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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주말레이 한국대사 "마하티르 집권, 신남방정책에 호재"

"한국·말레이, 인재육성 협력 가능…좋은 파트너가 될 것"
"말레이, 中투자유치 재검토로 한국기업 기회 확대 가능성"

인터뷰하는 도경환 주말레이 한국대사
인터뷰하는 도경환 주말레이 한국대사(쿠알라룸푸르=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도경환(57) 주말레이시아 한국대사가 16일 주말레이시아 한국대사관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8.5.16 hwangch@yna.co.kr

(쿠알라룸푸르=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도경환(57) 주말레이시아 한국대사는 16일 마하티르 모하맛(93) 신임 말레이시아 총리의 재집권이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 추진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도 대사는 이날 주말레이시아 한국대사관에서 진행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의 가장 중요한 외교정책은 사람(People)·상생(Prosperity)·평화(Peace)의 3P인데 마하티르가 가장 중요시한 것도 '사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마하티르가 과거 한국과 일본을 본받아 경제적 자생력을 키우자는 동방정책을 추진했던 것은 "인적 자본의 형성이 핵심이라고 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처럼 마하티르의 동방정책과 신남방정책은 상통하는 측면이 많다"면서 "한국과 말레이시아는 사람을 키우는 협력이 가능한 나라로 상당히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도 대사는 마하티르 신임 총리가 중국의 대규모 투자 유치를 재검토하기로 한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나집 라작 전 총리 하에서는 중국에 너무 치우친 면이 있었다"면서 "새 정부가 중국에 기울어진 측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우리 기업도 상대적으로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도 대사와의 일문 일답.

-- 말레이시아의 사상 첫 정권교체가 지니는 의미는.

▲ 국민의 정치적 성숙도가 높아졌기에 이번 총선에는 부정부패를 용납 못하는 민심이 많이 반영됐다. 아울러 (한국의 부가가치세와 비슷한) 6%의 재화용역세(GST) 도입이 물가 상승 등으로 국민생활에 어려움을 줬는데, 이 두 가지 요소가 결정적으로 작용해 정권이 바뀌었다.

이후 비교적 안정적으로 정권이양이 진행된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요컨대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에서 선도국가로 분류되는 말레이가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성숙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 큰 의미가 있다.

-- 한국과 말레이시아의 관계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나.

▲ 마하티르 신임 총리는 경제와 재정에 가장 큰 중점을 두는 것으로 보이며 외교적 방향은 아직 명확히 이야기한 것이 없다. 다만, 그가 1981년부터 22년간 총리로 재직했을 당시나 이후의 발언을 분석해 보면 한국을 굉장히 좋게 인식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총리 재임 기간 6차례나 한국을 방문했다. 쿠알라룸푸르의 랜드마크인 페트로나스 트윈타워와 페낭 대교 등도 우리 기업이 건설했다.

한국과 일본을 본받아 경제적 자생력을 키우자는 동방정책을 추진한 적도 있는 만큼 한국에 전반적으로 호감이 있는 인물이다. 개인적으로 한국과 말레이시아의 관계가 더욱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그는 비동맹 중립 외교 노선을 추구했기에 북한과의 관계도 나쁘지 않았다. 따라서 남북한 모두와 공히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 마하티르의 경제공약 중 중국 투자유치 재검토가 눈길을 끈다. 일부 현지 전문가들은 한국과 일본 등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 나집 전 총리 하에서는 중국에 너무 치우친 면이 있었다. 동부해안철도(ECRL·총사업비 약 15조원) 건설 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로, 입찰 절차조차 없이 중국-말레이 정상회담 직후 중국 기업이 담당하게 됐다.

새 정부는 그런 부분을 재검토하고, 꼭 중국이라서 그런 것은 아니나 이런 사업과 관련한 석연치 않고 불투명한 부분을 살피겠다는 것이다.

그 결과 중국에 기울어진 측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간다면 우리 기업도 상대적으로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기업 입장에선 정상적이지 않았던 프로세스가 투명화하는 것 자체를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 말레이시아와 한국의 현재 교역규모와 전망은.

