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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불황 여파…퇴직자 몰려 트레일러 번호판값 껑충

1년 반 새 3배로 올라…업계 "신용불량자 양산 우려"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조선산업 불황의 여파가 컨테이너를 수송하는 트레일러 번호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17일 부산지역 대형자동차 매매업계에 따르면 보험료율 100%짜리 기준으로 지난해 1월 1천만원가량이던 운송사 법인 소유 트레일러 번호판 대여료가 최근에는 3천만원대 초반까지 올랐다.

지난해 연말과 비교해도 1천만원 정도 상승했다.

개인이 소유한 개별번호판 매매가는 이 기간에 3천500만~4천만원에서 6천만원으로 뛰었다.

M매매상사 대표 Y씨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번호판 가격이 많이 오르기 시작했다"며 "일주일 새에 수백만원이 뛴 적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처럼 번호판 가격이 급등한 것은 조선업 불황과 직접 관련이 있다고 업계는 분석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남과 울산지역 대형 조선소와 협력업체들의 폐업이나 구조조정으로 퇴직한 사람들이 트레일러 운송에 뛰어들면서 번호판 가격이 치솟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Y씨는 "지난해 말 이후 우리 매매상사의 소개로 법인 번호판을 빌린 조선소 퇴직자만 40여명"이라며 "부산 전체로 보면 수백명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구조조정 여파 울산 실업률 상승폭 전국 최고[연합뉴스 자료사진]
구조조정 여파 울산 실업률 상승폭 전국 최고[연합뉴스 자료사진](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조선·해운업계의 구조조정 여파로 지난달 울산과 경남 지역의 실업률이 전국에서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오후 울산시 동구의 한 조선소에서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다. 2016.8.10
yongtae@yna.co.kr

그는 "번호판을 빌려서 트레일러 운송에 뛰어들려는 사람은 많은데 최근에는 공급이 거의 없어 품귀현상까지 보인다"고 덧붙였다.

트레일러 번호판은 대부분 운송사 법인이 소유하고 있어 개인 차주들은 매월 수십만원의 관리비(지입료)를 내고 빌려야 운행할 수 있다.

새로 트레일러 수송에 뛰어든 조선소 퇴직자 중에는 대형견인차면허를 갖고 야드 트랙터를 몰던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지게차 등 다른 장비를 몰았거나 장비 운전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들로 알려졌다.

중소 운송업체 대표 L씨는 "이들은 새로 면허를 딴 뒤 다른 트레일러 기사를 몇 달 따라다니며 보조기사로 근무하다가 독립하거나 기사를 고용해 영업한다"며 "운전에 서툰 사람들이 많다 보니 사고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한 조선소 퇴직자들이 '밥벌이'라도 하려고 트레일러 수송에 나서고 있지만 자칫 투자한 돈을 모두 날리고 신용불량자 신세가 될 수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우려한다.

중고 트레일러를 구입하고 번호판을 빌리는 데 드는 돈은 대략 1억5천만원 안팎이다. 새 차를 구입하면 2억원을 훌쩍 넘는다.

차는 대체로 5년 할부로 사는데 매달 300만원~400만원을 할부금으로 내야 한다.

열심히 일해 한 달에 1천만원 매출을 올려도 할부금, 지입료, 보험료 등 차량 유지비, 도로비 등을 빼고 나면 200만원을 손에 쥐기도 어려워 사고로 차가 파손되거나 큰 고장이라도 나면 할부금조차 낼 수 없는 지경에 처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했다.

트레일러 기사들은 대부분 보험료가 너무 비싸다는 이유로 자기 차량 파손에 대비한 보험에 들지 않기 때문에 수리비를 자신이 부담해야 한다.

할부금을 내지 못하면 차를 압류당하고 신용불량자 신세가 된다.

할부금 못내 금융사에 압류된 트레일러들
할부금 못내 금융사에 압류된 트레일러들[M대형자동차매매상사 제공=연합뉴스]

M매매상사에는 이처럼 할부금을 내지 못해 금융회사가 압류한 트레일러 20여대가 번호판도 없이 발이 묶여 있다.

이 업체 대표 Y씨는 "트레일러 기사는 할부기간 5년 동안 사고와 큰 고장 없이 지나야 그 뒤부터 돈을 벌 수 있다"며 "하지만 그런 사람은 많지 않고 상당수는 중간에 못 버티고 차 빼앗기고 신용불량자가 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lyh9502@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7/17 13:2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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