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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2인자 오른 정의선…경영 보폭 확대될 듯(종합)

재계선 '경영권 승계 수순' 관측…현대차 "정몽구 회장 보좌 역할"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윤보람 기자 = 정의선 현대자동차[005380] 부회장이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총괄부회장으로 승진한 것은 9년 만의 인사다.

2009년 현대차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9년 만에 그룹 총괄부회장에 오른 것이다.

이에 따라 정 수석부회장은 앞으로 그룹 전반의 경쟁력 강화, 신사업 추진, 통상 문제 등 현안 극복, 그룹 인사 등 그룹 경영 전반과 주요 사안에 대해 정 회장에게 보고하고 재가를 받아 실행하게 된다고 14일 현대차그룹은 설명했다.

재계에서는 당장 현대차그룹 일가에서도 '3세 경영'을 위한 수순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은 이런 시각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정몽구 회장의 경영권은 여전히 공고하며 이번 인사 역시 정 회장의 판단에 따른 포석이란 것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의선 부회장에 대한 이번 역할 부여는 그룹 차원의 체계적이고 신속한 체계와 역량 확보가 필요하다는 정몽구 회장의 판단에 따른 포석"이라며 "정 수석부회장은 정 회장을 보좌하면서 주요 경영 사안은 정 회장에게 보고하고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요컨대 정 부회장의 활동 반경이 그룹 현안 전체로 확대되기는 하겠지만 여전히 정몽구 회장을 보좌하는 차원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 부회장의 그룹 내 입지가 더 확대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정 부회장은 기아자동차[000270] 사장직을 수행하다 2009년 현대차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다른 직함은 맡아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012330] 등 일부 계열사에 등기이사로 올라 있기는 하지만 공식적인 직책을 맡고 경영에 관여해온 계열사는 현대차가 유일했다.

하지만 이번 인사로 현대차는 물론 기아차와 현대제철[004020], 현대건설[000720], 현대엔지니어링, 현대모비스, 현대위아[011210],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현대차증권[001500], 현대라이프, 현대글로비스[086280], 현대로템[064350], 이노션[214320] 월드와이드, 해비치호텔&리조트 등 완성차·철강·건설·자동차부품·금융·유통·서비스 등에 이르는 전 계열사 경영을 총괄하는 자리에 오른 것이다.

또 직책상으로도 명실상부한 그룹 내 2인자가 됐다. 그동안 현대차그룹 내에는 모두 7명의 부회장이 있었으나 이번에 처음으로 수석부회장이 나오면서 나머지 6명의 부회장보다 한 계단 높은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현대차그룹의 부회장은 정 부회장을 포함해 윤여철·양웅철·권문식·김용환 현대·기아자동차 부회장과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있다.

여전히 정몽구 회장을 보좌하는 역할이라고는 하지만 정 회장을 제외하면 그룹 내 누구보다 높은 자리에서 그룹을 통할하는 역할을 맡게 된 것이다.

경영 승계가 언제 이뤄지더라도 차질이나 혼란 없이 이행할 수 있는 체계가 구축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미 최근 1∼2년 새 정 회장이 공식적인 외부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정 부회장의 행동 반경은 상대적으로 확장돼 왔다.

주요 신차 발표 행사나 글로벌 산업 전시회 등에 참석하면서 존재감과 위상을 다져왔다. 올해 5월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던 지배구조 개편안이 시장의 지지를 확보하지 못해 좌초됐을 때도 정 부회장이 입장을 발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사의 의미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미국과 중국발(發) 통상 현안과 주요 시장의 경쟁 심화, 구도 변화 등에 그룹의 유기적이고 통합적인 대응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정 회장의 인식에 따른 조치라는 것이다.

또 4차 산업혁명과 모빌리티(이동성) 등 미래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에 조응해 그룹 차원의 민첩하고 효율적인 선제적 대응이 요구된다는 판단도 인사의 배경이라고 현대차그룹은 설명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통상 이슈와 관련해 완성차·부품·철강 등 굵직한 사업 분야에서 현안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미국·중국 등 주요 시장의 판매 회복과 신흥시장에서의 판매 확대 등도 시급하다"며 "정 수석부회장이 정 회장을 보좌해 이런 문제를 풀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의 그룹 내 입지가 강화되면서 그가 관심을 보여왔던 미래차 관련 사업 추진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 부회장은 그동안 자율주행차와 모빌리티(이동성) 서비스 쪽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왔다.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CES에서 인텔, 모빌아이, 엔비디아 등 자율주행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를 잇달아 만났고 최근 인도에서 개최된 '무브(MOVE)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에서는 기조연설자로 나서 현대차를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계획을 직접 밝히기도 했다.

정 부회장이 현대모비스를 독일 보쉬와 일본 덴소, 미국 델파이처럼 미래기술 중심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한 '모비스 프로젝트'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 프로젝트에 따라 현대모비스는 지난달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외부 사물을 인식하는 기술을 가진 국내 스타트업 '스트라드비젼'에 80억원을 투자했다.

현대모비스가 자회사나 계열사를 제외한 외부에 투자한 사례로는 1977년 창립 이래 최대 규모다.

sisyphe@yna.co.kr, bryoo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8/09/14 15:2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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