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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해진 시리아 내전, 다국적 분쟁 비화 조짐

미국-러시아-터키-이스라엘-이란 직접 충돌 위험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폭정에 대한 항거에서 비롯됐던 시리아 내전이 결국 여러 나라가 얽힌 국가 간 분쟁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군과 반군, 그리고 다양한 파벌 간의 내전 양상을 보여온 시리아 사태가 근래 국가 간의 직접 분쟁으로 확대할 위험성을 안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2일 분석했다.

시리아 상공은 다국적 전투기들로 붐비고 있으며 지상 전선에서는 역시 시리아에 발을 들여놓은 나라 간에 합종연횡이 벌어지고 있다.

한 전선에서 우군이 다른 전선에서는 적군이 되고 있다. 시리아에 주둔 중인 미국과 러시아, 터키, 이란군 간의 충돌이 잦아지고 있다.

이스라엘, 자국 전투기 격추되자 시리아 대대적 공습
이스라엘, 자국 전투기 격추되자 시리아 대대적 공습(이스라엘<하르두프>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10일(현지시간) 시리아군 공격에 자국 전투기가 추락한 직후 시리아를 향해 대대적인 공습을 단행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에서 이란 목표물 4곳을 포함, 12곳을 공격해 파괴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시리아군의 공격을 받아 이스라엘 북부 하르두프 지역에 추락한 이스라엘 F-16 전투기의 잔해.
lkm@yna.co.kr

어지럽게 얽힌 시리아의 전황을 반영하듯 지난 한 주만 해도 러시아와 터키, 이란 및 이스라엘 항공기가 각각 적대세력의 공격으로 격추됐다.

미국은 동부 지역에서 이란이 지원하는 시리아 부족 민병대를 저지하기 위해 전투를 벌임으로써 시리아 분쟁에 말려들고 있다.

주로 대리세력을 내세웠던 이전 분쟁 양상과 달리 강대국들이 직접 지상에서 대치하면서 자칫 지역 또는 국제전으로 비화할 상황을 맞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을 우려하고 있다. 시리아에서 새로운 냉전이 조성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리아 정부군이 러시아의 도움으로 반군에 우세를 보이고 공동의 적이었던 이슬람국가(IS) 잔존 세력이 시리아-이라크 국경 변방지대로 밀려난 가운데 시리아 내 경쟁세력들은 시리아 내전 이후 세력균형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막바지 투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러시아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아사드 대통령의 시리아 정부군이 시리아 전체 영토 가운데 최소한 절반 이상을 장악하고 있으며 미국은 이전 IS의 영역이었으나 쿠르드 민병대가 탈환한 동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시리아 영토의 약 27%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미국은 시리아 사태의 평화적 해결이 이뤄질 때까지 시리아에 머무를 것을 밝히고 있다.

터키는 북부 국경지대 일부 지역을 장악하고 있으며 지난달 시리아-터키 국경지대 쿠르드 세력 거점 아프린 지역을 공격한 바 있다.

미국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인 터키는 미군이 지원하는 쿠르드 민병대와 전투를 벌이고 있고 쿠르드 민병대는 시리아 정부로부터 암묵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시리아 정부는 또 미군이 지원하는 쿠르드 민병대와 동부 지역의 미군 고문단을 공격해온 시리아 내 부족 민병대를 지원하고 있다. 과연 누가 적이고 우군인지 분간하기 힘든 상황이다.

어지러운 상황에서 전체적인 균형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러시아이다.

아사드 정권을 지원해온 분쟁 당사자이자 평화 중재자라는 다소 어색한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러나 시리아 분쟁의 가장 위험한 변수는 이란의 영향력 확대이다. 이란은 시리아 내전에서 아사드 정권의 생존을 위해 막대한 인적, 물적 자원을 제공했다.

이란의 지원으로 아사드 정권이 정국을 장악하면서 이란의 영향력도 급속 확대되고 있다.

이란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골란고원을 경계로 시리아와 마주하고 있는 이스라엘은 이제 이란의 특공대를 비롯해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시아파 헤즈볼라 세력, 그리고 이라크의 시아파 민병대 등과 대치하게 됐다.

이스라엘과 이란이 직접 대치하면서 이스라엘 전투기가 지난 1980년대 이후 처음으로 시리아군 반격으로 격추되기도 했다. 시리아 내전이 이제 두 숙적인 이스라엘과 이란의 직접 충돌로 비화하는 형국이다.

이스라엘은 특히 이란이 내전 이후 시리아 정국에 계속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도 시리아 사태에 대한 관심을 IS 소탕에서 이란의 영향력 확대 견제로 옮기고 있다. 국무부는 최근 시리아 정책 발표를 통해 시리아 내 이란의 영향력이 감소하고 인접국들이 시리아로부터의 위협에서 안전할 때까지 동북부 지역에 2천 명의 미군을 계속 주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란은 미군의 시리아 주둔이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해 시리아에서 미국과 이란, 그리고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을 경고했다.

복잡하게 얽힌 현 시리아 정국의 긴장을 완화할 중재자로서 러시아의 역할이 주목되고 있다. 러시아가 그동안 시리아 사태에 깊숙한 개입으로 영향력을 확보한 만큼 그 영향력을 이용해 사태 해결에 나서줄 것을 터키와 이스라엘, 미국 모두가 바라고 있다.

러시아 역시 자신들이 그동안 중동에서 쌓은 업적을 지키는 것이 필요한 만큼 '팍스 러시아'(러시아에 의한 평화)를 바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한편에서 러시아가 과연 시리아 내 긴장을 완화할만한 영향력을 가졌는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리고 반군을 소탕하기 위한 시리아 정부군의 공세도 올해 들어 갈수록 가혹해지고 있다. 시리아 전쟁 양상이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는 가운데 민간인 희생 등 최악의 인도적 재앙이 완화될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yj3789@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8/02/13 16:4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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