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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은 레드라인"…한미FTA 개정협상 '아킬레스건'될 수도

미국이 역이용해 타 분야 과도한 요구할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한미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을 앞둔 우리 정부가 "농업 분야는 레드라인"이라고 확고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이 같은 태도가 오히려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내 농축산업계를 안심시키기 위해 단호한 메시지를 낼 수 밖에 없는 우리측 입장을 미국이 교묘하게 역이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정부는 농축산 단체의 반발로 사실상 무산된 지난 10일 한미FTA 공청회에서도 "농축산물 시장 추가 개방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강성천 통상차관보는 이날 단상을 점거한 농축산업계 관계자들에게 이같은 정부 입장을 재차 설명했다.

그럼에도 농축산업계 관계자들은 "한미FTA를 폐기하라"고 촉구하며 물러서지 않았고 이날 공청회는 파행으로 끝났다.

이에 정부는 통상절차법에 규정된 공청회 개최 의무를 다했다는 판단에 따라 향후 국회 보고 등 한미FTA 개정을 위한 후속 절차를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농축산업계 반발 움직임은 앞으로 이어질 한미FTA 개정협상에서 우리 정부에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통상 관계자는 11일 "미국은 우리가 농업 분야를 사수해야 한다는 상황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이 같은 점을 집요하게 공략하며 다른 제조업 분야 협상에서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이 한국의 가장 아픈 부분인 농업을 건드리면서 자동차나 서비스 등의 분야에서 과도한 요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지난 9월 열린 한미FTA 공동위에서 한국의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관세를 즉시 철폐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한미FTA 체결 당시 쌀을 비롯한 민감 품목은 양허 대상에서 제외하고 고추, 마늘, 양파 등 118개 품목에 대해서는 15년 이상 장기 철폐 기간을 확보했다.

미국은 한미FTA 발효 이후 15년에 걸쳐 철폐하기로 한 농산물 관세를 당장 없애달라고 하는 동시에 한국산 농산물에 대해서는 관세를 5~10년 더 부과하겠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농업은 우리에 매우 어려운 것이고 농업을 건드리는 순간 우리는 미국의 제일 민감한 것을 건드릴 수밖에 없다고 미국 측에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농업 부문을 지켜야하는 우리 측 상황이 더 절실하기 때문에 결국 협상 과정에서 '농업을 사수하고 다른 것을 더 내주는' 결과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고 통상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경제부처 예산심사에서 "농업 부문에 대해 미국의 추가 요구가 있으면 어떻게 하겠다는 대응 시나리오를 전략적으로 마련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한편, 정부는 이달 내로 국회 보고 등 개정협상 절차 관련 준비를 마무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전면 개정 대신 일부 개정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까다로운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양측은 이르면 다음 달부터 한미FTA 개정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

cool@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11/11 11: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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