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美 직선시장 당선 강석희 씨
![]() |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최재석 특파원 = 지난 4일 미국 대선과 함께 실시된 캘리포니아 주 어바인 시장 선거에 출마, 당선된 강석희(55) 시의원이 5일(현지시각) 시청사 사무실에서 당선 소감과 한인 1세로는 처음 직선 시장에 진출한 의미 등을 설명하고 있다. << 국제뉴스부 기사 참조 >> |
올해 미국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진 각급 선거에서 한인 1세로는 처음 직선시장에 당선된 강석희(55) 씨는 5일 한국민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요청에 이렇게 말했다.
강 씨는 캘리포니아 주 오렌지 카운티의 어바인 시장직에 도전해 2만7천534표(52.2%)을 득표, 공화당의 여성 후보를 2천345표 차이로 눌렀다. 그는 4년 전 어바인 시의원에 당선돼 현재 부시장을 겸하고 있다.
강 씨는 한국에서 나서 어른이 된 후 미국으로 건너간 한인 1세 출신으로 첫 직선시장에 당선됨으로써 미주 한인 정계 도전사에 큰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선거 다음날 오후 어바인 시의원 사무실에서 강 씨를 만났다. 말쑥한 정장차림을 한 옆집 아저씨 같은 평범한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개표가 이날 새벽까지 박빙의 차이로 계속된 탓에 잠을 거의 못 잔데다 아침부터 이어지는 축하전화와 인터뷰 요청에 쉴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대뜸 지금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뭐냐고 물었다. `쉬고 싶다'는 말을 기대했던 기자에게 "선거를 도와주신 분들께 일일이 전화를 걸어서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는 답이 돌아왔다.
30여 년 전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태평양을 건넌 20대 청년은 이렇게 노련한 정치인이 돼 있었다.
그는 1977년 고려대를 졸업하고 대학 2년 후배와 결혼한 후 미국으로 땅을 밟았다. 당시 샌프란시스코에 정착하고 있던 형이 초청하는 형식으로 이민을 했다.
강 씨는 "어릴 때부터 어른이 되면 아메리칸 드림을 이뤄보겠다는 생각을 했고 학교 다닐때 영어공부도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그의 영어실력은 정평이 나 있다. 대학 시절 연합 영어서클에 다니면서 영어 연극도 했고 영어 웅변대회에 나가 상들을 휩쓸었다는 자랑을 숨기지 않았다.
이런 탄탄한 영어실력을 바탕으로 이민 오자마자 전자제품 유통업체인 `서컷시티'에서 쉽게 일자리를 구할 수 있었다. 강 씨는 "영어를 어느 정도 했기 때문에 이민 와서 그렇게 고생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가 미국 정계 진출을 결심한 것은 LA흑인폭동이 계기가 됐다. 강 씨는 "92년도 세일즈 매니저로 근무할 때 TV를 보면서 폭동으로 한인상점들이 잿더미가 되는 것 봤는데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미주 한인사회가 질적으로 발전하려면 동포들의 정계 진출이 중요하다. 예비 한인 정치인들에게 조언을 요청하자, 그는 "정치가로서 가장 중요한 당선 가능성을 갖추려면 오랫동안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면서 "한인 커뮤니티 봉사를 통해 커뮤니티에 기반을 쌓은 후 커뮤니티를 위해 나간다고 할 때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열렬한 민주당원이다. 민주당이 이민자들을 보호하는 정책을 많이 추구하는 당이기 때문에 정치를 시작할 때부터 민주당을 선택했다고 한다.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의 당선에 대해서도 한마디를 했다. "미국 역사상 이렇게 큰 정치적인 지각변동은 없었고 미국에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는 하나의 사건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오바마의 당선은 젊은이들한테 꿈을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인터뷰 내내 그의 휴대전화는 쉴 새 없이 울렸다. 한국에서나 현지에서 온 축하전화뿐 아니라 로스앤젤레스타임스를 비롯한 현지 언론의 인터뷰 요청도 끊이지 않았다. 다음달 9일 예정된 시장 취임식에 한국에서 축하 손님들이 올 것이라고 했다.
강 씨는 "정치의 벽이 심한 미국 사회에서 시장에 당선된 것을 보면 어릴 적에 생각한 아메리칸 드림을 어느 정도는 이뤘다고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구 21만명으로 오렌지 카운티에서 세번째로 큰 어바인의 시장이 된 것으로 그의 아메리칸 드림은 끝나지 않았다.
그는 "어떤 자리를 염두에 두는 것은 아니지만 비중있는 도시의 직선 시장으로 당선됐다는 사실이 정치적인 미래에 청신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bondong@yna.co.kr
(끝)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08/11/06 14:00 송고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