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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쿠르드-터키, '코바니 지원' 놓고 충돌>

터키의 지원 중재는 시리아 북부 쿠르드 자치정부 무력화 기도 반발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준억 특파원 =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의 공격으로 함락 위기를 맞았던 시리아 북부 쿠르드족 도시 코바니(아인알아랍)를 놓고 터키와 시리아 쿠르드 정치세력 간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IS의 공격 초기 터키가 코바니를 도와주지 않는다는 것이 갈등의 원인이었지만 최근에는 터키가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KRG)와 시리아 반군의 코바니 지원을 중재한 것이 빌미가 됐다.

코바니를 포함한 시리아 북부에 자치정부 수립을 선포한 쿠르드 정치세력인 '민주동맹당'(PYD)은 터키의 지원 중재는 코바니에 안전지대를 설정해 자치정부를 무력화하려는 의도라고 반발했다.

반면 터키는 PYD가 자국의 쿠르드 반군인 '쿠르드노동자당'(PKK)과 연계된 테러조직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PYD가 코바니의 운명보다 통치권에만 관심이 있다고 비난했다.

코바니에 대한 IS의 공격이 계속되는 가운데 KRG의 군조직 페쉬메르가 대원 150여명이 26일(현지시간) 터키를 거쳐 코바니로 넘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 "페쉬메르가·FSA 보내주겠다", PYD "병력은 충분, 중화기만 달라"

터키는 지난 20일 페쉬메르가가 터키를 경유해 코바니로 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24일에는 시리아 온건 반군인 자유시리아군(FSA)이 코바니에서 IS와 싸우는 것을 돕겠다고 밝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FSA 대원 1천300명을 코바니로 보내는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터키는 IS가 지난달 15일 코바니 외곽을 공격하기 시작한 이후 코바니에서 PYD의 군조직인 '인민수비대'(YPG)와 시가전을 벌일 때까지 군사개입을 거부해 IS 공습을 주도한 미국 등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았다.

따라서 터키가 페쉬메르가의 파병을 허용하자 국제 여론의 압박에 입장을 바꿨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터키 정부는 PYD는 PKK의 시리아 지부로 둘 다 테러조직이기 때문에 PYD에 무기를 지원하면 결국 PKK를 돕는 것이므로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은 바꾸지 않았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국이 코바니 상공에서 YPG에 무기를 지원한 직후 반발하지 않았지만 IS가 무기 일부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되자 PYD에 무장 지원은 잘못이라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지난 19일 통화에서도 이를 반대했다고 주장했다.

페쉬메르가와 FSA의 코바니 파병을 터키가 발표한 것은 터키가 중재를 주도했기 때문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주요 협력 그룹은 첫째가 FSA이고 두 번째는 페쉬메르가라고 말했다"며 IS 격퇴 전략으로 일시적이지만 PYD를 지원한 미국과 이견이 있음을 밝혔다.

KRG 전문매체인 루다우는 25일 페쉬메르가 대원 150명이 중화기로 무장하고 26일 터키 국경을 넘어 코바니로 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PYD의 살레 무슬림 대표는 24일 CNN튜르크와 인터뷰에서 코바니의 YPG 병력은 충분하기 때문에 중화기 지원만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쿠르드계 뉴스통신인 피라트와 인터뷰에서도 "우리는 군인들이 있다"며 "필요한 것은 탱크와 같은 중화기와 이를 사용할 수 있는 전문 병력"이라고 말했다.

무슬림 대표는 터키에 요청한 것은 페쉬메르가의 지원이 아니라 다른 지역에 있는 YPG가 코바니에 합류할 수 있도록 허용하라는 것이이라며 다른 세력의 병력 지원에 반대해왔다.

그는 FSA와 합의했다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 "그런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며 "사실무근으로 이 뉴스는 혼란을 일으키려는 의도"라고 반박했다. 특히 그는 FSA는 코바니에 도와주러 오지 말고 다른 곳에서 IS와 전선을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바니, IS 격퇴 이후 자치정부 대신 '안전지대' 되나

40일째 접어든 IS와 YPG간 코바니 격전은 최근 1주일 이상 전선에 변화가 없어 교착상태를 보여 함락 위기는 넘긴 것으로 미군은 진단했다.

따라서 IS가 병력을 대거 보강하지 않고 터키의 발표대로 페쉬메르가와 FSA가 투입된다면 코바니 외곽까지 탈환할 가능성도 있다.

무슬림 PYD 대표도 피라트와 인터뷰에서 "코바니에서의 승리와 자유가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코바니가 위기를 모면하자 최근에는 IS 격퇴 이후의 코바니를 놓고 터키와 PYD 간 대립이 첨예해지고 있다.

무슬림 대표는 "터키는 (터키와 접경한 시리아 북부에) 폭 10㎞짜리 안전지대 설정을 원하고 있는데 이는 좋은 의도가 아니다"라고 말해 터키가 안전지대를 명분으로 PYD가 수립한 자치정부를 없애려 한다는 취지로 비난했다.

터키는 안전지대를 설정해 자국에 있는 시리아 난민 160만여명을 이곳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최근 현지 언론에 공개된 계획안에 따르면 코바니도 포함됐다.

터키는 PYD가 지난 1월 코바니를 중심으로 자치정부 수립을 선포하자 PKK와 평화협상 진행에 걸림돌이 된다며 강력하게 반발했으며 PYD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과 협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터키 집권당과 가까운 일간지인 사바흐는 PYD가 코바니의 운명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통치권 약화를 우려하기 때문에 페쉬메르가와 FSA의 지원을 반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쿠르드 정치전문가인 쿠르툴루시 타이즈는 사바흐에 "무슬림 대표는 KRG가 페쉬메르가 2천명을 코바니로 보내주겠다고 제안했을 때도 반대했다"며 "나중에 이 숫자는 150명으로 줄었고 지금은 120명으로 줄이는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바흐의 일누르 체빅 칼럼니스트도 "PYD는 페쉬메르가를 환영하지 않을 것"이라며 "PYD는 시리아 북부에 자치정부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마수드 바르자니 KRG 수반은 절대 PKK나 PYD에 동조하지 않았다"며 "따라서 페쉬메르가의 코바니 주둔은 PYD가 지역을 통치하려는 계획만 방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KRG는 터키로 연결된 송유관으로 원유를 수출하고 있으며, 자유시리아군은 시리아 내전 초기 터키 하타이주에 사령부를 두는 등 터키의 지원을 받아왔다.

justdust@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10/25 22:4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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