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이라크 때와는 다르나 발발시 개입 불가피"
(뉴욕=연합뉴스) 정규득 특파원 =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거의 10년간 전쟁을 치르면서 많은 것을 잃었던 미국이 또다시 전쟁에 휘말려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새로운 전쟁의 상대는 이란이다. 미 역사상 가장 길었다고 평가되기도 하는 2개의 전쟁에서 미군 6천300명이 사망하고 4만6천명이 부상했다. 3조달러에 육박한 전비는 미국의 재정에 깊은 주름살을 드리웠다. 하지만 당초 예상보다 길어진 이들 전쟁의 결과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었다.
이들 2개의 전쟁 후유증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최근 이스라엘과 미 정치권 일각에서 이란을 무력으로 응징해야 한다는 강경론이 득세하고 있다. 그러나 이란은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을 기세여서 시간이 갈수록 전운이 더욱 두터워지는 양상이다.
이스라엘 외교관 암살기도 사건을 둘러싼 이란-이스라엘의 대치가 심화되는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양국 사이에 전쟁이 발발하면 미국의 개입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란을 둘러싼 최근 기류는 이라크전을 앞둔 2003년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란의 핵무기 개발 능력에 대한 언론 보도가 과장이 아니냐는 논쟁 또한 그때 이미 봤던 모습이다.
뉴욕타임스(NYT)는 그러나 크게 두가지 부분에서는 그때와 확연히 다르다고 22일(현지시간) 분석했다.
하나는 조지 부시 전 행정부가 이라크의 위협을 임박한 것으로 보면서 전쟁에 적극적이었던데 비해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흥분을 가라앉히는데 주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은 지난 19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현 시점에서 이란을 공격하는 것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는 점을 이스라엘에 설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이 아직 핵무기를 만들지를 결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른 하나는 이번에는 이스라엘이 강경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핵무기를 갖게 되면 자국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진다고 본다. 특히 이란의 핵설비가 지하 깊숙이 숨어버리면 벙커버스터도 무용지물이라는게 이스라엘의 주장이다.
여기서 비롯된 이스라엘의 조바심은 미국 정치권도 움직이게 만들었다. 론 폴 하원의원을 제외한 공화당의 모든 대선주자들이 최근 이스라엘의 보호자를 자임하며 이란에 대한 공세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미 상원의 한 초당적 그룹은 21일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낸 서신에서 이란과의 새로운 협상은 핵개발을 위한 시간만 벌어줄 뿐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동안 전쟁 피로감을 표시했던 미국인들 역시 정치권의 이같은 호전적 분위기를 지지하고 있다.
퓨리서치센터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8%는 미국이 이란의 핵개발 저지를 위해 필요하다면 무력을 사용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이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의 방해로 핵시설 사찰이 실패했다고 발표한 가운데 이란은 서방권에 대한 협박을 계속했다.
미국이 이란의 새로운 핵협상 제안을 받아들일지를 계속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란을 둘러싼 불가측성이 차츰 동력을 키우면서 결국은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핵전략 전문가인 그레이엄 앨리슨 하버드대 교수에 따르면 이란을 둘러싼 현 상황은 역시 `슬로모션'으로 움직였던 1960년대 쿠바의 미사일 위기 때와 유사한 부분이 많다.
서로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부족한 가운데 인내력이 점차 비등점을 향해 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역사학자로서 나는 정치권이 들끓고 상황이 통제권을 벗어나면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안다"며 "이란과 이스라엘, 미국 3자 모두 서서히 정면충돌을 향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2/02/23 01:14 송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