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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현유 "큰 물에서 뛰고 싶었다"

<실리콘밸리 한인들>④글로벌기업 경영자 꿈꾼다.
<실리콘밸리 한인들>④글로벌기업 경영자 꿈꾼다.
(마운틴뷰<美캘리포니아주>=연합뉴스) 임상수 특파원 = 구글TV 파트너십 아시아-태평양 헤드(사업제휴팀장) 김현유(36.미국명 미키 김)씨가 구글 입사과정과 실리콘밸리 생활 등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전세계 인재들이 모여 경쟁하는 실리콘밸리에서 글로벌 IT기업의 경영자로 성장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2012.6.17 nadoo1@yna.co.kr

구글TV 팀장 "실리콘밸리서도 성공하는 사람은 소수"

"헛된 꿈 버리고 철저히 준비해 실행에 옮겨야"

(마운틴뷰<美캘리포니아주>=연합뉴스) 임상수 특파원 = "큰 물에 나와서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실리콘밸리로 옮겨왔습니다."

김현유(36·미국명 미키김) 구글TV 사업제휴 팀장은 16일(현지시간) 구글에 입사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김 팀장은 그러나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하거나 글로벌 기업에 입사했다고 해서 무조건 성공한다는 헛된 꿈을 가져서는 안된다"며 "철저하게 준비한 뒤 실행에 옮겨야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에서도 성공하는 사람은 소수라고 덧붙였다.

김 팀장은 대학을 졸업하고 2002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무선사업부 해외영업팀에서 근무하다 2007년 구글에 입사해 현재 구글TV 사업제휴팀장을 맡고 있다.

다음은 김 팀장과의 일문일답.

-- 삼성전자에서 구글로 옮긴 이유는.

▲ 삼성전자는 대학 졸업하고 첫 직장이어서 많은 것을 배운 고마운 직장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에서 해외영업을 하면서 더 큰 물에 나와서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이곳으로 왔다. 이제는 반대로 삼성 등과 전략적 제휴를 이끄는 사람이 됐다.

-- 한국 대기업과 미국 대기업을 모두 경험했는데 차이점이 있다면.

▲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미국 기업, 특히 실리콘밸리내 기업은 개인이 움직이는 시스템이고 한국 기업은 조직이 움직인다는 점이 큰 차이로 보인다. 미국은 크건 작건 권한을 개인한테 주고 그만큼 책임도 져야한다. 자율권이 많은 만큼 출퇴근 시간을 비롯해 내 방식대로 일을 할 수 있는 등 자유롭다. 개인의 역량을 100% 발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 뒷면에는 철저한 성과평가가 숨어있다. 구글도 매 분기 평가를 받는데 연봉이나 승진 등에 영향을 미친다. 한국기업은 위계질서를 갖춘 조직이 중심이다. 당연히 권한도 조직이나 조직의 보스가 가지게 되며 그만큼 개인의 자율성은 떨어진다. 하지만 동료애도 강하고 그만큼 추진력도 강하다는 장점이 있다.

-- 구글에서 근무하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보람있었던 일은.

▲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주요 IT기업들과 구글TV 제휴를 발표한 것을 꼽을 수 있다. 구글TV는 처음부터 참여했던 프로젝트이고 전략적 제휴를 담당하고 있어 성과에 대해 보람도 컸다.

-- 해외기업인 구글에서 생활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 똑같은 사안도 위기라고 생각하고 한숨을 쉬는 사람이 있지만 기회라고 보고 도전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다. 저는 후자이고 후자가 돼야한다고 생각한다. 쉬운 일만 있으면 재미없어서 못할 것 같다. 구글TV 출시도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지만 그만큼 보람도 컸다.

구글에서 처음부터 한 일이 신규사업 제휴인데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새로운 일의 성패는 결국 실행력으로 결정된다. 물론 부정적인 시각도 정당한 비판이라면 수용해 더 좋게 개선하는 게 맞지만 맞는 전략과 방향이 결정되면 실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구글이 첫번째 검색엔진이 아니었고, 페이스북도 첫번째 소셜미디어가 아니었지만 실행을 통해 성공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 한국에서 학교를 나왔는데 구글에서 언어문제는 없었는지.

▲ 영어가 중요한 것은 맞다. 일을 해야하기 때문에 의사소통이 되지 않으면 입사 자체가 힘들다.

한국사람들이 영어에 두려움을 갖는 큰 원인 중 하나는, 우리나라 영어교육 문제이기도 한 부분으로 말을 할 때 문법적으로 완벽해야 하고 발음도 미국사람처럼 해야한다는 부담감이다. 그렇지 않으면 창피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실리콘밸리는 전세계 IT인재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외국인들이 굉장히 많다. 그중 가장 잘하는 국민이 인도계인데 이들이 영어를 잘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발음은 인도식으로 이상하고 문법도 잘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중요한 것은 하고 싶은 말을 분명히 한다는 점이다. 발음이나 문법이 틀린 것을 창피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 영어공부를 하는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는지.

▲ 어려서부터 영어와 친하게 지냈다. 노래부터 시작해서 여러가지 이유로 외국인들과 접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았다. 한국의 젊은이들은 외국사람이건 외국문화이건 접할 기회를 많이 만드는 게 중요하다.

또 영어를 잘한다고 미국에서 일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 이 쪽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사고방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잘 어울리지 못하면서 영어 핑계를 대는 경우가 많다.

-- 대학 전공이 인문학이어서 IT기업에서 일하는게 쉽지 않아 보이는데.

▲ 전공은 전공일 뿐이다. 그것이 나를 규정짓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강연 중에 만난 한국 젊은이들이 하는 가장 아쉬운 질문이 '내 전공이 이것인데 할 수 있을까요'라는 것이다. 이는 스스로 한계를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내 전공이 이것인데 이걸 할려면 무엇을 해야하는지'라고 생각해야 한다.