▲ 말레이시아와 한국의 교역액은 작년 말 기준 167억 달러(약 18조원)이며, 우리는 이를 2020년까지 190억 달러(약 20조5천억 원)로 높여간다는 목표가 있다.

말레이시아는 다른 아세안 국가보다 제조업이 발달했고, 전기·전자와 석유화학, 기계장비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새 정부의 공약에 최저임금 대폭 상승, 외국인 고용자 축소 등이 포함된 만큼 노동집약적 산업은 사양세가 가속할 것으로 보이며, 에너지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만큼 석유화학 등 에너지 다소비 업종 관련 투자가 이뤄져 그런 쪽의 추가 수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동남아의 여타 지역도 마찬가지지만 한류 열풍이 강해 소비재와 식품 등의 수출도 많이 늘고 있는 만큼 상당히 전망이 밝다고 본다.

-- 말레이시아 신정부의 '적폐청산' 움직임에 대한 관심이 높다.

▲ 이번 정권교체의 주된 원인 중 하나가 나집 전 총리의 비리 의혹이기에 적폐청산보다는 부패척결이 더 정확한 표현일 듯 하다. 공직사회의 부패는 말레이시아의 경쟁력을 훼손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돼 왔기에 부패척결 작업이 상당히 큰 규모로 진행될 것 같다.

기존 세력의 반발이 우려됐으나 큰 소요 없이 정권이 교체됐다. 나집 전 총리의 출국이 금지되고 정부 문서 유출 시도 등이 사전에 가로막혔다. 새 정부가 선제적 대응을 했다.

-- 금융시장에선 GST 폐지와 연료보조금 부활,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 추방 등에 대한 우려가 큰 데 한국기업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없나.

▲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은 노동집약 산업이 거의 없어 노동 문제로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환율의 경우 달러당 4링깃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변동이 나타나고 있다. 재정이 취약해지면 국채 발행으로 금리가 오르고 불안감 때문에 투자 수요가 줄 것이란 전망 등이 작용한 결과로 보이나, 아직은 구체적인 정책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충격을 예상하지는 않고 있으며 한국 기업도 전반적으로 정책이 어떻게 나오는지 지켜보는 분위기다.

-- 마하티르는 과거 동방정책으로 한국의 발전전략을 벤치마킹한 적이 있다. 그때와는 상황이 다르지만 두 나라가 앞으로 어떤 부문에서 핵심적으로 협력할 수 있다고 보는가.

▲ 문재인 정부의 가장 중요한 외교정책은 사람(People)·상생(Prosperity)·평화(Peace)의 3P인데 마하티르가 가장 중요시한 것도 '사람'이었다. 마하티르는 한국이 아무 것도 없는 상황에서 성장한 것은 인적 자본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면서 많은 연수생을 한국에 보내 교육을 받도록 했다.

이처럼 마하티르의 동방정책과 신남방정책은 상통하는 측면이 많다. 참 잘 된 일이고 시기도 적절하다.

동방정책과 신남방정책, 마하티르와 문 대통령이 뜻이 통해서 뭔가 좋은 작품을 낼 시기가 된 것이 아닌가 기대된다.

아울러 마하티르의 주요 철학 중 하나는 말레이 민족이 실력을 키워 스스로 일어나자는 독자·자주 노선이다. 외국이 투자할 때도 돈만 주고 수익을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이전해 말레이인 자신의 산업 역량을 키워나가게 하는 것인데, 그런 차원에서 한국은 굉장히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이는 우리가 발전한 방식과도 유사하다.

마하티르는 자신이 주도해 성장시켰던 말레이 국민차 프로톤이 최근 중국 기업에 매각된 것과 관련해서도 굉장히 가슴 아파 한다. 한국과 말레이시아는 기술이전과 인재육성 협력이 가능한 나라로서 상당히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본다.

hwangch@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8/05/16 16:3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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