일부 침수돼 오전 11시 40분부터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이 공장은 싼타페와 아반떼 등을 생산한다.

현대차는 공장 안까지 물이 들어와 안전을 위해 일단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2조 근무자가 출근하는 오후 3시 30분까지도 정상가동하지 못하고 안전을 점검하고 있다. 공장 안의 물이 빠져야 가동할 수 있어 재가동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소규모 공단에도 침수피해가 잇따랐다.

울주군 웅촌면 고연리 부경ENG와 울주군 삼남면 가천리 아이에스하이텍 인근 소규모 하천이나 저수지 등에서 물이 넘쳐 공장 안으로 흘러들었다.

웅촌면 고연리 금양산업과 인근 공장에도 물이 차 조업 중단은 물론 일부 직원이 한때 고립되기도 했다.

또 웅촌면 고연리 대성산업, 대복리 오공본드 울산사무소, 삼동면 작동리 동서케미칼 공장 등에도 침수피해가 발생하고 일부 직원은 지붕으로 대피까지 했다.

◇ 태화강 14년 만에 '홍수경보'…곳곳에서 하천 범람

<태풍 차바> 물에 잠긴 차량들
<태풍 차바> 물에 잠긴 차량들(서울=연합뉴스)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울산 울주군 반천강변길 한 아파트 주차장이 물에 잠겨 있다.. 2016.10.5 [독자제공=연합뉴스]

국토교통부 낙동강홍수통제소는 5일 낮 12시 40분을 기해 울산 태화강 지역에 홍수경보를 발령했다가 오후 3시 10분 해제했다. 낙동강홍수통제소는 태화강에 있는 태화교 수위가 5.5m(해발 기준 4.424m)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홍수경보를 내렸다.

태화교 수위가 4.5m(해발 기준 3.424m)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면 홍수주의보가, 5.5m가 예상되면 홍수경보가 발령된다.

태화강 홍수경보는 2002년 8월 31일 태풍 '루사' 이후 14년 만이다. 홍수주의보는 2006년 7월 10일 태풍 '에위니아' 때, 2012년 9월 17일 태풍 '삼바' 때 각각 내려진 바 있다.

또 시민 상수원인 회야댐이 월류(넘침)하고, 지역별 주요 소하천이 범람해 주민이 대피하거나 고립되는 상황이 속출했다.

울산시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5일 오전 5시께부터 회야댐 수위가 만수위인 34.3m를 넘어 물이 방수로를 통해 흘렀다. 회야댐은 별도 수문이 없어 만수위가 되면 댐 위에 설치된 방수로를 통해 물을 방류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회야댐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 30여 명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오전 11시께 회야정수장으로 대피했다가 오후에 비가 그치는 것을 확인하고 귀가했다.

남구 여천천과 무거천, 중구 유곡천, 울주군 삼동천과 대복천 등 지역별 주요 소하천이 모두 범람하면서 주변 주택과 상가가 침수돼 119에 "고립됐다"는 신고가 잇따랐다.

특히 유곡천의 범람으로 중구 태화동 태화시장 일대가 물바다로 변해 주변 상가 수 백 채가 잠겼다. 또 이 일대와 동강병원 앞, 아파트 주차장 등에서 자동차 수 백 대가 침수됐다.

울산시 재난관리본부는 "오늘 하루 태풍 피해 건수가 침수, 도로 유실 등 모두 180건을 넘는다"며 "아직 신고하지 않은 것까지 포함하면 더 많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 육상·하늘길도 막혀…KTX 운행 중단

<태풍 차바> 하천으로 변한 시장
<태풍 차바> 하천으로 변한 시장(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5일 제18호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울산에 많은 비가 내려 중구 태화시장 일대가 하천을 연상케 할 정도로 침수돼 있다.

태풍 때문에 단전되면서 KTX울산역을 거쳐 가는 상하행선 열차 17편의 운행이 중단됐다.

5일 오전 10시 52분 서울 방향 130호 열차가 울산역에 도착한 뒤 더이상 운행하지 못했다.

코레일 측은 이후 오후 1시 42분까지 울산역을 거쳐 서울과 부산을 오가는 17편의 열차 운행을 모두 중단했다. 울산역 북쪽 부근 철길 위 도로에 설치된 난간이 바람에 날려 전차선과 접촉하면서 정전이 발생한 것으로 코레일은 추정했다.

또 일반열차도 동해남부선 울산 북구 호계역∼모화역에서 토사 유입으로 낮 12시 전후 운행이 일시 중단됐다.

울산공항의 항공기 운항도 전면 중단됐다. 오전 7시 김포공항을 출발해 울산공항에 도착하는 KE1603편부터 모두 10차례 서울∼울산간 항공기 운항이 멈췄다.

◇ 학교도 휴업·정전·도로 침수 통제

울산시교육청은 이날 유치원, 초등학교, 특수학교에 임시 휴업 조치를 내렸다. 중고등학교도 대부분 휴업하거나 등하교 시간을 조정했다.

또 오전 9시께 동구 동부동에서는 전선이 끊어지면서 동부초등학교 일원 아파트, 주택, 빌라 등 약 2천 가구가 정전됐다. 한전이 긴급 복구에 나서 전력은 1시간 만에 다시 공급됐다.

오전 9시 20분께는 중구의 한 주택 담장이 강풍에 넘어졌다. 당시 담장 옆을 지나는 사람이 없이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주차된 차량 일부가 파손됐다.

<태풍 차바> 아수라장된 울산 우정동
<태풍 차바> 아수라장된 울산 우정동(울산=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울산에 3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곳곳이 침수됐다. 중구 우정동 일대가 침수되면서 슈퍼마켓 앞 주차장에 세워둔 차량 등이 물에 완전히 잠겼다

또 돋질로, 두왕로, 산업로 등 주요 도로 곳곳이 침수·통제돼 차량 통행이 한때 제한됐다.

시 외곽인 울주군 삼동면 삼동체육관 주변 도로와 언양읍 일대 도로 등도 침수돼 통행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youn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10/05 17:3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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