<실리콘밸리 한인들>④글로벌기업 경영자 꿈꾼다.
<실리콘밸리 한인들>④글로벌기업 경영자 꿈꾼다.
(마운틴뷰<美캘리포니아주>=연합뉴스) 임상수 특파원 = 구글TV 파트너십 아시아-태평양 헤드(사업제휴팀장) 김현유(36.미국명 미키 김)씨가 구글 입사과정과 실리콘밸리 생활 등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전세계 인재들이 모여 경쟁하는 실리콘밸리에서 글로벌 IT기업의 경영자로 성장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2012.6.17 nadoo1@yna.co.kr
원래 IT에 관심이 많았다. 전공은 역사이지만 대학교 2학년 때부터 인터넷 관련 회사에서 인턴을 했다. 그때 많은 경험을 했다. 사회생활도 빨리 접했고 전공을 떠나서 IT와 친해질 수 있었다.

-- 근무하면서 특별히 멘토역할을 해주는 사람이 있는지.

▲ 롤모델로 생각하는 분 중에 오미드 코데스타니(Omid Kordestani)라는 분이있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책의 추천사도 써 준 분이다. 구글의 수석부사장이었고 구글 초기에 참여한 분으로 지금은 은퇴하고 창업자들에게 조언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이란에서 중학교 때 이민와 구글 내 모든 비즈니스를 총괄하는 최고의 자리까지 올랐던 분이다.

-- 신생기업(Start-up) 들에 조언도 한다고 들었는데.

▲ 기업을 창업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창업에 대해 조언을 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는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사람은 모두 창업전문가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물론 이곳 환경 때문에 창업에 관심이 많지만 창업해서 성공한 사람이어야 창업전문가일 수 있다. 다만 조언하는 것은 내가 잘하는 부분인 사업제휴 부분과 실리콘밸리 등의 인맥 을 연결해주는 것,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할 경우 문화적인 차이 등에 관한 것등이다. 이는 구글의 허락을 받고 하는 것으로 조언과정에서 투자를 하기도 하고 지분을 일부 받기도 한다.

-- 실리콘밸리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은 당장 성과가 나지 않더라도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기술 등에 장기적으로 투자를 한다는 점이다. 최근 구글의 최고경영자(CEO) 래리 페이지가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도 이 부분을 언급하기도 했다. '빅 벳(big bet)'이라고도 하는데 구글의 경우 안드로이드, 유튜브, 크롬 등을 들 수 있다.

-- 실리콘밸리의 장점 가운데 한국에 꼭 소개하고 싶은 것이 있는지.

▲ 세계지도를 놓고보면 어디 있는지 찾기도 힘든 작은 지역인 실리콘밸리에 구글과 애플, 오라클, 이베이 등 전세계 주요 대기업들이 즐비한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들 기업이 태동하려면 사업아이디어와 사업 운영능력, 자금이 필요한데 실리콘밸리는 이 세가지를 항상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또 이를 통해 성공한 기업이 다시 신생기업에 투자하는 등 선순환이 일어난다.

무엇보다 사업가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가 매우 높다. 성공한 사업가들이 나오면서 그들을 따르는 사람들이 생겨나는 등 이 부분에서도 선순환이 생긴다.

한국에서도 성공한 벤처사업가들이 후배들을 도우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기억해야 할 것은 실리콘밸리에서도 성공하는 사람은 소수라는 점이다. 대박의 꿈을 좇아 무작정 시작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 실리콘밸리에서 유명한 분들을 많이 만난 것으로 아는데.

▲ 깊은 얘기를 하지 못했지만 지난해 10월 사망한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을 만났고 인터넷 아버지로 불리는 빈트 서프박사와 인터넷의 태동과 현재 등에 관해 토론을 할 기회를 가졌다는 것은 행운이다. 또 유명 래퍼에서 사업가로 변신한 MC해머, 대표적 아시아계 벤처투자가로 한국에 있을 때부터 선망했던 분인 가이 가와사키 등도 만났다. 실리콘밸리에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 글로벌 대기업에 취업을 원하는 한국 젊은이들에게 조언한다면.

▲ 지금의 나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되고 싶은 미래의 나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하는지를 꼼꼼히 살펴 그에 맞는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은 다양할 수 있지만 계획을 세운대로 끝까지 실행하는 사람이 성공한다, 계획을 세우는 사람은 많지만 그것을 실제로 실행에 옮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

또 글로벌 회사는 스스로 알아서 기회를 찾고 실행에 옮겨야한다. 누구도 길을 보여주지 않는 만큼 주인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한국에서는 묵묵하게 일만하면 알아준다고 생각하지만 미국에서는 그렇지 않다. 자신이 낸 성과와 그 의미에 대해 정확하게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

-- 조만간 책을 출간한다고 들었는데 어떤 내용이 담기는지.

▲ 대학 때부터 구글까지 오게된 여정, 글로벌 기업 입사를 위해 어떻게 준비했는지와 실리콘밸리에서 보고 배운 것, 문화와 장점 등을 정리했다. 대학 등에서 강연을 할 때 출판사에서 여러차례 제안을 했으니 지금까지 거절해 왔지만 실리콘밸리에 대해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 출간을 결심했다.

-- 앞으로 꿈이 있다면.

▲ 실리콘밸리는 전세계 각국에서 온 인재들이 만들어가는 곳으로 한국계도 많이 자리를 잡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의 톱 경영자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실리콘밸리 IT대기업의 경영자로 성장하는 게 꿈이다. 이를 위해 무엇을 해야하고 어떤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지에 집중하고 있다.

nadoo1@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2/06/17 08:0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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