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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 국왕 직접 나서 민심 달래기…증세안 계속추진 시사

"국민의 고통 크기 이해…정부, 투명성·책임성 가져야"
"소득세법안, 잘 설명하고 더 논의해야"…증세 철회 요구 시위 지속

요르단 총리 사임 후에도 긴축·증세 반대시위 지속
요르단 총리 사임 후에도 긴축·증세 반대시위 지속 [AP=연합뉴스]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긴축과 증세에 대한 거센 반발로 총리가 물러난 요르단에서 국왕이 직접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요르단 국왕 압둘라 2세는 4일(암만 현지시간) 오후 현지 주요 언론 편집국장을 불러 국왕으로서 민생의 고통 정도를 이해하고 있으며 국민의 편에 서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관영 페트라통신 등이 보도했다.

압둘라 국왕은 "오늘 요르단은 갈림길에 섰다"면서 "위기에서 벗어나 국민에게 영예로운 삶을 제공할 수도 있고 알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 나라는 지혜와 책임감이 필요한 어려움에 직면했다"면서 "각 기관은 투명성과 책임성에 기초해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이날 하니 알물키 총리는 대규모 시위 사태를 부른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압둘라 국왕(왼쪽)과 4일 사임한 하니 알물키 전 총리
압둘라 국왕(왼쪽)과 4일 사임한 하니 알물키 전 총리 [AFP=연합뉴스]

인구 1천만명의 요르단은 걸프국과 달리 에너지 자원이 없는 데다 시리아내전으로 100만명(유엔 등록 기준 66만명)이 넘는 난민을 수용하며 재정난이 심화했다.

요르단은 2016년 IMF로부터 7억2천300만달러 구제금융을 확보하면서 IMF가 권고하는 개혁정책을 집행했다.

긴축정책에 따라 보조금이 줄고 소비세가 올라 연초부터 빵값과 생필품 가격, 공공요금이 줄줄이 상승했다.

높은 실업률과 고물가로 불만이 고조된 가운데 소득세 증세와 각종 공공요금 인상계획까지 공개되자 이에 반발한 시민들이 지난달 30일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거센 반발에 이달 1일 정부는 "국왕의 지시"라며 연료가격과 전기료 인상계획을 철회한다고 발표했으나 시위는 소득세 증세 폐기를 요구하며 이후에도 계속됐다.

시위대의 요금인상과 증세법안 폐기 요구는 어느새 '물키 총리 퇴진' 구호로 바뀌었다.

민심 동요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판단한 압둘라 국왕은 총리를 경질했다.

압둘라 국왕은 세계은행(WB) 출신의 개혁성향 경제학자인 오마르 알라자즈 교육장관을 물키 총리의 후임으로 지명했다.

라자즈 총리 지명자는 그 이력에 비춰 긴축정책 자체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압둘라 국왕도 이날 논란의 정점에 있는 소득세 증세법안을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정부가 국민에게 법안의 내용을 명확하게 해명하지 못했다는 점을 시인해고 이제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요르단서 긴축·증세 반대 대규모 시위 엿새째 지속
요르단서 긴축·증세 반대 대규모 시위 엿새째 지속 [EPA=연합뉴스]

이날 총리 경질에도 긴축 반대시위는 계속됐다.

4일 밤 총리 집무실 밖에는 수천명이 모여 소득세 인상안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노동조합 등 시위 주도 단체는 정부가 증세법안을 폐기할 때까지 시위를 중단하지 않겠다고 예고했다.

서방은 아랍권 주요 동맹국인 요르단의 불안정이 심화하지 않을지 주시하고 있다.

요르단 왕실은 예언자 무함마드의 후손으로서 중동 왕가 중에서도 정통성으로 손꼽히며, 역사적으로 예루살렘 성지의 수호자(관리자) 역할을 했다.

시리아 사태에도 관여한 요르단의 혼란은 자칫 지역 불안정을 부채질할 수 있다.

tre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8/06/05 17:5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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