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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이시언 "방성재 역, 몸이 힘들어"

감초 역할 톡톡.."실제 성격도 방성재와 비슷"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화제의 케이블 드라마 tvN '응답하라 1997'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수다쟁이 방성재다.

타고난 입담꾼인 그는 처음 보는 사람과 수다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입에 딱 붙는 부산 사투리가 그의 수다에 감칠맛을 더한다.

방성재를 학창시절 한 반에 한 명씩 있었음직한 인물로 느껴지게 하는 데는 부산 출신 배우 이시언(30)의 공이 크다.

실제 나이보다 10년 이상 어린 역할을 하느라 고충이 적지 않지만 이시언은 최근 인터뷰에서 "마지막 촬영을 마치고 나니 소중한 친구를 하나 잃은 느낌"이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방송이 시작하기 전 이렇게 큰 반응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그는 "가족들이 엄청 잘됐다며 사인을 받으려고 하더라"며 주변 사람들의 반응에서 인기를 실감하는 듯했다.

"실제로 드라마 인기를 크게 실감하지는 못하겠어요. 그냥 인터넷을 보면 '아, 잘 됐구나' 싶어요. 방송 초반 (서)인국이랑 동대문까지 지하철을 타고 14코스 정도를 간 적이 있었는데 단 한 명도 알아보지 못했어요."

본인은 실감하지 못한다지만 방성재는 극중 톡톡 튀는 감초 역할로 사랑받고 있다.

까불거리는 역할이다 보니 쉴 새 없이 떠들고 리액션도 큰 경우가 많다. 4회 도쿄대첩 한일전 에피소드가 대표적이다.

"워낙 에너지를 쓰다 보니 체력적으로 힘들었어요. 성동일 선배님(시원의 아버지 역)이 그 장면에서 저를 한번 부르시더니 '안 힘드냐'고 하시더라고요. 살짝 위축되긴 했지만 뭐, 성재가 원래 그런 캐릭터다 보니 계속 자신감을 갖고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는 실제 성격도 방성재와 비슷하다고 했다. 밝고, 사람들과 두루두루 잘 지내는 편이란다.

그가 작품에 합류하게 된 것도 제작진과 맺은 인연 덕분이었다.

"감독님이 한번 보자고해서 갔는데 그때 교통사고를 당해서 발에 깁스를 하고 있었어요. 감독님이 고민하던 차에 드라마 '파라다이스 목장'을 같이 했던 이 드라마의 스크립터가 저에 대해 좋게 말해줘서 도움이 됐죠. '파라다이스 목장' 때 제가 열심히 하는 것처럼 보였나 봐요.(웃음)"

또래 역에 캐스팅된 배우들 중 이시언은 은지원 다음으로 나이가 많다. 여주인공 시원 역의 정은지보다는 무려 11살이 많다.

"세대차를 느끼지 않기 위해 은지나 저나 노력을 많이 했어요. 은지한테 보자마자 말 놓으라고 했는데 바로 말을 놓더라고요. 막상 그러니 기분은 좀 그랬어요.(웃음) 이제는 그 친구들이 저를 편하게 '해마야'라고 불러요. 해마는 '형님아'의 부산 사투리인데 '해마야'라고 이름처럼 부르니 졸지에 바다에 사는 동물이 된 기분이네요."

그는 나이는 어리지만 '신인 배우' 서인국과 정은지의 연기를 보고 타고난 재능의 힘을 실감했다고 했다.

"인국이의 '만나지 마까'란 대사를 저도 한번 해봤는데 과연 저 정도 느낌이 날 수 있을까 싶어요. 인국이는 타고난 연기자인 것 같아요. 천재 아역들처럼 배우지도 않고 느낌 있게 연기를 하는 것 같아요."

실제 학창시절 그는 어떤 학생이었을까.

그는 "착한 학생은 아니었다"며 문제아는 아니었지만 좀 놀던 말썽꾸러기였다고 했다.

방성재가 극중 수학능력시험에서 400점 만점에 88점을 받아 충격을 줬는데, 그는 자신도 실제 모의고사에서 90점을 받아본 적이 있다며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그때 짝꿍이 방성재처럼 답안지 OMR 카드에 집 모양을 그렸는데 120점이 나와 좀 놀라긴 했다"고 덧붙였다.

재미있는 사실은 은지원이 그의 학창시절 우상이었다는 것.

그는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도 못했는데 같은 작품을 한다니 처음에는 깜짝 놀랐다"고 돌아봤다.

"지금은 우상이 아니라 우산 정도로 생각해요.(웃음) 지원이 형이 '1박2일'할 때는 싫었어요. 젝스키스 시절 카리스마 있는 모습이 없어져서. 같이 작품을 하다 보니 성질은 좀 있지만 귀여운 동네 형 같아요. 좋은 형이에요."

그는 "지원이 형이 내 사인을 보더니 '이게 뭐야' 하면서 사인도 새로 만들어줬다"며 웃었다.

부산 사투리 연기는 데뷔작 '친구'에 이어 '응답하라 1997'이 두 번째다.

방성재는 남들보다 늦은 27살의 나이에 2009년 MBC 드라마 '친구'로 데뷔했다.

1천6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오디션에서 김중호 역을 따낸 것. '목숨 걸고 준비한' 결과였다.

그전까지 그는 배고픈 무대에서 살았다. 처음 배우의 꿈을 품은 것은 고교 시절.

"고등학교 때 공부 잘하는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전 못했어요. 여자친구가 대학을 못 가면 헤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는데 할 줄 아는 게 없었죠. 그래서 애들이 한번 연기를 해보라고 해서 연기학원에 다녔어요."

군에서 제대하고 2005년 서울예술대학 방송연예과에 입학한 그는 1학년부터 연극무대에 오르며 연기에 대한 열정을 키웠다. 그러나 삶은 고단했다.

서른 살까지 비전이 안 보이면 부산으로 내려갈 생각이었다는 그는 '친구' 오디션에 합격하면서 배우의 꿈을 지킬 수 있었다.

'친구' 이후 그는 길어도 3개월 이상 연기 활동을 쉬어본 적이 없다. 비중은 크지 않았지만 '닥터 챔프' '파라다이스 목장' '더킹 투하츠' 등에 출연하며 연기 경력을 쌓았다.

그리고 '응답하라 1997'의 성공으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는 데 성공했다.

그는 이제 두려움이 조금 생겼다고 했다.

"그전에는 '이번에 안되더라도 다음에 잘 되면 되지'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은 다음 것도 이만큼 이슈가 안 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지만 항상 자신감을 가지려고 해요. 배우가 주눅이 들면 연기하기 어렵잖아요."

okko@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2/09/02 07: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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