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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북핵, 이권다툼 존재하는 듯"…"기후변화 부정, 어리석어"(종합)

"트럼프, 청년이민자 추방 방침 재고해야"…伊 난민 억제정책 긍정 평가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북핵 위기에 대해 솔직히 잘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하며, 위기 고조의 배경에 이권 다툼이 있지 않나 짐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ANSA통신 등에 따르면 5박6일의 콜롬비아 순방을 마치고 1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 돌아온 프란치스코 교황은 귀국 비행기에서 동행한 교황청 기자단과 만나 북핵 위기를 비롯해 기후 변화, 전 세계 난민 위기 등에 대해 폭넓은 견해를 밝혔다.

콜롬비아 순방길에서 돌아오는 기내에서의 프란치스코 교황. 얼굴의 상처는 마지막 순방 도시인 카르타헤나에서 포프모빌을 타고 이동 중 어린이들을 향해 몸을 내밀다 차량 유리에 부딪혀 생겼다. [AP=연합뉴스]

교황은 북핵 위기에 대한 질문에 "솔직히 말하면 북한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세계의 지정학적인 문제에 대해 정말로 잘 알지 못한다. 이는 내게는 어려운 문제"라고 답변했다.

  • 교황은 "하지만, 내가 이해하는 바로는 (북핵 위기 당사국 사이에)내가 잘 모르는 이권 다툼이 존재하는 것으로 믿고 있다"며 "그것을 설명할 수는 없다"고 말해 점점 증폭되는 북핵 위기에 답답함을 느끼고 있음을 내비쳤다.

    교황은 작년 9월 북한의 5차 핵실험 직후에는 교황청 공보실을 통해 최근의 북한 핵실험과 이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한반도 긴장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2014년 8월 아시아 국가 중 첫 순방지로 한국을 택했던 교황은 이달 초에는 바티칸 사도궁에서 한국 종교지도자협의회의 예방을 받고 "한국인에게 평화와 형제간 화해라는 선물이 주어지길 끊임없이 기도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평소 한반도 문제에 대해 깊은 관심을 드러내왔다.

    콜롬비아 순방을 마친 뒤 로마로 돌아오는 기내에서 인터뷰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AP=연합뉴스]

    교황은 콜롬비아 순방 기간 미국과 멕시코, 카리브해 연안 국가가 허리케인 '어마'의 공습으로 쑥대밭이 된 것과 관련해서는 기후 변화를 부정하는 사람은 '어리석은 자'라고 비판했다.

    교황은 "왜 기후 변화의 영향을 인정하기를 주저하는가"라고 반문하며 "'인간은 어리석다'는 구약 성서 시편의 구절이 떠오른다. 누군가 어떤 것을 보길 원치 않으면, 그것은 그의 눈에 띄지 않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기후 변화를 부정하는 사람들은 과학자들에게 가서 물어보라. 그들이 확실히 알려줄 것"이라며 "과학자들은 정확한 사람들로 우리가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 명확히 이야기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황은 "기후 변화는 우리가 가지고 놀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모든 개개인들과 정치인들은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도덕적 책임을 지고 행동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 같은 발언은 평소 지구 환경 보호를 재위 기간 내내 최우선 순위로 삼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현재까지의 행보의 연속선상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다국적 기업이 자연 자원을 착취할 때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들이라고 지적하며 환경 보호의 중요성과 기후 변화 저지 노력의 필요성을 역설해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번 콜롬비아 방문 길에서도 콜롬비아의 풍부한 생물학적 다양성을 개발과 착취로부터 보호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하기도 했다.

    콜롬비아 카르타헤나에서 미사 집전 도중 제단에 입을 맞추는 프란치스코 교황 [AP=연합뉴스]

    교황은 또 전세계 난민 위기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 제도 '다카'(DACA:Deferred Action for Childhood Arrivals) 폐지 결정을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

    교황은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를 '낙태 반대론자'라고 소개한 사실을 지적하며 "어떤 사람이 낙태 반대 신념을 가진 신자라면 그는 가족이야말로 생명의 요람임을 이해하고, 가족의 결합을 옹호해야 한다"고 강조해 가족을 떼어놓는 결과를 초래하는 '다카' 폐지 결정을 우회적으로 힐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미 작년 미국 대선 경선 기간에 이민자를 막기 위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의 멕시코 장벽 건설 계획을 겨냥, "장벽을 세우길 원하는 사람은 기독교인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운 바 있다.

    교황은 지중해 불법 난민 밀입국 업자에 대한 리비아 해안경비대의 단속 강화 활동을 지원함으로써 자국에 유입되는 난민을 억제하려 하고 있는 이탈리아의 최근 난민 정책에 대해서는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평가했다.

    교황은 "정말 많은 난민들을 받아들인 이탈리아와 그리스를 고맙게 여긴다"며 "하지만, 각 정부는 얼마나 많은 난민을 받아야 이들이 성공적으로 사회에 통합될 수 있는지를 고려해 난민 유입을 신중하게 통제해야 한다"고 말해 이탈리아의 정책에 대한 지지를 나타냈다.

    이 같은 교황의 입장은 아프리카와 중동 난민들이 지중해를 건너지 못하도록 돕는 이탈리아의 새로운 정책 때문에 많은 난민들이 리비아로 되돌아가 학대, 고문, 성폭행 등에 처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는 국제 인권단체의 인식과는 사뭇 다른 것이라 눈길을 끈다.

    10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카르타헤나에서 교황 전용차 '포프모바일'을 타고 이동하는 프란치스코 교황[AFP=연합뉴스]

    교황은 이밖에 "교황청은 지금까지 베네수엘라 위기에 대해 큰 목소리로, 선명하게 입장을 밝혀 왔다.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인도주의적 문제"라며 극심한 정치적·경제적 혼란을 겪는 베네수엘라 위기가 평화롭게 해결되길 바란다고 다시 한번 역설했다.

    한편, 교황은 콜롬비아 순방 마지막 행선지인 카르타헤나에서 인파 사이를 지나던 포브모빌이 급정거하면서 머리를 창문에 부딪혀 상처를 입은 사건에 대해서는 "아이들을 보려고 고개를 내밀었는데, (차)유리를 보지 못하고 꽝 부딪혔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이로 인해 왼쪽 볼과 눈썹 위에 상처가 나 피를 흘렸음에도 계속 차량에서 거리의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면서 문제없이 이동을 이어갔고, 추후 얼음 찜질 뒤 반창고를 붙인 채 미사를 집전했다.

    교황은 "콜롬비아인들의 기쁨과 상냥함, 고결함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ykhyun14@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9/12 04:0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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